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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 튼튼한 공간 설계하기! 조아저씨의 건축창의체험

독자탐방


 
어떻게 하면 주어진 재료로 튼튼한 공간을 만들 수 있을까?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독자기자단이 파주의 ‘조아저씨의 건축창의체험’을 찾았다. 독자기자들은 그곳에서 <;건축, 생활 속에 스며들다>;의 저자이자 건축커뮤니케이터로 활동 중인 조원용 건축사를 만났다.

“여러분, 다들 아파트에 살고 있나요?”

“네!”

조원용 건축사가 가벼운 질문으로 시작했다.

“아파트, 집으로서 어떤 것 같아요? 내 생활 방식에 공간이 맞춰져 있나요, 아니면 여러분이 공간에 맞춰서 살고 있나요?”

우렁차게 대답하던 독자기자들이 이번 질문에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한 번도 고민해 본 적 없는 문제라는 눈치다.

우리는 저마다 개성이 다르다. 또 함께 사는 가족 구성원 수와 환경, 여건도 사람마다 전부 다르다. 그런데도 우리는 똑같은 구조의 공간에 맞춰 살고 있는 게 조 건축사는 안타깝다고 했다.

“건축은 사람을 담는 공간이죠. 따라서 건축에서는 사람이 가장 중요합니다. 여러분이 자라서 어른이 됐을 때도 이 사실을 잊어선 안 돼요.”

건축가는 그 안에 담길 사람의 삶에 맞게끔 건축물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수평력에 버텨라!

건축물에 작용하는 힘은 크게 상하로 작용하는 수직력과 좌우로 작용하는 수평력, 두 가지다. 수직력인 중력은 건물이 바로 서 있을 수 있도록 해 준다. 건축물을 위태롭게 하는 건 수평력이다. 태풍이나 지진, 해일, 심지어 자동차가 건물에 부딪치는 것까지도 모두 수평력이라고 할 수 있다.

조 건축사는 먼저 독자기자에게 자유롭게 나무토막을 쌓아 높고 튼튼한 공간을 만들어 보라고 했다. 저마다 자기가 생각하는 튼튼한 공간을 떠올려 만들기 시작했다. 벽돌을 쌓는 것처럼 나무토막을 쌓은 독자기자도 있었다.

“자, 다 됐나요? 그럼 지금부터 지진이 일어났다고 해봅시다.”

덜컹덜컹! 독자기자들은 책상을 잡고 좌우로 마구 흔들었다. 그러자 한 명의 것을 빼고 나무 탑이 전부 와르르 무너져버렸다.

“수영 독자기자의 탑도 균열은 있지만 무너지진 않았죠. 어떻게 흔들림에도 무너지지 않을 수 있었을까요?”

조 건축사는 독자기자들의 나무 탑을 서로 비교하며 그 이유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벽돌을 쌓을 때 벽돌과 벽돌 사이에 일종의 접착제처럼 반죽을 채워 붙인다. 이렇게 틈을 채우면서 생긴 선을 ‘줄눈’이라고 한다. 벽돌을 일렬로 쌓으면 줄눈이 격자처럼 생긴다. 이를 ‘통 줄눈’이라 한다. 벽돌을 서로 엇갈리게 쌓으면 줄눈이 좀 더 복잡하게 생긴다. 이를 ‘막힌 줄눈’이라 한다. 막힌 줄눈이 통 줄눈보다 훨씬 튼튼하다.

제한된 재료로 연필꽂이 설계하기

“설계는 언어예요. 누구나 설계 도면을 보고 어떻게 생긴 건지 알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조원용 건축사는 설계의 기초에 관해 이야기하며 독자기자들이 스스로 연필꽂이를 설계하도록 했다. 한 사람 당 나무토막 16개를 받았다. 정사각형 모양의 밑판도 한 사람 당 딱 1개씩이었다. 독자기자들은 나무토막을 이렇게 저렇게 쌓아 보면서 골똘히 생각했다. 어떻게 하면 필기도구를 여러 개 꽂을 수 있으면서도 멋진 모양이 될지 고민했다.

“아, 딱 나무토막 한 개만 더 있으면 되는데! 한 개만 더 주시면 안 돼요?”

“안 돼요. 건축에서는 내가 가진 재료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는지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기능에 비해 디자인이 과한 것은 불필요하니까요.”

조 건축사의 대답은 단호했다. 나무토막이 더 많으면 자유롭게 만들어 볼 수 있을 텐데 왜 하필 16개로만 만들어야 하는지 기자가 묻자, 조 건축사는 이렇게 답했다.

“16개는 제가 실험을 통해 찾은 개수입니다. 16개보다 넘치면 기능에 비해 디자인이 너무 현란해지고, 16개보다 부족하면 연필을 제대로 꽂기 어려웠어요. 찰흙을 이용하면 무엇이든 아이들이 상상하는 모습 그대로 만들 수 있겠죠. 그렇게 상상한대로 다 만들 수 있으면 좋겠지만 실제 건축이 그렇진 않습니다.”

건축에서는 돈과 시간, 지형과 주변 환경, 법규 등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다. 제한된 조건 안에서 원하는 목적을 이뤄내는 게 건축 설계라는 걸 배우는 것이다.

“자유롭게 만들 때보다 제한된 조건 안에서 만들 때 더 많이 고민하게 되죠. 기발한 아이디어는 그런 고민에서 나오는 겁니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나자, 16개만으로는 안 될 것 같다고 했던 독자기자까지도 연필꽂이를 완성했다. 어떤 독자기자는 같은 개수의 나무토막으로 지우개함까지 만들었다.

튼튼한 구조의 기본은 삼각형

“정다면체가 뭔지 아는 사람?”

“모든 면이 합동이고 각 꼭지점에 모이는 모서리 수가 같은 입체 도형이요!”

“맞아요. 그럼 정다면체 중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튼튼한 것은 어떤 걸까?”

조원용 건축사는 정사면체, 정육면체, 정팔면체, 정십이면체, 정이십면체 모형을 들고 왔다. 독자기자들에게 이 다섯 가지 정다면체 중 어떤 정다면체가 튼튼하고, 어떤 정다면체가 튼튼하지 않은지 가려 보도록 했다. 어떤 규칙이 있는 듯 보였지만, 독자기자들은 쉽게 답하지 못했다.

조 건축사는 빨대로 삼각형과 사각형을 만들어 보였다.

“지금 우리가 들어와 있는 이 건물도 사각형으로 이뤄져 있죠? 사각형은 옆에서 밀면 각도가 변하면서 평행사변형처럼 됩니다. 수평력에 약한 거죠. 하지만 삼각형은 옆에서 밀어도 각도가 변하지 않죠? 이게 바로 힌트입니다!”

정답은 삼각형으로 이뤄진 정다각형은 튼튼하고, 사각형이나 오각형으로 이뤄진 정다각형은 튼튼하지 못하다는 것이었다. 독자기자들은 빨대를 이용해 직접 눌러보고 당겨보면서 정이십면체를 만들어보는 것으로 건축창의체험을 마무리했다.

‘조아저씨의 건축창의체험’에서는 맞춤형 프로그램부터 대규모 단체 프로그램까지 건축의 원리를 활용한 다양한 창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조 건축사는 “건축은 공간지각력과 창의력을 길러 주는 좋은 도구”라며, “어려서부터 의식주 중 하나인 건축을 제대로 알면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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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4월 수학동아 정보

  • 송경은 기자
  • 도움

    조원용 건축사
  • 사진

    Lees
  • 기타

    권하윤
  • 기타

    김준희
  • 기타

    김진희
  • 기타

    최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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