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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녜시의 마녀

“지금까지 만난 이 집의 주인들 중 실제 인물은 아마 내가 처음일 거예요. 이름은 마리아 아녜시. 18세기에 이탈리아에서 태어났고 수학자였어요.”

천사는 아녜시에게 정말 마녀인지 물었어요. 마녀라기엔 아녜시가 무척 친절하고 아름다웠기 때문이었어요.

“내가 아니라 내가 쓴 수학 책에 나온 곡선이 마녀가 됐어요. 내가 1748년에 <;이탈리아 청년들을 위한 미분적분학>;이라는 책을 냈는데, 내용이 뛰어나 여러 나라의 언어로 번역된 게 문제였어요. 책을 영어로
번역하던 사람이 이탈리아어로 ‘곡선’을 뜻하는 ‘베르시에라(versiera)’를 그만 ‘마녀’를 뜻하는 ‘아베르시에라(avversiera)’로 착각한 거예요.”

천사는 그제서야 ‘아녜시의 곡선’이 ‘아녜시의 마녀’로 유명해진 이유를 이해했어요. 아녜시는 이 집을 떠나기 전에 자신의 곡선을 널리 알려서 억울하게 오해받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답니다.
 

‘아녜시의 곡선’ 그리는 방법

❶ 좌표평면에 중심이 (0, a)이고 반지름이 a인 원을 그린다.

❷ 원점 (0, 0)을 지나면서 이 원과 원점이 아닌 한 점에서 만나는 직선을 긋고, 이 직선이 원과 만나는 점을 A라고 한다.

❸ 이 직선이 x축과 평행한 직선 y=2a와 만나는 점을 B라고 한다. ❹ 점 A를 지나면서 x축과 평행한 선과 점 B를 지나면서 y축과 평행한 선이 만나는 교점 P를 찾는다.

❺ 점 A가 원의 둘레를 따라 움직일 때 나오는 교점 P를 모두 연결한다. 이렇게 구한 점 P의 자취가 바로 아녜시의 곡선!
 

악마의 곡선

홀가분한 마음으로 집을 살펴보던 천사의 앞을 또 한 번 악마가 가로막았어요. 방금 전 순식간에 사라졌던 악마, 벨페고르였어요. 벨페고르는 실로 연결한 두 막대를 양 손에 쥐고 손을 움직이며 놀고 있었어요. 막대를 잇는 실에는 장구처럼 좌우가 똑같은 물체가 달려 있었지요.
 

“너는 나와 이 디아볼로, 그리고 어떤 곡선이 어떻게 얽혔는지 모르겠지. 나 같은 악마를 이탈리아에서는 ‘디아볼로(diavolo)’라고 불러. 내가 들고 있는 이 장난감은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디아볼로(diabolo)’이고. 알파벳이 딱 하나 달라.”

그 다음 벨페고르는 숫자 ‘8’을 끼고 있는 곡선을 보여줬어요.

“그런데 이 곡선은 디아볼로 장난감과 무척 비슷하게 생겼어. 그래서 디아볼로라고 불리다가 악마를 뜻하는 디아볼로라고 오해한 사람들 때문에 악마의 곡선으로 굳어진 거야. 내가 싫은 게 아니라면 사람들에게 이 곡선도 소개해 줘. 외로운 악마에게는 자식 같은 존재란 말이야.”

갑자기 친절해진 벨페고르에 안심한 천사는 비밀의 집 이곳저곳을 파헤치기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누군가 마룻바닥에 감춰 놓은 함정에 빠지고 말았어요. 끊임없이 추락하는 천사, 이 함정은 어디로 통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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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9월 수학동아 정보

  • 고은영 기자
  • 도움

    국윤범 KAIST 수리과학과
  • 도움

    김동수 KAIST 수리과학과 교수
  • 도움

    이승진 고등과학원 수학부 연구원
  • 일러스트

    김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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