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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8 러시아 vs 대한민국, 그래프로 분석하라!

패스를 그래프 이론으로 분석한 영국의 수학자!


최강 조직력을 자랑하는 러시아를 상대로 우리나라가 첫 승을 거두려면 무엇보다도 자국과 상대팀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 많은 스포츠분석가들이 저마다의 방법으로 전술을 분석하는 가운데, 수학의 이론을 토대로 축구팀의 전술을 분석한 수학자가 있다. 축구를 사랑하는 수학자인 영국 런던대 하비에르 로페즈 페냐 교수는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이뤄진 축구 경기를 수학으로 분석한 흥미로운 연구를 발표했다.

그가 주목한 것은 다름 아닌 선수들의 ‘패스’였다. 그리고 이것을 수학의 한 분야인 그래프 이론으로 해석했다. 여기서 그래프란, 수학에서 점과 선으로 이뤄진 그림을 뜻한다. 11명의 축구 선수를 점으로, 선수들 간의 패스를 선으로 본 것이다. 선수들 사이의 패스 관계는 행렬★로 표현했다.

예를 들어 4명의 선수가 그림❶과 같이 패스를 주고받았다고 하자. 행렬의 원소인 ${a}_{ij}$를 $i$가 $j$로 패스한 횟수라 한다면, ${a}_{12}$는 1이 된다. 같은 방법으로 행렬의 모든 원소를 구하면 그림❸과 같다.
 

행렬★ 수 또는 문자를 가로, 세로로 나열한 것.

여기에 그래프 이론에서 사용하는 ‘사이 중앙성’과, ‘클러스터’와 같은 개념을 다음과 같이 축구에 적용했다.
 

사이 중앙성 값이 큰 선수는 이 선수를 거쳐 가는 패스가 많다는 뜻이다. 즉, 독보적인 스타 선수를 뜻한다. 또 그래프에서 조밀하게 모여 있는 집단을 나타내는 클러스터를 통해서는 축구에서 3명의 선수가 삼각형 구도를 통해 패스를 주고받는 상황을 나타낸다.

하비에르 로페즈 페냐 교수는 이같은 방법으로 2010년 월드컵 16강에 진출한 팀의 경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우승팀인 스페인의 패스 수는 월등하게 많았고, 삼각형 구조로 조직화 하는 능력이 뛰어난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라 스페인은 사이 중앙성 값도 작았다. 독보적인 스타 선수 중심이 아닌, 모든 선수가 많은 패스를 통해 조직적인 경기를 치렀다는 뜻이다. 게다가 완전 그래프★의 수치는 9로, 11명 중 무려 9명이나 서로 간에 모든 패스를 주고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우리나라의 경우 스페인처럼 조직적인 축구를 한다는 점은 비슷하지만, 패스의 수는 훨씬 적었다.
 
 

완전그래프★ 그래프를 이루는 모든 점이 나머지 모든 점과 연결된 그래프.

6.23 알제리 vs 대한민국, 페널티킥을 대비하라!

제로섬게임으로 분석한 페널티킥


우리나라와 두 번째 예선전을 치르게 될 알제리는 공격 능력이 뛰어난 팀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는 선제골을 통해 기선을 제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득점을 하는 유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페널티킥’도 그 중 하나다.

페널티킥이란, 페널티 영역 안에서 수비 선수가 반칙을 했을 때 상대팀에게 부여하는 킥이다. 다른 수비 선수의 방해를 받지 않고 골키퍼와 1:1의 상황에서 공을 찰 수 있어, 반드시 득점으로 연결해야 할 기회다. 물론 골키퍼 입장에서는 골을 막아 영웅이 될 수 있는 기회기도 하다.

만약 알제리와의 경기에서 페널티킥 상황이 생긴다면, 각각의 입장에서 어떤 전략을 짜야 할까? ‘게임이론’ 중 하나인 ‘제로섬게임’으로 해석해 보면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제로섬게임(Zero-sum game)이란 승자의 득점과 패자의 실점을 합하면 영(0)이 되는 게임으로, 치열한 경쟁 구도의 게임이다. 페널티킥에서 공을 찬 사람이 성공하면 득점하게 되지만, 골키퍼는 공을 막지 못하므로 실패가 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안전 제일주의’ 전략을 짜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다. 여기서 안전 제일주의란, 최악의 상황을 염두하고 그 상황에서 이득이 최대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여기서 최악의 상황은 상대가 나의 전략을 간파하는 경우다. 축구에서라면 골키퍼가 키커의 슛 방향을 알아차리는 경우에 해당한다. 이때는 나의 전략을 상대방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확률적을 바탕으로 행동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키커와 골키퍼가 오른쪽 표와 같이 각 방향에 따른 슛 성공률을 갖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위의 표를 토대로 키커의 관점에서 그래프를 그리면, 왼쪽 그래프와 같다. 보라색 직선은 골키퍼가 왼쪽을 방어하는 경우에 키커의 슛 성공률이고, 초록색 직선은 골키퍼가 오른쪽을 방어하는 경우에 키커의 슛 성공률이다. 두 직선 중 아래에 놓인 부분이 최악의 상황을 나타낸다. 두 직선은 키커가 오른쪽으로 움직일 확률이 63.5%일 때 만나고, 이때의 슛 성공률은 52.5%로 최대다. 이 점보다 키커가 오른쪽으로 움직이면 골키퍼가 오른쪽을 방어해 슛 성공률이 낮아지고, 왼쪽으로 움직이면 골키퍼가 왼쪽을 방어해 슛 성공률이 낮아진다.

반대로 골키퍼 관점에서 그래프를 그리면 오른쪽 그래프와 같다. 두 직선은 골키퍼가 오른쪽으로 움직일 확률이 25%일 때 교차되고, 그때의 슛 성공률은 52.5%다. 만약 이 점보다 골키퍼가 오른쪽으로 움직이면 키커가 왼쪽을 노리는 성공률이 높아지고, 골키퍼가 왼쪽으로 움직이면 키커가 오른쪽을 노리는 성공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골키퍼가 오른쪽으로 25%의 확률(=왼쪽으로 75%)로 움직일 때, 슛 성공률을 최소화할 수 있다.

즉 키커는 오른쪽으로 63.5%의 확률로 움직이는 것이, 골키퍼는 왼쪽으로 75%의 확률로 움직이는 것이 각자 입장에서 최선의 전략이다.

POINT
월드컵에서 대표팀의 페널티킥 기록은?


우리나라가 역대 월드컵에서 페널티킥을 얻은 것은 총 2회다. 한·일월드컵에서 미국과의 경기에서는 이을용이,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는 안정환이 페널티킥을 얻었지만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그러나 승부차기에서는 좋은 사례를 갖고 있다. 한·일월드컵 스페인과의 8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3:5로 승리를 거뒀다.

6.27 벨기에 vs 대한민국, 강팀 이기는 점수 따로 있다?

강팀을 이기는 반전의 비밀은 1:0 또는 2:1


우리나라는 16강 진출을 결정짓는 마지막 경기를 벨기에와 치르게 된다. 벨기에는 누가 뭐래도 H조의 최강팀이다. 많은 축구전문가들이 벨기에와의 경기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지만, 경기 결과는 경기가 끝나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법! 한·일 월드컵에서 우리나라는 강팀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2:1로 이긴 기록이 있다. 예상을 깨는 반전이 스포츠의 재미이듯, 강팀을 상대로 한 경기에서 승리를 거머쥘 비책은 없을까?

열혈 축구팬이자 물리학자인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의 이인호 박사는 약팀이 강팀을 이길 수 있는 확률을 계산하는 흥미로운 시도를 했다. 이인호 박사는 영국의 프리미어리그에서 일어난 경기를 바탕으로 ‘약팀’이 ‘강팀’을 이기는 경우의 수를 따져 보았다. 경기에 참가한 팀 중에서 하위 5개의 팀과 상위 5개의 팀을 고른 다음, 평균 경기당 득점률을 비교했더니 3:7 정도였다. 즉, 하위 팀 중 하나가 평균 3점을 득점하면 상위 팀 중 하나는 평균 7점을 득점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비율을 토대로 강팀과 약팀이 경기를 한다면 강팀이 이길 확률은 70%, 약팀이 이길 확률은 30%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경기에서 두 골이 나오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이때 경우의 수는 2:0으로 약팀이 이기는 경우와 1:1 무승부, 2:0으로 강팀이 이기는 경우로 3가지다. 각각의 확률은 다음과 같다.

▶ 약팀이 2:0으로 이길 확률 = 0.3×0.3 = 0.09
▶ 강팀이 2:0으로 이길 확률 = 0.7×0.7 = 0.49
▶ 1:1로 비길 확률 = 1-0.09-0.49 = 0.42


그렇다면 세 골이 나오는 경우도 생각해 보자. 이때 경우의 수는 3:0 또는 2:1로 약팀이 이길 경우와 반대로 3:0 또는 2:1로 강팀이 이길 경우가 있고, 확률은 다음과 같다.

▶ 약팀이 3:0으로 이길 확률 = 0.3×0.3×0.3 = 0.009
▶ 약팀이 2:1로 이길 확률 = (0.3×0.3×0.7) + (0.3×0.7×0.3)+(0.7×0.3×0.3) = 0.189
▶ 강팀이 3:0으로 이길 확률 = 0.7×0.7×0.7 = 0.343
▶ 강팀이 2:1로 이길 확률 = (0.7×0.7×0.3) + (0.7×0.3×0.7) + (0.3×0.7×0.7) = 0.441


결국 약팀이 이길 확률은 0.009+0.189=0.198로, 2:0으로 이길 확률보다는 조금 크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경기에서 나온 골의 수에 따라 약팀이 이길 확률을 계산하면 결과는 오른쪽 그래프와 같다. 약팀은 1:0으로 이길 때 확률이 30%로 가장 크고, 그 다음으로는 2:1로 이길 확률이 약 20%로 크다.

물론 이와 같은 승률은 약팀과 강팀의 득점률이 3:7이라는 가정에서 얻은 값이다. 게다가 오늘날의 축구에서는 3:7과 같이 절대적인 실력 차이를 보기 쉽지 않다. 3:7과 같이 절대적인 실력차이가 있음에도 두 골이 날 경우에 무승부가 될 확률이 무려 42%나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떤 강팀을 만나더라도 경기를 마치기 전까지는 해 볼 만한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강팀 벨기에를 상대로 한 마지막 조별 예선 경기에서 우리나라는 벨기에의 득점을 최대한 막으면서, 적절한 득점 기회를 반드시 잡아 1:0 또는 2:1로 이기는 전략을 짜 보면 어떨까.
 

POINT
월드컵 역사 속 약팀의 반란!


● 1950년 브라질 월드컵 미국(1) : 잉글랜드(0)
●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북한(1) : 이탈리아(0)
● 1982년 스페인 월드컵 알제리(2) : 서독(1), 북아일랜드(1) : 스페인(0)
●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카메룬(1) : 아르헨티나(0)
● 2002년 한일 월드컵 세네갈(1) : 프랑스(0), 한국(2) : 이탈리아(1)
●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남아공(2) : 프랑스(1), 세르비아(1) : 독일(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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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6월 수학동아 정보

  • 장경아(kate103@donga.com) 기자
  • 찬희
  • 도움

    하비에르 로페즈 페냐 교수
  • 도움

    신성휘 교수
  • 도움

    한준희 축구해설위원
  • 도움

    이인호
  • 도움

    백상숙 수학과 교사
  • 도움

    이소정 수학과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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