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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집 안은 어둡고 고요했어요. 오싹하게도, 입구부터 이어진 긴 복도의 맨 끝 방에서만 불빛이 새어나왔어요. 수학 천사가 방문을 열고 처음 본 것은 숨도 안 쉬고 숫자를 읊는 머리에 뿔 달린 악마였어요. 천사는 이 집을 안전하게 빠져나갈 수 있을까요?

 
벨페고르의 소수
 
“1000000000000066600000000000001!”

숨이 차도록 숫자를 외치던 악마는 겁에 질린 천사를 보고 말을 걸어왔어요.

“나 벨페고르를 만나러 여기에 오다니 대단하군. 크리스트교에서는 나를 지옥의 악마라고 하는 걸 알고 있나?”

천사는 용기를 내 방금까지 외치던 숫자가 뭔지 물었어요.

“첫 숫자는 1. 그 다음 0이 13개, 숫자 666, 다시 0이 13개, 마지막은 1로 끝나는 서른 한 자리 소수지. 크리스트교에서 불운하다고 여기는 숫자인 666과 13이 모두 담겨있으니 악마의 소수로 제격이야. ‘벨페고르의 소수’로 불릴 만하지? 크하하하!”

벨페고르는 눈을 치켜뜨고 천사에게 말했어요. “이렇게 앞에서 읽든 뒤에서 읽든 똑같은 소수를 ‘회문 소수’라고 해. 11은 유일한 두 자리 회문 소수지. 그렇다면 세 자리 회문 소수는 모두 몇 개일지 맞혀봐. 그러면 이 방에서 순순히 나가게 해 줄게.” 천사는 악마에게 힌트를 달라고 부탁했어요.

“101이 가장 작은 세 자리 회문 소수고, 929가 가장 큰 세 자리 회문 소수야. 겨우 세 자리 회문 소수를 찾는 걸로 엄살 피울 생각하지 마. 2014년에 발견된 가장 큰 회문 소수는 무려 47만 4501자리였거든!”
 


 
악마의 사인

천사의 눈앞에 해골이 나타나더니 깔보는 말투로 천사를 비웃었어요.

“여기 온 걸 보니 벨페고르가 낸 문제를 풀지 못했나 봐? 낄낄낄.”

“불운한 숫자 666의 독특한 성질에 반하면 절대 머릿속에서 지워버리지 못할 거야.”

해골은 윗니와 아랫니를 딱딱 부딪치며 또 한 번 문제를 냈어요.

“처음 소수 7개를 각각 제곱한 것을 모두 더하면 22+32+52+72+112+132+172=666. 그렇다면 ‘123456789’의 숫자 사이사이에 ‘+’를 적당히 넣어서 666을 만들 수 있겠어? 반대로, ‘987654321’의 숫자 사이사이에 ‘+’를 적당히 넣어서도 666을 만들 수 있겠어?”
 

뱀파이어의 수

문제를 푸는 천사의 등 뒤로 해가 지기 시작했어요. 순식간에 해가 지고 서쪽 하늘에서 박쥐 떼가 나타났지요. 박쥐 떼는 문제를 맞히지 못하면 뱀파이어로 만들겠다며 천사를 위협했어요.

1827은 뱀파이어 수 중 하나야. 1827을 이루는 숫자 4개를 이용해 적당히 곱하면 1827이 되는 두 수를 만들 수 있거든. 1827=21×87을 봐. 이제 우리가 주는 숫자가 뱀파이어 수인 걸 증명해 봐. 틀리면 당신의 목을 물어버릴 테니까!”
 
 

2016년 09월 수학동아 정보

  • 고은영 기자
  • 도움

    국윤범 KAIST 수리과학과
  • 도움

    김동수 KAIST 수리과학과 교수
  • 도움

    이승진 고등과학원 수학부 연구원
  • 일러스트

    김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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