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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생활 7년 동안 수학학회와 행사에서 수학자 다음으로 가장 많이 만난 사람을 꼽으라면 단연 김태연 소설가다. 그냥 소설가가 아니라 어려운 수학 연구를 대중에게 쉽게 소개하기 위해 글을 쓰는 수학 소설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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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수학 내용이 있어서 학회를 다니다 보니 이제는 웬만한 대학 수학과 교수님과 다 친분이 있어요. 처음에는 소설가가 수학을 알면 얼마나 안다고 자꾸 나타나나 했던 분들도 제 소설을 읽고 수학 좀 아는 소설가라고 인정해 주네요.”
김 작가의 이력은 매우 특이하다. 대학에서는 신소재공학을 공부했고, 우리나라 경제 발전을 위해 연구하는 한국개발연구원에서 6년간 일했다.
“과학 기술과 관련된 소설을 쓰고 싶어서 공대에 갔어요. 무슨 근거 없는 자신감인지 모르지만 당시에 글은 쓰면 잘 쓸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과학 기술을 배우자고 결심했지요. 그런데 자꾸 수학에 관심이 가서 몰래 수학과 수업을 듣고 그랬어요.”
사실 김 작가는 수학자와 소설가의 길을 두고 대학교 4학년 때 많이 고민했다. 둘 다 정말 하고 싶어 결국 운에 맡기기로 했다. 문예지에 당선되면 소설가, 안 되면 수학과 대학원에 진학하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첫 출품작이 당선됐고, 글을 쓰는 일을 평생 업으로 삼았다.
김 작가의 수학 실력은 상당하다. 수학자들도 자기 전공이 아니면 이해하기 어려운 수학 논문을 읽는다. 특히 미분기하학★에 관심이 많아 그쪽 논문은 찾아서 본다.
“물론 수학은 어렵습니다. 무슨 뜻인지 이해 못할 때도 많고요. 하지만 제게 수학은 항상 재미있는 상대예요. 그 안에 무슨 내용이 있는지 언제나 궁금하거든요. 사실 학교 시험을 잘본다고 수학을 잘 하는 건 아니잖아요. 궁금한 게 있어서 계속 공부하는 사람이 정말 그 분야를 잘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제 책을 읽고 수학을 잘 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좋겠어요.”
김 작가는 청소년을 위한 수학 소설을 준비 중이다. 빠르면 7월에 나온다고 하니 어떤 수학내용을 담아 독자의 마음을 울릴지 기대해 보자.
[미분기하학★기하학 문제를 다루는 미적분학.]
야구에 수학이 숨어 있다고 주장하는 변호사가 있다. 수학자도 야구인도 아닌 변호사가 왜 이런 주장을 하는 걸까?
“열렬한 야구팬이여서 야구 시즌이 되면 빼놓지 않고 야구 중계방송을 봅니다. 그런데 해설을 듣고 있다 보면 의외로 수학을 많이 접하게 됩니다. 또 해설자가 하는 말이 과연 수학적으로 맞는 건지 궁금할 때도 있고요. 그때 종이와 연필을 꺼내 들고 수학적으로 따지는 게 제 취미입니다.”
김준효 변호사는 2013년 야구에 숨은 수학 내용을 모아서 <;야구 수학 스파크>;라는 책을 썼다. 수학책을 쓰려고 고등학교 때 배웠던 미적분부터 다시 공부했다. 그렇다고 김 변호사가 처음부터 수학을 좋아했던 건 아니다.
“학창시절에는 시험을 잘 보기 위해 수학을 공부했어요. 수학을 왜 공부해야 하는지, 왜 중요한지 전혀 몰랐지요. 특허전문변호사가 된 다음 어떤 발명품인지 설명하는 발명명세서를 보면서 우리 생활에 수학이 꼭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간단한 수학 지식을 이용해서 승소한 사례도 있어요. 곡물의 무게를 재는 설비에 문제가 있는지 따지는 소송이었는데, 비례식을 이용해서 설비의 부품에 문제가 있다는 걸 밝혔지요. 이처럼 일을 통해 수학의 중요성을 알게 되니 수학이 재미있어지더라고요.”
그는 공대 출신이라는 점을 살려 특허전문변호사가 됐다. 특허 소송에서 이기려면 변론을 맡은 기업이나 개인이 만든 발명품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수학, 과학 지식이 반드시 필요하다.
“어느 순간부터 수학을 생각하면 마냥 즐거워요. 엉뚱한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사법시험에서 수학 시험을 보면 어떨까라고 생각한 적도 있어요. 저처럼 특허전문변호사에게 수학은 필수기 때문이지요. 최근에는 ‘수학자료제작소’라는 것을 만들었어요. 아직은 자료가 별로 없는데, 틈틈이 재밌는 수학 글을 써서 올리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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