처음 맛보는, 새로운 요리를 제공하는 매스토랑! 매스토랑의 음식은 요리사와 수학자, 과학자가 함
께 고민해 만듭니다. 이전에 매스토랑은 과학적인 방법을 이용해 최적의 온도를 찾아 만드는 요리와 음식의 화학 반응을 연구해 만드는 분자 요리를 제공했습니다. 이번에는 ‘푸드페어링’입니다.
초콜릿과 오이가 어울린다고?
푸드페어링은 음식을 사랑하는 모두에게 열려있습니다. 기발한 창작 메뉴를 개발하는 전문 셰프, 아이들에게 재밌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주고 싶은 부모님, 음식을 연구하는 음식공학자와 맛집 탐방이 취미인 미식가 모두를 위해 만들었습니다.
푸드페어링은 어떤 재료가 서로 잘 어울리는지 식별하는 방법입니다. 영국의 요리사 헤스톤 블루멘탈이 향미가 비슷한 재료끼리 궁합이 잘 맞는다는 아이디어를 처음 떠올렸습니다. 이후 벨기에 과학자 베르나르 라후스는 각종 식재료의 화학 성분을 분석해 비슷한 향미를 갖는 음식끼리 분류해 알고리듬을 만들었습니다. 원하는 재료를 하나 선택하면 알고리듬이 비슷한 향미를 갖는 재료를 분석해 알려줍니다.
푸드페어링은 딸기와 바나나처럼 경험적으로 잘 어울린다고 알고 있는 재료의 조합 외에 생각지도 못했던 놀라운 조합을 알려줍니다. 굴은 키위, 다크초콜릿은 오이, 밀크초콜릿은 간장과 비슷한 향미를 공유하고 있지요. 그래서 푸드페어링으로 재밌는 조합을 찾아 창의적이고, 독특한 요리를 개발합니다.
취향 저격 음식, 비밀은 재료 조합
향미가 비슷한 재료끼리 만든 음식이 맛있는 음식이라면, 세계 어느 나라든 요리법이 비슷하겠지요. 그런데 종종 외국에 나가서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는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겁니다. 외국인도 마찬가집니다.
맛 네트워크
그림은 ‘조미 홍합 요리’와 ‘새우에 토마토를 곁들인 요리’의 재료를 각각의 원으로 나타낸 뒤, 각 재료가 같은 화학 성분을 가지면 선으로 연결해 표현했다. 원의 크기는 그 재료가 얼마나 많은 요리에 등장하는지를 나타낸다. 화학 성분을 많이 공유하는 재료끼리 두꺼운 선으로 연결돼 있다. 이런 식으로 5만 가지 요리에 이용된 재료들 간의 관계를 계량화해, 연결망을 구성했다.
처음 먹어본 한국 음식을 맛있게 먹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김치의 마늘 냄새를 맡는 것조차 힘들어 합니다.
매스토랑은 세계 각국의 다양한 입맛을 가진 사람을 위한 음식을 제공합니다. 안용열 미국 인디애나대학교 교수님의 도움을 받아 전 세계의 요리를 분석했지요. 안 교수님은 공통된 맛 조합을 가진 재료를 합치는 조리법이 모든 나라에 똑같이 적용되고 있는지 의문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온라인에 공개된 세계 각지의 요리법 약 5만 가지를 조사해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었습니다. 그 다음 요리에 쓰인 재료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두 재료가 공유하는 화학 성분을 살폈습니다.
수학으로 짝 찾기
커피와 맥주에 공통으로 들어있는 화학 성분은 무려 102개입니다. 새우와 레몬은 단 9개의 화학 성분만 공유합니다. 공유하는 화학 성분이 많을수록 향미가 비슷하다는 뜻이니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은 맥주도 좋아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원리에 따라 지역별로 요리를 분석했습니다. 동아시아, 북아메리카, 라틴아메리카, 서유럽, 남유럽 다섯 지역의 요리에서 자주 쓰이는 재료와 조합을 찾았지요. 이것으로 각국의 사람들이 요리를 만들 때 선호하는 재료 조합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리에 향미가 비슷한 재료를 이용하는 나라도 있었지만, 완전히 다른 곳도 있었습니다.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모든 요리에 대해 재료를 두 개씩 짝지어 공유하는 화학 성분의 개수를 셌습니다. 화학 성분을 많이 공유할수록 비슷한 향미를 갖는 재료라는 뜻입니다. 개수를 세기 위해 이용한 수학식은 아래와 같습니다.
식을 이용해 재료들이 공유하는 화학 성분의 평균 개수를 측정해 비교했습니다. 먼저 요리에 포함
된 서로 다른 두 재료가 공유하는 화학 성분의 가능한 교집합을 모두 더했습니다. 그리고 가능한 재료 쌍의 개수로 나눴습니다. 재료의 모든 조합을 계산해 재료들이 평균적으로 공유하는 성분의 개수를 구한 것이지요.
맛있는 음식의 기준은 서로 다르다!
연구팀은 데이터베이스의 재료를 이용해 무작위로 요리를 만들고, 요리에 이용한 재료 사이의 무
작위 공유도 Nrand를 구했습니다. 그리고 앞서 구한 NS(R) 값과 비교했습니다. NS(R)의 값이 Nrand보다 크면 재료 사이에 공유하는 화학 성분이 많다는 뜻입니다. 즉 향미가 비슷한 재료가 된다는 뜻이지요. 반대로 NS(R)의 값이 Nrand보다 작으면 향미가 서로 다른 재료로 만든 요리입니다.
계산 결과 공통된 맛 조합을 가진 재료끼리 짝짓는 경향은 북아메리카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습니다. 반면 동아시아는 요리에 대조적이고 화학적으로 다양한 재료 많이 사용했습니다. 푸드페어링 가설은 북아메리카 요리에서 딱 들어맞았던 것이지요.
이후 이 방법을 이용해 아누팜 자인 인도 조드푸르 공과대학교 연구팀도 인도 음식 2500가지를 분
석했습니다. 인도 음식도 동아시아 음식과 마찬가지로 재료들의 화학 성분 공유도가 낮았습니다. 인도도 동아시아 국가들처럼 요리에 향미가 다양한 재료를 이용한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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