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이 수평선인 망망대해에 배 한 척이 떠 있었어요. 선장으로 보이는 사람이 망원경을 꺼내 길게 뽑아들었습니다. 망원경을 눈에 갖다 대고 곳곳을 둘러본 선장은 무언가를 발견한 듯 얼굴에 미소를 떠올렸어요. 그토록 고대하던 보물섬을 찾은 걸까요?
선장이 이용한 망원경은 겹쳐서 작게 만들 수 있어요. 쓰지 않을 때는 작게 갖고 있다가, 필요할 때 길게 만들어 저 멀리에 무엇이 있는지 보는 것이지요. 그런데 7월 30일부터 8월 3일까지 미국 LA에서 열린 시그라프(미국계산기학회 컴퓨터 그래픽스 분과회의 명칭) 연례 회의에서 미국 카네기멜론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연구팀이 이런 원리를 곡선에도 활용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발표했어요.
연구팀은 망원경처럼 겹치면 작아지고, 뽑으면 커지는 곡선 형태를 만들기 위해 전체 모양을 이루는 조각 중 필요한 부분만 나선형으로 설계했어요. 여러 개의 조각을 결합해 하나의 모양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원하는 곡선 모양을 여러 개의 나선으로 나눠 근사하는 방법을 쓴 거지요.
이 알고리즘을 활용하면 길이를 조절하면서 구부러진 모양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로봇의 팔에 응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해요. 연구를 이끈 크리스 유 연구원은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 알고리즘을 이용한 로봇팔은 이동할 때는 작게 만들었다가 필요할 때는 길게 뽑아 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장애물을 피하기 위해 길이를 줄이는 일도 가능하다”며, “우리의 최종 목표 중 하나는 트랜스포머처럼 변신할 수 있는 로봇 모양을 설계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라고 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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