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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 수학 올림픽, 최고의 수학자는 누구?

중 2 방정식과 부등식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올림픽이 열리는 뜨거운 런던…이 아니라 별별 수학올림픽이 열리는 수학스타디움입니다. 최초로 열리는 이 올림픽에서는 오뚜기상, 창과방패상, 넘사벽상, 황금알상 모두 네 개 부문으로 나눠 최고 수학자를 선발할텐데요, 말씀 드리는 순간! 은둔의 수학자로 알려진 페렐만이 덤블링을 하면서 입장하네요. 참으로 보기 힘든 광경이죠? 넘사벽상 후보자답게 우아하게 장대 높이 뛰기를 하며 입장하는 수학자 갈루아도 보이는군요. 시작부터 경쟁이 치열한데요? 별별 수학 올림픽, 바로 시작합니다!

오뚜기상 불가능한 난제에 도전하는 수학자들

인간의 신체 한계에 도전하는 운동선수들처럼, 불가능한 난제에 도전하는 수학자들이 많습니다. 수학올림픽위원회에서는 수많은 수학자들이 실패를 겪는 걸 보면서도 좌절하지 않고 도전해, 결국 증명에 성공한 수학자들에게 오뚜기상을 수여합니다. 오뚜기상 후보로 앤드류 와이즈와 그레고리 페렐만이 올랐군요?

정수론을 진보시킨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영국의 수학자 앤드류 와이즈입니다. 전 수학 난제 중 하나였던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푼 공로를 인정받아 오뚜기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전 10살 때 처음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보고, 수학자의 길을 꿈꾸게 됐습니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란, 17세기의 수학자 페르마가 ‘xn+yn=zn은 n이 3이상일 때 자연수 해를 갖지 않는다’라고 남긴 명제입니다. 페르마가 실제 증명 과정을 남기지 않아 수학자들을 300년 이상 고민에 빠뜨렸지요.

주목할 것은 페르마의 정리를 증명하고자 연구하는 과정에서 정수론이 크게 발전했다는 점이에요. 수학자 에른스트 쿠머는 기존의 복소수보다 확장된 허구의 수인 ‘이상수’란 개념을 만들었고, 타원곡선과 모듈러 형식의 관련성에 대한 추론이 발표되는 등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증명하기 위해 중요한 이론들이 만들어졌거든요. 이런 선배 수학자들 덕분에 제가 1995년 페르마의 예상이 옳다는 증명을 해낼 수 있었답니다.

우주의 모양을 발견한 수학자, 그레고리 페렐만

1904년 프랑스의 수학자 푸앵카레는 ‘임의의 고리를 만들어서 그 고리의 크기를 점점 작게 만들 경우, 한 점으로 줄어들 수 있는 크기가 유한한 도형은 구’라고 추측했어요. 이것이 참이라면 우주의 모양을 예측할 수 있어 많은 수학자들이 이 문제에 매달렸지만 실패했지요.

그러다가 2003년 제가 인터넷에 간단한 논문을 올렸는데, 수학자들이 꼬박 3년 간 검증한 끝에 마침내 푸앵카레 추측이 풀렸다고 선언했지요. 이 공로로 2006년 필즈상과 미국 클레이수학연구소에서 제시한 100만 달러의 상금을 받게 됐지만 거절했어요. 돈에는 관심없거든요. 그래도 제 덕분에 우주가 3차원 구면과 같은 공간인지 검사할 수 있게 돼 기쁘네요.

창과방패상 역설을 통해 수학을 발전시킨 수학자들

창과방패상은 수학자들조차 고심하게 만든 역설의 문제를 만들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애쓴 수학자들에게 수여됩니다. 이 과정에서 수학의 기초인 논리학을 비롯해 극한과 무한의 개념을 발전시킨 수학자들을 만나 보죠.

역설의 아버지, 제논


역설이란 ‘참으로 보이지만 참이 될 수 없는 이율배반적인 이야기’를 말합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였던 저는 반박하기 어려운 역설의 문제로 많은 사람들을 당황시키곤 했죠. 제 역설 중 가장 유명한 ‘아킬레스의 역설’에 대해 한번 들어 볼래요?

거북이보다 10배는 빠르게 달릴 수 있는 달리기 선수 아킬레스가 있습니다. 아킬레스는 거북이가 100m 앞서 달리도록 하고 경주를 시작했어요. 아킬레스가 100m를 달리면 거북이는 10m 앞서고 있겠지요. 아킬레스가 다시 10m를 쫓아가면 거북이는 여전히 아킬레스보다 1m 앞서 있을 것입니다. 이 과정이 무한히 반복되면, 거북이는 항상 아킬레스보다 여전히 얼마만큼 앞서 있을 거예요.

말이 안 돼 보이는 이 역설은 2000년이 지나도록 풀리지 않았어요. 그러다 18세기 이후 무한의 개념을 도입한 칸토어에 의해 해결됐지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간에 초점을 맞춰 봅시다. 아킬레스가 100m를 달리는 데 10초 걸린다고 하면, 아킬레스가 처음 거북이가 있던 곳까지 도달하는 데 10초가 걸립니다. 그 사이 거북이는 10m 앞서 있습니다. 아킬레스가 그 10m를 따라가는 데 1초가 걸리고, 거북이는 1m를 또 전진해 있습니다. 아킬레스가 거북이를 따라가는 데 걸리는 시간을 모두 합하면 10+1+1/10+…이됩니다. 무한급수의 합의 공식에 대입하면 아킬레스가 거북이를 따라잡는데 걸리는 시간은 100/9초입니다.

에우불리데스의 거짓말쟁이 역설

“모든 크레타인은 거짓말쟁이다.”
만약 이 말을 한 사람이 크레타인이라면 어떻게 될까요? 이 말이 사실이라면 문장 그대로 ‘크레타인은 거짓말쟁이’가 됩니다. 따라서 이 말을 한 사람도 거짓말쟁이고, ‘크레타인은 거짓말쟁이’란 말은 거짓말이 됩니다. 여기서 모순이 발생합니다. 또 이 말이 거짓말이라면 크레타인은 참말만 하므로 위 말은 틀린 말이 됩니다. 여기서 또 모순이 생깁니다.

이렇게 자신이 거짓임을 말할 때 생기는 역설을 ‘거짓말쟁이의 역설’이라고 합니다. 거짓말쟁이의 역설은 기원전 4세기부터 논리학자들 사이에서 논쟁됐지만, 19세기가 지나도록 해결되지 못했어요. 그러다가 20세기 폴란드의 논리학자인 알프레드 타르스키가 해결했어요. 그는 사실에 관해 말하는 언어(대상언어)와, 그 언어 자체에 대해 말하는 언어(메타언어)를 구분해야 한다고 봤어요.

메타언어는 대상언어가 말하고 있는 명제의 참과 거짓을 판단하기 때문에, 대상언어에 비해 한 단계 높은 차원에 속한다고 했지요. 타르스키는 두 언어를 계층적으로 구분해야 모순이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답니다.

논리학의 기초를 세운 러셀의 역설

어떤 마을에 단 한 명의 이발사가 있습니다. 이 이발사는 스스로 면도하지 않는 마을 사람들만 면도를 해 주지요. 그러면 이 이발사는 자기 스스로 면도를 할까요? 면도하지 않을까요?

이 역설은 제가 쓴 <;수리철학입문>;에 실린 역설로, ‘이발사의 역설’이라고 불립니다. 만일 이 이발사가 자기 스스로 면도한다고 하면, 이발사는 자신이 면도해 주는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면도를 해서는 안 됩니다. 반대로 면도하지 않는다면, 이발사가 면도해 주는 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에 모순이 생기지요.

19세기 말 경, 전 수학의 기초인 논리학과 집합론에 이런 역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충격에 빠진 적이 있습니다. 다른 수학자들 역시 역설이 수학의 기초를 혼란스럽게 한다고 해서 많은 관심을 가졌지요. 역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 논리학을 더욱 탄탄히 만들고, 힐베르트는 공리에 의해 수학의 기초를 다지려는 노력을 했습니다. 역설 덕분에 논리학과 수학의 기초가 다시 쓰여진 거지요.
 
러셀

넘사벽상 어린 나이에 뛰어난 업적을 이룬 수학자들

넘사벽이란 ‘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란 뜻으로, 뛰어넘을 수 없을 만큼 엄청난 사람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수학올림픽위원회에서는 어린 나이에 엄청난 수학 업적을 이뤄, 청소년들에게 수학자에 대한 동경과 도전 의식을 불어넣은 수학자들에게 넘사벽상을 수여합니다. 어떤 후보자들이 나왔을까요?

19살에 300년동안의 난제를 해결한 아벨

 

제가 대학에 다닐 당시 2, 3, 4차 방정식의 해법이 발견됐어요. 많은 수학자들은 5차 방정식의 일반적인 해법을 구하는 데 집중했지요. 하지만 이런 노력은 번번히 실패했어요. 그러다 1824년, 19살이던 제가 ‘5차 이상의 방정식일 때에는 해를 구하는 공식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했습니다. 이것으로 3세기 동안 이어진 수학자들의 고민이 해결됐지요.

하지만 프랑스 학사원에서는 제 논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하잘것 없다’고 평가해요. 전 인정받지 못하고 일자리를 구하다가 폐결핵으로 죽고 말지요. 이후 베를린대학에서 절 인정하고 교수로 초청했을 땐 이미 제가 죽은 지 이틀이 지난 뒤였어요. 하지만 제 이름은 수학계의 노벨상인 ‘아벨상’으로 남아 있어요. 또한 ‘아벨의 적분’, ‘아벨의 정리’, ‘아벨방정식’, ‘아벨군’ 등 많은 수학용어 속에 살아 있으니, 너무 슬퍼 마세요.

대수학을 발전시킨 무서운 십대, 갈루아

저만큼 불행한 사람이 또 있을까요? 전 17살에 방정식 이론에 대한 논문을 파리 아카데미에 제출했어요. 그런데 심사관이 논문을 분실하고 말았어요. 아마 이 때부터 불운이 시작된 것 같아요. 그 해 아버지는 자살을 하시고, 1830년에는 파리 아카데미에 ‘갈루아 이론’의 일부를 담은 논문을 제출했지만 또다시 논문이 분실되죠. 정치 활동에 빠져들어 퇴학을 당하고 감옥에 수감되기도 했어요. 이후 프랑스 아카데미에 다시 논문을 제출했지만 ‘이해하기 힘들다’는 평가만 돌아왔지요.

전 1832년, 권총 결투로 죽고 말아요. 5차 이상의 방정식에서는 왜 일반적인 해법을 구할 수 없는지 ‘군’이란 새로운 개념을 적용해 설명했는데, 제 이론은 이해되는 데만 70년이 걸렸대요. 이 이론은 기하학, 대수학의 발전과 함께 핵물리학과 유전공학의 토대가 되고 있지요. 만약 제가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지 않았다면 더욱 위대한 수학자가 되지 않았을까요?

최연소 필즈상 수상자, 장 피에르 세르

안녕하세요? 정수론을 연구하는 프랑스 수학자 장 피에르 세르입니다. 전 1954년 27살의 나이에 필즈상 수상했습니다. 필즈상은 40살 이하의 젊은 수학자에게만 상을 주는데, 그 중에서도 전 필즈상 최연소 수상자란 기록을 세웠지요.

또한 지난 2000년에는 필즈상 다음으로 권위 있는 울프상 수학 부문을 수상하고, 2003년에는 노르웨이 국왕이 백만 달러와 함께 수여하는 아벨상도 수상했습니다. 현재까지 이 3개의 상을 모두 수상한 수학자는 저와 미국 플로리다대 교수인 존 탐슨밖에 없지요. 최연소 필즈상 수상자와 수학계의 상 3관왕 달성이 어디 쉬운 일인가요?
 
제1회 아벨상 수상자로 선정된 피에르 세르. 그는 최연소 필즈상 수상자로도 기록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IQ를 가진 수학자, 테렌스 타오

IQ 221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IQ를 가진 호주의 테렌스 타오입니다. 전 IQ 외에도 여러 신기록을 갖고 있어요. 먼저 11살에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출전해 동메달을 땄어요. 12살에는 은메달을, 13살에는 금메달을 수상했지요. 전 3년 연속 국제수학올림피아드 최연소 참가자이자 최연소 금메달리스트로 기록됐습니다. 이 기록은 아직까지도 깨지지 않았어요.

또 24살에는 UCLA 수학과의 최연소 정교수가 되고, 2004년에는 수학자 벤 그린과 함께 등차수열에 관한 정수론의 난제를 해결해 더욱 유명해졌지요. 전 *그린-타오 정리라고 불리는 이 이론 덕분에 2006년 국제수학자대회에서 필즈상을 수상했습니다. 제 수학적 천재성이 인정받고 있단 얘기죠.

*그린-타오 정리 소수로 이루어진 등차수열을 찾아 그 수열이 얼마나 길게 이어질지 설명하는 이론.

황금알상 수학으로 경제력을 입증한 수학자

수학은 이상한 천재들이나 하는, 실용적이지 못한 학문이라고 생각하는 청소년들이 많습니다. 특히 요즘 청소년들은 어떤 직업이 얼마의 연봉을 받는지 관심이 많죠? 수학올림픽위원회에서는 수학만 잘 해도 잘 살 수 있음을 청소년들에게 보여 준 수학자에게 황금알상을 수여합니다. 제임스 사이먼스라는 수학자가 단일 후보로 올랐는데요, 그 공로가 단연 독보적이군요!

세계에서 가장 연봉이 높은 수학자, 제임스 사이먼스

 

미국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번 사람은 누구일까요? 빌게이츠? 스티브 잡스? 땡! 아닙니다. 바로 저, 제임스 사이먼스입니다. 미국의 경제지 월스트리트 저널에서는 제가 2010년 한 해 동안 총 2조 9000억 원의 수입을 올렸다며, 세계 최고의 연봉을 받는다고 보도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전 경영학이나 경제학 전공자가 아니라, 수학자랍니다. 수학을 이용해 복잡한 금융 세계를 정확히 예측하고 투자해 돈을 벌고 있지요. 제 자랑을 좀 해 볼까요? 전 1974년에 미분기하학의 지도자로 불리는 수학자 천싱셴과 함께 독특한 기하학적 측정법인 ‘천-사이먼스 이론’을 발표했습니다. 이 이론은 수학 7대 난제 중 하나인 ‘푸앵카레의 추측’을 푸는 열쇠를 제공했지요. 저는 전직 하버드대학 수학과 교수였고, 현재는 헤지펀드 투자회사인 ‘르네상스 테크놀로지’ 대표랍니다. 이제는 학생들 대신 직원들에게 어떻게 투자할 것인지를 수학으로 설명하고 있지요.

수학에 돈이 있다는 건 뜬 소문이 아닙니다. 미국의 연봉조사기관인 페이스케일이 올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가장 연봉을 많이 받는 학과 상위 15개 중, 수학과 관련된 과가 3개나 포함됐다고 하네요.

아직도 수학자는 배고픈 직업이라고 생각하나요? 이제는 금융권을 비롯해 일반 기업에서도 수학 전공자를 선호하는 추세예요. 돈을 벌려면 수학을 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니까요! 제가 바로 그 산 증인이랍니다.

2012년 07월 수학동아 정보

  • 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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