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연변이가 돌아왔다! 최근 개봉한 ‘엑스맨: 아포칼립스’는 엑스맨 시리즈의 여덟 번째 영화로 1983년을 배경으로 한다. 한때 친구였으나 의견 대립으로 서로 다른 길을 걷는 프로페서X와 매그니토가 각자 돌연변이 집단을 이끌고, 여기에 전설 속의 돌연변이 아포칼립스까지 가세해 싸움을 벌이는데….

프로페서X가 인류와 돌연변이의 공존을 꿈꾸는 평화주의자라면, 어린 시절부터 나치의 유대인 탄압과 인류의 돌연변이 박해를 목격한 매그니토는 돌연변이가 세상을 장악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과격파다.
결국 둘은 갈라져 자신의 신념을 따르는 돌연변이들과 각자의 길을 걷는다. 이 두 사람의 우정과 갈등, 그로 인해 벌어지는 여러 가지 사건은 이전에 나왔던 엑스맨 영화를 통해 볼 수 있다.
최신작인 ‘엑스맨: 아포칼립스’에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돌연변이가 등장한다. 최초의 돌연변이이자 과거 신으로 추앙받던 아포칼립스다. 아포칼립스는 이집트의 태양신 ‘라’나 기독교의 하나님을 뜻하는 ‘야훼’가 모두 자신을 불렀던 이름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수천 년 만에 부활한 아포칼립스는 돌연변이가 차별을 받으며 사는 세상에 분노한다. 그리고 강력한 돌연변이를 모아 인간 세계를 멸망시키려고 한다. 이에 프로페서X는 아포칼립스를 막기 위해 젊은 돌연변이들을 모아 대적한다.

인류 최대의 적, 아포칼립스
가장 강력한 돌연변이라는 아포칼립스는 엄청난 능력을 지녔다. 기본적으로 텔레파시와 염력을 쓴다. 이전 영화에서 염력으로 피라미드를 짓는 놀라운 모습을 보여준 적이 있다. 분자 수준에서 물질을 조작할 수도 있어 거의 만능으로 보인다. 또한 항상 능력이 뛰어난 부하 넷을 거느리고 다닌다. 이런 아포칼립스를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수학 모형으로 찾는 돌연변이
현실 속에도 돌연변이는 있다. 생활에도 지장이 없고 티도 거의 나지 않는 사소한 돌연변이부터 외모가 매우 달라지거나 목숨이 위험해지는 돌연변이까지 다양하다. 돌연변이가 초능력이 없다는 점은 영화와 다르다. 그러나 예로부터 차별을 받았다는 점은 영화와 같다. 엑스맨 이전 시리즈에서는 돌연변이를 치
료하는 약이 등장한 적도 있다. 정말 돌연변이를 예측해서 치료할 수 있을까?
0.001%가 사람의 차이를 만든다
유전자 돌연변이는 유전자의 기본 단위인 뉴클레오티드에 이상이 생겨 나타난다. 뉴클레오티드는 당과 인산, 그리고 염기로 구성된 것으로, DNA 사슬의 기본 구성단위다. 염기는 아데닌(A), 구아닌(G), 시토신(C), 티민(T) 네 종류가 일정한 순서에 따라 배열돼 있다. 사람의 유전자는 네 종류의 염기 약 30억 쌍이 일정한 순서로 늘어서 있다.
이때 유전자를 이루는 이 DNA 구조에 변화가 생기면 돌연변이가 나타난다. 유전자의 DNA 중 단 한 개라도 없어지거나 다른 것으로 교체되면 돌연변이가 된다. 돌연변이는 자연에서 흔하게 나타난다.
개개인을 모두 비교했을 때 염기순서는 일부분만 차이가 나타난다. 30억 쌍 중 0.001% 정도다. 그런데 여기서 달라지는 염기순서에 따라 개인마다 고유하게 가지고 있는 키와 몸무게, 피부색과 눈동자색 등의 생물학적 특성이 결정되는 것이다.



돌연변이 예측하는 수학
지난 1월 돌연변이를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인간 유전체와 계산생물학을 연구하는 바룬 아가왈라 박사팀이 확률적 방법을 이용해 개발한 학 모형으로 어떤 종류의 돌연변이가 얼마나 자주 나타나는지, 그리고 어느 위치에서 발생하는지를 알 수 있다고 발표했던 것이다.
뉴클레오티드는 정해진 순서대로 나열된 염기 중 단 하나만 바뀌어도 다른 뉴클레오티드가 된다. 연구팀은 하나의 뉴클레오티드에서 정해진 염기 하나를 다른 염기로 바꿔가며 실험했다. 특정 위치의 염기가 다른 종류의 염기로 바뀌었을 때 나타나는 변화를 확률 모형으로 나타냈다. 그 결과 어떤 위치에서 돌연변이가 나타나는지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만약 돌연변이를 치료할 수 있다면 엑스맨들은 환영할까? 엑스맨 속 돌연변이들은 여전히 자신의 존재에 대해 고뇌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해 세상의 시선을 피해 다닌다. 다행히 이번 엑스맨 시리즈는 돌연변이에 대한 세상의 시선이 어느 정도 바뀌고 난 뒤가 배경이다. 전부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인간이 진화의 다음 단계로 돌연변이를 받아들인다. 이런 상황에서 내부에서 갈등하는 돌연변이들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대립 결과가 궁금하다면 영화 ‘엑스맨:아포칼립스’에서 확인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