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캐릭터 탄생 과정
연기파 캐릭터에 반한 기자는 그들이 태어난 곳에 다녀왔습니다. 게다가 캐릭터를 만들어 주신 부모님도 인터뷰할 수 있었어요! 기자가 찾은 곳은 우리나라의 대표 시각특수효과 전문기업인 ‘덱스터 스튜디오’입니다. 연기에 둘째가라면 서러운 호랑이 캐릭터가 태어난 곳이기도 하지요. 먼저 이 호랑이가 태어난 과정을 살펴볼까요?
1단계 컨셉 정하기
가장 먼저 ‘어떤 호랑이를 만들지’ 결정한다. 서로 다른 호랑이 가운데 마음에 드는 얼굴과 몸, 무늬 등을 결정한다. 덱스터 스튜디오는 실제로 마취 상태의 호랑이를 직접 만져보며 털의 질감과 색깔 등을 확인했다.

2단계 모델링하기(모양 만들기)
그림을 그리듯 호랑이의 몸을 만드는 과정을 ‘모델링’이라고 한다. 머리와 몸통, 꼬리의 비율이나 생김새를 다듬는다. 보통 표면이 다각형으로 뒤덮여 있는 단계다.

3단계 텍스쳐링(질감 입히기)
호랑이의 몸에 투명한 눈동자와 털, 수염 등을 더한다. 부드러우면서도 바람에 자연스럽게 흔들리는 털을 구현하면 제법 호랑이처럼 보인다.

4단계 리깅(뼈대 달기)
움직이는 호랑이를 관찰하고 부위에 맞는 관절과 골격을 호랑이의 몸 안에 심는다. 관절마다 가상의 좌표축을 붙이고 피부의 점이 근처 뼈대에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 계산한다. 그러면 호랑이가 움직일 때 겉피부가 눌리거나 주름이 잡히는 등 적절하게 바뀐다. 호랑이의 몸이 크게 어떤 부위로 나뉘어 있는지는 색깔로 표시한다.

5단계 렌더링(최종 시뮬레이션)
가상의 3차원 공간에 있는 캐릭터와 배경이 빛에 반사되는 과정을 시뮬레이션하면서 픽셀마다 색깔을 결정한다. 이렇게 만든 이미지를 합쳐 최종적인 영상을 만드는데, 보통 영화는 1초당 24장,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30장의 이미지를 쓴다.

디지털 캐릭터의 대부를 만나다
진짜 살아있는 동물처럼 연기하는 디지털 호랑이의 외모와 연기력은 오랜 시간에 걸쳐 완성됐습니다. 이렇게 생생한 캐릭터를 직접 만든 사람은 바로 덱스터 스튜디오의 최완호 창작연구소장입니다. 최근에는 드라마 ‘마녀보감’에서 남자 주인공을 무섭게 위협한 숲 속의 호랑이를 만드셨어요.
안녕하세요! 지금까지 어떤 작품으로 대중과 만나셨나요?
저는 드라마 ‘마녀보감’, 영화 ‘해적’, ‘미스터 고’ 등에 참여했어요. 영화 ‘해적’은 바다에 사는 해적의 이야기이지만 실제로는 산에서 촬영한 작품이에요. 배의 윗부분은 실제로 만들어 산에 두고 찍었고요. 바다와 배 아랫부분은 모두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었어요. 바다에 오래 머물며 영화를 찍는 건 위험한데다 날씨와 파도를 감독의 마음대로 조절할 수도 없어요. 그래서 최근에는 상당 부분을 컴퓨터 그래픽(CG)으로 만들어요.
CG로 만든 영상이 실제보다 더 사실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요?
폭발이나 대지진이 일어나서 땅이 갈라지고 건물이 무너지는 영화는 많지만 그런 모습을 실제로 본 사람이 거의 없어요. 이 경우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든 영상이 더 익숙한 경우가 많아요. 게다가 영상은 사람들이 상상하는 모습을 극적으로 연출하거든요. 실제로 홍수가 나면 물이 육지를 향해 밀려들 뿐인데 영화에서는 물이 어딘가에 부딪혀 물방울이 튀는 장면도 나오지요. 그래서 더 진짜 같은 느낌이 드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떤 작업이 가장 힘든가요?
개인적으로 영화 ‘미스터 고’가 가장 힘들었어요. 디지털 고릴라 캐릭터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거든요. 사람 캐릭터가 동물의 털을 만지는 장면이 까다로운 작업 중 하나예요. 손이 닿았을 때 털의 움직임을 다 계산해야 하니까요. 만약 털을 많이, 오래 쓰다듬는 장면을 만든다면 작업 시간이 무척 길어질 거예요. 얼마 전에 영화 ‘정글북’을 봤는데 동물 털을 만지는 장면이 몇 초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저 장면 만드느라 고생했겠다’ 싶었어요(하하).

실제 동물을 찍은 영상으로 캐릭터를 만들 수는 없나요?
영상을 복사, 붙여넣기해서 디지털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면 무척 편리하겠지요. 하지만 카메라 한 대로 동물의 모든 면을 동시에 찍지는 못해요. 만약 벽을 카메라로 가득 채운 방이 있어서 어느 시간에, 어느 방향으로든 동물이 연기하는 모습을 찍을 수 있다면 가능할 수도 있겠지요. 물론 그렇게 카메라를 설치하기도, 수많은 카메라에서 얻은 데이터를 가공하기도 만만치 않아요. 이런 어려움 때문에 3차원 가상공간에 실제 동물과 꼭 닮은 디지털 캐릭터를 만드는 거예요. 감독이 원하는 방향과 거리에서 캐릭터가 연기하는 모습을 찍을 수 있으니까요.
미래에는 애니메이션이 어떻게 달라질까요?
지금까지 영화나 애니메이션은 막대한 계산 시간을 들여 만든 영상을 관객에게 일방적으로 보여줬습니다. 반면, 게임은 사실감은 영화보다 덜하지만 영상을 만들 때 필요한 계산량을 줄여서 사용자와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하지요. 최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발전하면서 두 분야의 차이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미래에는 애니메이션 영화와 게임을 명백히 구분하기가 어려워질 거예요.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 등이 각광받는 것도 이 사실을 뒷받침하지요. 혼자서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1인 콘텐츠 개발자도 점점 늘어날 것 같고요.
지금까지 생생한 캐릭터 배우의 비밀을 살펴봤습니다. 언젠가는 컴퓨터로 만든 캐릭터가 인상 깊은 연기로 인간을 제치고 주연상을 거머쥘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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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파 캐릭터에 반한 기자는 그들이 태어난 곳에 다녀왔습니다. 게다가 캐릭터를 만들어 주신 부모님도 인터뷰할 수 있었어요! 기자가 찾은 곳은 우리나라의 대표 시각특수효과 전문기업인 ‘덱스터 스튜디오’입니다. 연기에 둘째가라면 서러운 호랑이 캐릭터가 태어난 곳이기도 하지요. 먼저 이 호랑이가 태어난 과정을 살펴볼까요?
1단계 컨셉 정하기
가장 먼저 ‘어떤 호랑이를 만들지’ 결정한다. 서로 다른 호랑이 가운데 마음에 드는 얼굴과 몸, 무늬 등을 결정한다. 덱스터 스튜디오는 실제로 마취 상태의 호랑이를 직접 만져보며 털의 질감과 색깔 등을 확인했다.

2단계 모델링하기(모양 만들기)
그림을 그리듯 호랑이의 몸을 만드는 과정을 ‘모델링’이라고 한다. 머리와 몸통, 꼬리의 비율이나 생김새를 다듬는다. 보통 표면이 다각형으로 뒤덮여 있는 단계다.

3단계 텍스쳐링(질감 입히기)
호랑이의 몸에 투명한 눈동자와 털, 수염 등을 더한다. 부드러우면서도 바람에 자연스럽게 흔들리는 털을 구현하면 제법 호랑이처럼 보인다.

4단계 리깅(뼈대 달기)
움직이는 호랑이를 관찰하고 부위에 맞는 관절과 골격을 호랑이의 몸 안에 심는다. 관절마다 가상의 좌표축을 붙이고 피부의 점이 근처 뼈대에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 계산한다. 그러면 호랑이가 움직일 때 겉피부가 눌리거나 주름이 잡히는 등 적절하게 바뀐다. 호랑이의 몸이 크게 어떤 부위로 나뉘어 있는지는 색깔로 표시한다.

5단계 렌더링(최종 시뮬레이션)
가상의 3차원 공간에 있는 캐릭터와 배경이 빛에 반사되는 과정을 시뮬레이션하면서 픽셀마다 색깔을 결정한다. 이렇게 만든 이미지를 합쳐 최종적인 영상을 만드는데, 보통 영화는 1초당 24장,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30장의 이미지를 쓴다.

디지털 캐릭터의 대부를 만나다
진짜 살아있는 동물처럼 연기하는 디지털 호랑이의 외모와 연기력은 오랜 시간에 걸쳐 완성됐습니다. 이렇게 생생한 캐릭터를 직접 만든 사람은 바로 덱스터 스튜디오의 최완호 창작연구소장입니다. 최근에는 드라마 ‘마녀보감’에서 남자 주인공을 무섭게 위협한 숲 속의 호랑이를 만드셨어요.
안녕하세요! 지금까지 어떤 작품으로 대중과 만나셨나요?
저는 드라마 ‘마녀보감’, 영화 ‘해적’, ‘미스터 고’ 등에 참여했어요. 영화 ‘해적’은 바다에 사는 해적의 이야기이지만 실제로는 산에서 촬영한 작품이에요. 배의 윗부분은 실제로 만들어 산에 두고 찍었고요. 바다와 배 아랫부분은 모두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었어요. 바다에 오래 머물며 영화를 찍는 건 위험한데다 날씨와 파도를 감독의 마음대로 조절할 수도 없어요. 그래서 최근에는 상당 부분을 컴퓨터 그래픽(CG)으로 만들어요.
CG로 만든 영상이 실제보다 더 사실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요?
폭발이나 대지진이 일어나서 땅이 갈라지고 건물이 무너지는 영화는 많지만 그런 모습을 실제로 본 사람이 거의 없어요. 이 경우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든 영상이 더 익숙한 경우가 많아요. 게다가 영상은 사람들이 상상하는 모습을 극적으로 연출하거든요. 실제로 홍수가 나면 물이 육지를 향해 밀려들 뿐인데 영화에서는 물이 어딘가에 부딪혀 물방울이 튀는 장면도 나오지요. 그래서 더 진짜 같은 느낌이 드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떤 작업이 가장 힘든가요?
개인적으로 영화 ‘미스터 고’가 가장 힘들었어요. 디지털 고릴라 캐릭터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거든요. 사람 캐릭터가 동물의 털을 만지는 장면이 까다로운 작업 중 하나예요. 손이 닿았을 때 털의 움직임을 다 계산해야 하니까요. 만약 털을 많이, 오래 쓰다듬는 장면을 만든다면 작업 시간이 무척 길어질 거예요. 얼마 전에 영화 ‘정글북’을 봤는데 동물 털을 만지는 장면이 몇 초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저 장면 만드느라 고생했겠다’ 싶었어요(하하).

실제 동물을 찍은 영상으로 캐릭터를 만들 수는 없나요?
영상을 복사, 붙여넣기해서 디지털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면 무척 편리하겠지요. 하지만 카메라 한 대로 동물의 모든 면을 동시에 찍지는 못해요. 만약 벽을 카메라로 가득 채운 방이 있어서 어느 시간에, 어느 방향으로든 동물이 연기하는 모습을 찍을 수 있다면 가능할 수도 있겠지요. 물론 그렇게 카메라를 설치하기도, 수많은 카메라에서 얻은 데이터를 가공하기도 만만치 않아요. 이런 어려움 때문에 3차원 가상공간에 실제 동물과 꼭 닮은 디지털 캐릭터를 만드는 거예요. 감독이 원하는 방향과 거리에서 캐릭터가 연기하는 모습을 찍을 수 있으니까요.
미래에는 애니메이션이 어떻게 달라질까요?
지금까지 영화나 애니메이션은 막대한 계산 시간을 들여 만든 영상을 관객에게 일방적으로 보여줬습니다. 반면, 게임은 사실감은 영화보다 덜하지만 영상을 만들 때 필요한 계산량을 줄여서 사용자와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하지요. 최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발전하면서 두 분야의 차이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미래에는 애니메이션 영화와 게임을 명백히 구분하기가 어려워질 거예요.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 등이 각광받는 것도 이 사실을 뒷받침하지요. 혼자서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1인 콘텐츠 개발자도 점점 늘어날 것 같고요.
지금까지 생생한 캐릭터 배우의 비밀을 살펴봤습니다. 언젠가는 컴퓨터로 만든 캐릭터가 인상 깊은 연기로 인간을 제치고 주연상을 거머쥘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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