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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뉴스] 백제 의자왕도 구구단을 외웠을까?

지난 2011년 한국문화재재단 연구팀이 충남 부여 쌍곡리에서 발굴조사를 하던 중 한 목간을 발견하고 2년 뒤 목간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보고서에서는 이 목간이 물건을 거래할 때 수량을 나타내던 꼬리표로 추정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2016년 1월 20일에 한국문화재재단이 목간에 대해 새로운 발표를 내놓아 화제가 됐습니다. 목간학회에서 구구단표일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지요.

목간의 가장 오른쪽 위에는 9X9=81을 계산한 글자가 적혀있어요. 한자로 9(九)가 있고, 아래에는 세로로 점이 두 개(:)가 찍혀있어요. 점 아래에 한자로 81(八十一)이 적혀 있습니다. 같은 두 수를 곱할 때는 반복해서 쓰지 않고 ‘:’ 으로 표현한 것이지요.

두 번째 칸, 오른쪽 세 번째 줄에는 6x8=48을 계산한 글자가 적혀 있습니다. 여기서는 40을 한자 두 개로 쓰지 않고 기호로 썼습니다. 참 효율적이지요? 또한 백제 시대 구구단표에는 곱하기나 등호와 같은 연산기호가 없는 것도 특징입니다.

목간의 길이는 30cm정도인데 글자는 2cm도 되지 않을 정도로 작습니다. 그리고 발굴된 장소가 당시 백제의 관청 지역인 것으로 보아 관리들이 보던 구구단으로 추정됩니다.
목간이 구구단표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진 게 참 아쉽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문화재재단 이경식 팀장은 “적외선촬영을 해도 숫자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아 판별하기가 어려웠다”며, “이전에 구구단표가 발견된 적이 없어 구구단이라고 생각지도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이 목간이 구구단표라는 사실이 확인된 게 참 다행입니다.

일본에서는 오래전부터 구구단과 관련된 유물이 많이 발견됐습니다. 대부분 8세기 이후의 것이었지요. 이번에 발견된 구구단표는 이보다 2세기나 일찍 만들어진 것이랍니다. 이 팀장은 “지금까지 일본은 구구단이 중국에서 일본으로, 그리고 일본에서 한반도로 넘어갔다고 주장해 왔다”며, “이 목간은 중국에서 한반도로, 그리고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구구단을 전해줬다는 증거물”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 조상들이 일본보다 훨씬 전부터 구구단을 사용했을 것이라는 추측은 있었지만 증거가 없어서 답답했었는데요. 이번 구구단표의 발표로 이제 일본은 할 말을 잃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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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3월 수학동아 정보

  • 조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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