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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체험] 건설 현장의 문제도 수학으로 푼다! 인공지능 엔지니어

 

'토목’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도로나 터널, 다리를 건설하는 현장의 모습입니다. 인공지능이나 수학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토목 분야에 인공지능을 접목하는 수학과 출신 전문가가 있어 만나봤습니다.

 

토목 분야에서는 인공지능을 어떻게 활용하나요?


건설 분야는 크게 ‘건축’과 ‘토목’으로 나눌 수 있어요. 건축은 건물을 짓는 것이고, 토목은 쉽게 말해 건축을 제외한 모든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터널이나 다리를 건설하는 모든 과정과 그런 시설물을 유지하고 보수하는 모든 활동이 토목이에요.


저는 건설이나 유지·보수 작업 현장에서 얻은 정보를 모두 데이터베이스로 만들고 ‘딥러닝 알고리듬’으로 분석해요. 결과적으로 앞으로 발생할 위험을 예측하거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최적의 처리 방법을 제시하는 일이죠. 특히 기존에 사례가 없었던 문제까지 인공지능으로 적합한 처리 과정을 찾고 그 결과를 예측하려고 해요.


예를 들어 자동차가 지나다니는 다리에 금이 갔다고 할게요. 저는 어느 위치에 어떤 문제가 발생했는지를 디지털 데이터로 만들고, 설계도나 재료 등 다리를 건설할 당시의 자료도 디지털 데이터로 만들어요. 그리고 과거 발생한 비슷한 유형의 문제와 수리 방법, 그리고 수리 결과에 대한 정보도 디지털 데이터로 만들죠. 


그런 뒤에 문제에 적합한 수학 모형을 만들고, 딥러닝을 이용해 학습시켜 결과를 예측하죠.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을 잘 설명하는 요소를 찾아낼 때까지 데이터를 다양한 방법으로 조합해 분석하고 있어요.

 

 

 

분석 결과를 실제 현장에서 적용하나요?


아직 시작 단계라 현장에 적용하지는 않아요. 분석한 결과를 관계자들이 보기 쉽게 보고서 형태로 나타내는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있죠. 의사들이 환자의 병을 진단할 때 의료 인공지능 ‘왓슨’이 분석한 결과를 참고하는 것처럼 딥러닝과 전문가가 함께 일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목표예요. 토목 분야에서는 아직 생소한 방식이다 보니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수학이 어떤 점에서 도움이 되나요?


제가 하는 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데이터인데요, 데이터를 이해하는 데 수학이 매우 중요해요. 방정식과 벡터, 행렬 같은 개념을 다루는 수학 분야인 ‘선형대수학’과 형태를 가진 대상을 수학적으로 다루는 ‘위상수학’이 많은 도움이 돼요. 


선형대수학과 위상수학을 알면 굳이 데이터를 가지고 그래프를 그려보지 않아도 무엇을 의미하는지 빠르게 파악할 수 있죠. 또 데이터만 보고 그 데이터를 생성한 장비의 특징과 성능, 장·단점까지도 알 수 있어 큰 힘이 됩니다. 분석에 필요한 딥러닝 알고리듬을 만들 때도 수학적인 원리를 적용하면 빠르고 효과적으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답니다.

 

대학교에서 선형대수학을 잘하셨나요?


사실 제가 가장 싫어하는 과목이 선형대수학이었어요. 살아가면서 다시는 만날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할 정도였죠. 하지만 대학원에 입학해서 산업 분야의 문제를 수학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다시 공부하니 재미있더라고요. 코딩도 대학원에 들어와서 처음 배웠답니다.

 

어떻게 없었던 흥미가 생겼나요?


처음에는 수학 모형을 이용해서 이론적으로만 분석했어요. 그러다가 딥러닝을 적용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떠올랐죠. 그리고 제가 직접 토목 현장을 방문해서 이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요소를 발견하고 데이터를 추가해가며 분석했어요. 그랬더니 결과가 더 좋게 나오더라고요. 그런 과정에서 선형대수학의 지식을 활용했고요. 책 속 문제가 아니라 실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학 개념을 쓰니 자연스럽게 수학이 재미있어졌어요.


그리고 사회에 나와 일을 하면서부터는 직접 산업 현장의 문제를 맡아서 해결하고 있다는 보람도 느끼고 있어요. 아직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실제 현장에서 연구하고 풀어나가야 할 문제들이 무궁무진하다는 점도 좋아요. 어떤 데이터를 모으고, 어떻게 분석할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몰두하면서 연구하는 모든 과정이 즐거워요.


수학 문제와 산업 현장의 문제는 어떻게 다른가요?


정답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인 것 같아요. 산업 현장의 문제는 정답을 찾기 위한 모형이나 기법, 결과를 스스로 평가하면서 정답의 정확도를 높여 나가는 과정이라는 점이 다른 것 같아요.

 

여러 분야 중에서 토목 분야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해요.


수학과 데이터, 인공지능을 모두 다룰 수 있기 때문에 진로를 선택할 때 정보통신(IT)이나 금융 분야 대기업으로 진출할 수도 있었어요. 하지만 제가 아주대학교 대학원에서 지도교수이신 최수영  교수님과 함께 하던 연구라 애착이 있었어요. 당시에 현재 일하고 있는 토목 회사가 대학원 산업수학센터에 의뢰한 문제를 해결하는 연구를 했거든요. 


또 데이터를 모아서 정리하고 분석하는 모든 과정을 직접 한다는 점도 좋았어요. 대기업에 들어가면 전체 과정의 일부분만 담당한다는 점에서 아쉬울 것 같았죠.

 

 

 


앞으로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나요?


제가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가 모두 소진될 때까지 마음껏 산업 현장의 문제를 연구해보고 싶어요. 처음에는 일하다 보면 바빠서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지 않을 줄 알았는데,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일을 하는 과정에서 계속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라요. 그래서 하루에도 몇 번씩 아이디어를 검증해보곤 해요. 정말 재미있습니다. 여러분도 수학을 공부해서 저처럼 산업 분야의 문제 풀이에 도전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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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7월 수학동아 정보

  • 글 및 사진

    최영준 기자 기자
  • 디자인

    이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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