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은행에서 사람들의 눈초리에 쫓기다시피 나왔다. 너무 오랫동안 시끄럽게 물어봤나? ^^; 그래도 3시간 동안 설명을 들으니 세뱃돈을 저축해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얼마인지는 알겠다. 그런데 그동안 물가가 오르면 말짱 도루묵 아닐까? 은행에 세뱃돈을 맡겨 놓은 동안 물가가 얼마나 오를지 알아봐야겠다.
“설 물가 비상! 이번 설 차례상은….”
매년 설날이나 추석 같은 명절이면 들려오는 단골 뉴스다. 차례상에 올라가는 과일이나 생선 등의 가격이 어떨지 알려 주는 것이다. 여기서 물가란 우리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물건 가격들의 평균적인 수준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물가는 시간이 지나면서 오른다. 그에 따라 내가 가진 돈의 가치가 떨어진다. 아니, 돈의 가치가 떨어진다니? 여기서 말하는 돈의 가치는 화폐 겉면에 적힌 금액이 아니라, 물건을 살 수 있는 능력인 ‘구매력’을 말한다.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1만 원을 3년 뒤까지 저축하지 않고 그대로 가지고 있는다고 해보자. 3년 동안 매년 물가가 5%씩 오른다면, 1년 뒤에는 1만 원짜리 물건이 1만 500원이 된다. 따라서 내년의 1만 원은 지금의 약 9524원( 1만 원/1.05 )과 가치가 같은 셈이다. 같은 방식으로 2년 뒤에는 약 9070원, 3년 뒤에는 약 8638원이 된다. 즉 시간이 흐를수록 물가가 계속 올라 1만 원의 구매력은 점점 떨어진다.
물가에도 목표가 있다
미래에 물가가 얼마나 오를지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다.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상할 수 없는 것처럼, 물가도 다양한 변수에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각자 나름대로 물가 상승률을 예상한다. 이것을 ‘기대 인플레이션★’이라고 한다.
인플레이션★시간이 흐름에 따라 물가가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그런데 이는 실제 물가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들이 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면 기업들은 상품 가격을 올릴 것이다. 이미 물가가 오른다는 ‘기대’가 있기 때문에 상품 가격을 올려도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기업은 상품 가격을 올리고, 실제 물가도 올라간다. 이 때문에 기대 인플레이션을 잘 관리해야 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다. 일반적으로 물가 안정이란 물가 수준이 2% 근처에서 움직이는 경우를 말한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은 ‘물가안정목표제’라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사람들에게 물가 상승률 목표를 미리 제시해, 물가 상승률에 대한 기대를 하나로 통일시키는 게 목적이다. 실제로 지난 12월, 한국은행은 향후 물가안정목표는 2%라고 발표했다. 물가 상승률이 점차 2%가 되도록 정책을 펴겠다는 것이다.
중앙은행★신한은행이나 국민은행 같은 일반은행이 사람들의 돈을 맡아주고 돈이 필요한 사람에게 빌려주는 것처럼, 중앙은행은 일반은행에게 그런 역할을 한다. 또, 우리가 쓰는 화폐를 찍어내는 기관이기도 하다.
중앙은행★신한은행이나 국민은행 같은 일반은행이 사람들의 돈을 맡아주고 돈이 필요한 사람에게 빌려주는 것처럼, 중앙은행은 일반은행에게 그런 역할을 한다. 또, 우리가 쓰는 화폐를 찍어내는 기관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