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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쌤의 수학 공부꿀팁] 부평동중학교 김정란 선생님, 새 가족이 생기는 수학 시간

 

걸출한 축구 선수 여럿을 배출한 학교로 유명한 인천 부평동중학교! 축구에만 열정 넘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재밌게 수학 공부하기로도 유명한 학교니까 말이다. 지금부터 독특한 방식으로 수업을 이끄는 수학쌤, 김정란 교사와 부평동중 1학년 3반 학생들의 수학 시간을 찾아가보자! 

 

“수학을 다 잘할 필요는 없어요. 세상이 수학자로 가득하면 얼마나 재미없겠어요.”

 

믿기지 않겠지만 수학 교사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다소 위험한(?) 발언의 주인공은 2018년 11월 대한민국 수학교육상을 수상한 인천 부평동중 김정란 교사다. 김 교사는 쉽고 재밌게 수학을 익힐 수 있는 콘텐츠를 스스로 개발할 정도로 누구보다 수학에 대한 애정이 깊은 사람이다. 그런데 왜 이런 말을 하게 된 걸까?

 

“아이들의 재능은 다 다르니, 모두 수학을 잘할 필요는 없어요. 다만 모두가 수학이라는 학문을 즐기고 좋아하기를 바라요.”

 

오랜 교사 생활 결과 수학에 대한 부담이 아이들에게 압박으로 이어진 경우가 많았고, 그 결과 수학에 흥미를 잃는 아이들이 많았다. 김 교사는 수학은 못 해도 수학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수업 방안을 수년간 꾸준히 연구해 시도했다. 노력한 보람이 있었다. 학기가 끝난 뒤 이뤄지는 수업평가에서 수학 시간이 재밌다는 의견이 해마다 늘어났다.

 

 

수학이요? 범인 잡는 형사지요!

 

기자가 학교를 찾은 날 1학년 학생들은 여러 차원의 도형으로 이뤄진 세상을 다룬 ‘플랫랜드’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었다. 도형 단원을 배우고 난 뒤, 도형과 차원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볼 수 있게 준비된 수업이었다. 1차원 직선을 확장해 2차원 평면을, 2차원 평면을 이용해 3차원 공간을 만드는 사고 과정을 통해 3차원 공간을 4차원 초입방체로 만들어내는 추론을 해보는 수업이었다. 

 

교과서에서 안 배우는 수학 개념을 수업시간에 다룬 것이지만 김 교사만의 원칙은 있었다. 모든 수업은 본래 교육과정에 충실한다. 따라서 교과 과정에 있는 수학과 연관 있는 주제만을 다룬다. 그리고 수업 시간에 배운 개념으로 추론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김 교사는 수업 시간 내내 ‘추론’을 강조했다. 왜 그럴까?

 

 

김 교사는 수학을 범인 잡는 형사에 비유한다. 사실적인 증거만을 보고 추론해 내서 답을 찾는 게 형사의 역할이다. 범인이 남긴 흔적으로 찾아내는 것처럼 수학도 사실만으로 답을 유추해 내야한다. 사실에 근거해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추론은 수학뿐 아니라 어떤 일을 하든지 중요하다.

 

“학생들에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늘 수학 공부로 추론 능력을 갖추면 사이비 종교나 다단계 같은 비합리적인 일에 빠질 일은 없다고 말해요.” 

 

교과서 밖에 있는 내용이니, 모두 이해하지 못 해도 좋다. 수학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추가로 알려준 것이기 때문에 그저 ‘신기하다!’에서 끝나면 된다. 

 

손초한 군은 “교과서에서는 2차원에서 다각형의 각도를 구하는 문제를 배웠는데, 오늘 수업에서는 여러 차원의 도형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그 자체로도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스스로 수학을 잘 못한다고 밝힌 학생들도 수업이 재밌고 신난다고 말할 정도로 수학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물론 어떤 학생은 단순히 즐기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수업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고 깊은 호기심을 가져 스스로 더 공부하기도 한다. 이런 학생이 단 한명이라도 있다면 그것 또한 김 교사의 수업은 성공이다. 교사의 역할은 모든 아이들이 수학을 즐기게 만드는 것뿐 아니라, 수학자를 꿈꾸는 재능 있는 아이들에게 동기 부여를 해주는 것도 있기 때문이다.

 

이날도 평소에 수학에 관심이 많다는 이재원 군은 수업이 끝난 뒤에 그날 수업에 쓰인 수학 자료를 이것저것 살펴보고 있었다. 이 군은 다른 반 아이들이 올 때까지도 교실 밖으로 나가지 않고 수학에 푹 빠져있는 모습을 보였다.

 

 

 

학교에서 찾은 새 가족

 

무엇보다 김 교사의 수학 시간이 특별한 이유는 특별한 모둠 형식에 있다. 학생들은 수학 시간이 되면 모두 새로운 가족이 생긴다. 모든 학생들은 아빠, 엄마, 자식의 역할이 있고, 아빠와 엄마를 포함해 한 가족이 4~5명으로 구성된다. 

 

가족이 되면 각자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수학을 잘 하는 친구에게는 아빠와 엄마 역할을 주는데, 부모 역할이 되면 자식 역할인 친구가 문제를 못 풀었을 때 도와줘야 한다. 자식 역할을 한 친구는 부모 역할을 한 친구의 도움을 받아 혼자서 풀지 못한 문제를 해결한다. 이때 재밌는 건 가족을 구성할 때 자식이 부모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막상 가족이 꾸려지면 문제가 생긴다. 가르치고 도움 받는 과정에서 의견 충돌이 생기기 때문이다. 부모 역할을 한 친구는 자식 역할을 한 친구가 답답하다고 여기고, 반대로 자식 역할은 한 친구는 부모 역할의 친구가 불친절하고 잘 알려주지 않아 불만이 생긴다. 그래서 학기 초반, 처음 가족이 됐을 때는 ‘이혼 할래요’, ‘가출 할래요’ 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온다. 

 

그럼 가족회의를 연다. 회의를 통해 아이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거다. 처음에는 가출해서 혼자 떨어져 나온 경우도 있고, 급기야 가족을 바꾸기도 한다. 그러나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아이들은 더이상 남탓하지 않고 의견을 조율하며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는 방법을 배운다.

 

 

이처럼 독특하지만 참신하고 효과적인 수학 교육의 공로를 인정받아 김 교사는 2018년 11월 대한민국 수학교육상을 받게 된 것이다. 김 교사는 “계속 모든 아이들이 수학 시간을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고민 중”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 우리 가족 뽐내기

 

상황과 구성원들의 성격이 다르니 가족마다 어떤 분위기일지 궁금했다. 공부 못한다고 자식에게 윽박지르는 부모도 있고, 아무리 가르쳐도 말 안 듣는 자식도 있기 마련이니까. 그런데 부평동중 1학년 3반의 가족들은 모두 화목하고 돈독해 보였다. 각각의 가족들은 어떤 사연이 있는지 궁금해 두 가족을 만나봤다.

 

 

아빠의 부재, 자식들이 힘을 합쳐 메꾼다!

 

 

공교롭게도 처음 찾아간 가족은 아빠의 부재라는 슬픔이 있었다. 이틀 전에 아빠 역할의 친구가 전학 갔기 때문이다. 그 바람에 엄마 역할을 한 김지빈 군이 혼자 자식을 셋이나 거느리고 있어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자식들이 잘 이해하지 못해 여러 번 말해야 해서 힘들다고 토로하다가도 자식 역할을 한 친구들이 열심히 하고 진지하게 배운다고 칭찬하는 것을 들어보면 영락없는 엄마가 맞다. 엄마의 고통을 이해한 자식들은 열심히 하겠다며 가족이 처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잘 헤쳐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개성 가득 가족, 단합은 우리 가족의 자랑

 

 

전교 9등의 아빠 박영광 군, 수학 동아리원으로 수학을 잘 하는 엄마 이지후 군, 축구부 주장 첫째 조준영 군, 프로게이머들이 탐내는 게임 천재 둘째 박영문 군으로 구성된 가족이다. 어느 가족보다 화목하다. 비결은 단합이다. 아이들이 잘 못하면 아빠와 엄마가 서로 나서서 도와준다. 자식들은 부모 말을 잘 듣고 따른다. 첫째 조준영 군은 “우리 가족은 단합이 잘 돼 마치 동그라미처럼 모난 데 없이 잘 굴러간다”며, “혼자서는 잘 공부하지 않는데, 엄마, 아빠 역할을 맡은 친구들이 도와줘 수학 시간이 재밌다”고 말했다.

 

 

● 정란쌤의 수학공부 TIP!

 

진부해 보일 수 있지만 오랜 교사 경력으로 미뤄봤을 때 ‘복습’만큼 중요한 것은 없어요. 수업이 끝나자마자 바로 복습하면 적은 시간을 들여 공부할 수 있기 때문에 효율적이에요. 예습하면 이미 아는 내용이라 수업이 재미없고, 다른 곳에서 배울 때와 방식이 다르니 혼동이 생길 수 있어요. 공부를 할수록 본인만의 노하우가 생기겠지만, 우선은 복습을 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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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1호 수학동아 정보

  • 조혜인 기자
  • 기타

    [디자인] 유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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