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게임은 2014년 각종 게임상을 휩쓴 ‘모뉴먼트 밸리’예요. 주인공인 아이다 공주는 성물을 훔치는 큰 죄를 지었어요. 다행히 잘못을 깨닫고 성물을 제자리에 돌려놓기 위한 여행을 떠나면서 게임이 시작돼요.
아이다 공주가 여행하는 방법은 간단해요. 원하는 곳을 터치하면 아이다 공주가 그리로 움직입니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아이다 공주가 가는 곳마다 길이 뚝뚝 끊어져 있거나 막다른 골목이에요. 아이다 공주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곳을 헤매게 되지요. 이때 게임 화면에 나타난 레버를 돌리거나 블록을 상하좌우로 움직여 길을 만들어 줘야 해요. 현실에서는 말도 안 되지만, 게임에서는 3차원 공간을 2차원 평면으로 옮기면서 생기는 차이를 이용해 길을 만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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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볼까요? ➊번 같은 상황이라면 아이다 공주가 꼭대기까지 올라갈 방법은 전혀 없어요. 하지만 레버를 돌려서 ‘ㄱ’자 모양의 길을 ➋번처럼 만들면 쉽게 꼭대기에 올라갈 수 있어요. 사실 ★표 길과 ●표 길은 같은 평면에 있지 않기 때문에 현실에서는 서로 닿을 수 없어요.
착시 게임의 아버지는 에스허르?
모뉴먼트 밸리는 네덜란드의 유명한 판화가 마우리츠 코르넬리스 에스허르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었어요. 그래서 에스허르가 사용한 착시 도형을 만나볼 수 있어요. 에스허르는 영국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인 로저 펜로즈가 개발한 착시 도형인 ‘펜로즈 삼각형’과 ‘펜로즈 계단’ 등 다양한 착시 도형을 작품에 담았어요.
펜로즈 삼각형은 보는 방향에 따라서 모양이 다르게 보이는 도형이에요. 어떤 방향에서 보면 삼각형처럼 보이지만 다른 방향에서 보면 세 변이 직각으로 꺾인 입체도형이에요. 펜로즈 계단 역시 특정 방향에서 보면 떨어져 있는 대상이 서로 닿아 계단처럼 보여요.
스테이지를 통과하면서 어떤 에스허르의 작품이 녹아 들어갔는지, 또 어떤 착시 도형이 쓰였는지 알아보는 것도 모뉴먼트 밸리를 재미있게 즐기는 한 방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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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하학의 묘미 즐기다 보면 나도 착시 전문가!
착시 현상을 이용한 게임의 원조는 플레이 스테이션 게임인 ‘무한회랑’이에요. 이 게임 역시 에스허르의 작품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들었어요. 모뉴먼트 밸리와 다른 점은 착시 도형이 그대로 게임 화면에 등장한다는 거예요.
무한회랑에서는 주인공이 길을 걸을 수 있도록 도형을 회전해 시점을 바꿔주거나 장애물을 설치해 길이 이어지도록 만들어 주면 통과할 수 있어요. 스테이지가 104개나 되기 때문에 웬만한 착시 도형은 모두 만나 볼 수 있어요. 그래도 부족하다면 직접 스테이지를 만들어 즐길 수 있어요.
착시의 매력에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게임을 즐겼더니 착시 전문가가 된 기분이에요. 이참에 펜로즈처럼 새로운 착시 도형을 만들어 볼까 봐요. 그리고 무한회랑의 새로운 스테이지로 등록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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