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는 6이라고 해~. 6월은 6이 2번 만나는 6월 6일이 있어서 제일 좋아. 나에 대해 잘 아니? 어렸을 때부터 6이란 수를 알고 있으니 당연하다고? 글쎄, 그 대답은 이번 여행을 다녀온 뒤에 듣는 걸로 하지. 갑자기 무슨 여행이냐고? 바로 나, 완전수 6에 대해 제대로 아는 여행이야. 자, 그럼 떠나볼까~!
정답이 뭘까? 눈치가 빠른 사람은 보기만 보고도 답을 알았을 거야. 바로 ⑤의 힌트대로 ④가 답이지.①, ②, ③, ⑤에서 밑줄 친 육은 모두 한자 六(여섯 육)으로 나타낼 수 있어. 하지만 ④의 육은 한자 肉(고기 육)이기 때문에 달라. 모두 첫 번째 관문은 가뿐히 통과했겠지!
그런데 한자에서 여섯을 왜 六이란 모양으로 나타낼까? 六은 한 손에서 세 손가락씩, 즉 두 손의 여섯 손가락을 펴서 만든 모양을 본떠 만들었다고 해. 사실 한자가 만들어지는 기본 원리도 상형, 지사, 회의, 형성, 전주, 가차로 여섯 가지나 돼. 이 중 六은 눈으로 볼 수 없는 추상적인 사물이나 개념의경우 구체적인 부호나 그림을 통해 그 뜻을 나타내도록 만든 글자인 ‘지사자’ 야.
아라비아 숫자에서는 여섯을 왜 6으로 표기할까? 아라비아 숫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가설이 있는데,이 중에서 흥미로운 주장은 각 숫자가 해당하는 수만큼의 각(180°보다 작은 각)을 갖도록 만들어졌다는 거야. 숫자 6에서는 180°보다 작은 각을 6개 찾을 수 있다는 뜻이지.
오른쪽 그림을 보면 이 재미있는 주장이 다른 아라비아 숫자에 대해서도 얼마나 잘 맞는지 알 수 있어. 물론 이 방식에 쓰이는 초기 아라비아 숫자는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숫자와는 약간 차이가 있어.그래도 굉장히 신기하지 않니? 설마 10부터는 왜 안 보여주냐고 묻지 않겠지. 알다시피 아라비아 숫자는 0부터 9까지의 1자리 숫자로 나머지 수를 모두 나타낼 수 있잖아.
*육하원칙
언론 보도에 반드시 담겨야 할 여섯 가지 기본 요소인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왜, 어떻게’ 를일컫는 말.
*삼십육계 줄행랑
중국의 병법서에서 36번째 계책으로 상황이 불리할 때는 달아나는 것이 상책이라는 뜻.
*사육신(死六臣)
조선 세조가 단종으로부터 왕위를 빼앗았을 때, 단종의 복위를 꾀하다 발각돼 세조에게 죽임을 당한 여섯 명의 신하 성삼문, 하위지, 유응부, 박팽년, 이개, 유성원을 이르는 말.
*육탄공격
무기가 아닌 몸으로 공격한다는 의미.
*육감(six sense)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의 5가지 감각 외에 직관적으로 상황을 파악하는 정신작용.
이번에도 눈치가 빠른 사람은 금방 알았을 거야. 그래, 정답은 바로 ⑤야. 그런데 원의 구면접촉수가왜 6이고,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많을 거야. 이것은 한 개의 원에 접할 수 있는 같은 크기의 원이 최대 6개라는 걸 의미해. 여기서 키스(kiss)는 가운데 원에 6개의 원이 접하는 상황을 재미있게 표현한 거지.
동전을 이용하면 이것을 쉽게 확인해볼 수 있어. 동전 1개를 가운데에 두고, 주변에 똑같은 동전을 놓으면 6개를 초과해서 놓을 수 없다는 걸 알 수 있지.
이 구면접촉수는 원뿐만 아니라 공 모양의 구에서도 생각할 수 있어. 이때 구의 구면접촉수는 12야. 그러니까 한 개의 공에 동일한 크기의 공을 붙여서 둘러싸려고 할 때, 최대 12개까지 붙일 수 있다는 뜻이지.
17세기 유명한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였던 요하네스 케플러는 3차원 공간에서 공을 가장 효율적으로 쌓는 방법을 연구해 ‘케플러의 추측’ 을 제안했어. 케플러는 공을 쌓을 때 빈 공간이 정육각형이 되도록 쌓는 ‘면 중심 입방격자’ 일 때가 가장 효율적이라고 추측했지. 케플러의 추측은 수학자들이 최근에서야 컴퓨터를 이용해 증명했을 정도로 매우 어려운 문제였어.
그런데 이 방법,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지 않니? 그래 시장에서 과일 장수가 사과나 배, 복숭아 같은 과일을 쌓을 때 정사면체로 쌓는 방법과 같아. 실생활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것인데, 수학자들은 어렵게 그 방법을 찾은 셈이지. 이때도 가운데에 있는 구형 과일 1개와 만나는 다른 과일이 12개라는 걸 알 수 있어.
이번 문제의 정답은 ①이야. 육분의는 두 점 사이의 각도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광학기계로 큰 바다를항해할 때 태양과 달, 별의 고도를 측정해 자신의 위치를 구하는 데 사용하는 기기란다. 이 기기의 이름이 육분의가 된 것은 원의 6분의 1, 즉 60°의 부채꼴 모양을 한 프레임으로 가지고 있기 때문이야.
결국 나머지 보기는 모두 육각형과 관련이 있다는 얘기지. 육각형과 어떻게 연관되는지 알아볼까? 우선 겨울에 볼 수 있는 눈송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정 모양이 육각형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 대부분의 눈송이는 육각형 구조를 가지는데, 이것은 눈송이를 이루는 물 분자가 독특한 결합을 하기 때문이야. 물 분자 H₂O에서 산소 O에 달라붙은 2개의 수소 H는 104.5°의 각을 이루는데, 물 분자가육각형으로 배열될 때 가장 안정적이야. 이 때문에 대부분의 눈송이가 육각형 모양을 하는 거야.
눈이나 얼음이 가지는 이런 육각형 구조 때문에 물은 특이하게도 액체보다 고체일 때 오히려 부피가 커진단다. 실제로 물을 얼리면 얼음이 처음 넣은 물보다 더 커져서 볼록 튀어나온 걸 볼 수 있는데, 10% 정도 부피가 늘지. 물이 얼면서 생기는 육각형 구조 때문에 가운데 빈 공간이 많이 생겨 다른 물질과 달리 액체보다 고체일 때 부피가 더 커지는 거야.
우리가 마시는 물 중에도 육각형 고리구조로 된 물, 즉 육각수가 있어. 이 물을 꾸준히 마시면 건강에 좋다고 알려져 있기도 해. 물을 차갑게 하거나 게르마늄 이온을 첨가하면 육각형 고리구조를 가지는 육각수가 잘 만들어진대.
그리고 벤젠은 6개의 탄소가 육각형 구조의 고리모양으로 연결돼 있어. 독일의 화학자인 케쿨레는 꿈속에서 뱀이 꼬리를 물고 있는 모습을 보고 힌트를 얻어 벤젠의 육각형 분자구조를 알아냈다고 해. 벤젠은 독성이 있지만 아스피린 같은 알약에도 들어 있을 정도로 실생활에 유용하게 쓰이는 물질이야.
벌집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육각형 방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어. 벌집은 그 자체가 육각형이 기본인 구조야. 같은 모양의 방을 서로 빈틈없이 붙여서 지으려면 정다각형 중에는 정삼각형, 정사각형, 정육각형만 가능해. 이들 정다각형의 한 각의 크기가 각각 360°의 약수인 60°, 90°, 120°이기 때문이지. 이 중 정육각형은 둘레가 일정할 때 넓이가 가장 큰 도형이야. 벌이 재료를 적게 쓰면서도 가장 넓고 튼튼한 방이 정육각형 모양이란 것을 어떻게 알아냈는지 신기하지 않니?
마지막 문제의 정답은 뭘까? 그래, 바로 ①과 ④야. 완전수와 삼각수가 어떤 수인지 궁금하다고? 완전수는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시작된 특별한 조건을 만족시키는 수를 뜻하지. 그리스의 피타고라스 학파는 만물의 근원을 수로 봤는데, 이 중에서도 완전수에 특별한 의미를 뒀어.
완전수는 자기 자신을 제외한 나머지 약수들의 합이 자신과 같아지는 수를 말해. 이때 나머지 약수를진약수라고 하는데, 중학교 1학년 때 배우는 부분집합과 진부분집합의 관계와도 비슷하지.
예를 들어 6은 6을 제외한 나머지 약수가 1, 2, 3인데, 이들을 합하면 1+2+3=6이 되므로 완전수야. 6은 완전수 중에서도 첫 번째 수지. 부분(자기 자신이 아닌 약수들)으로부터 전체(자기 자신)를 만들어낼 수 있는 완전수는 찾기가 쉽지 않았다는 점에서 피타고라스 학파에서 매우 신성하게 생각했어.
6 다음에 나오는 완전수를 5개 나열해보면 28, 496, 8128, 33550336, 8589869056이야. 6번째 완전수를 보니까 어떤 생각이 드니? 완전수를 찾기가 쉽지 않았으리라는 것을 대충 짐작할 수 있겠지. 지금까지 발견된 완전수는 그리 많지 않아. 그리고 컴퓨터의 도움을 받아도 새로운 완전수를 발견하기가 쉽지 않아. 특히 홀수인 완전수가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어.
완전수에서 한 가지 재미있는 내용이 있어. 바로 완전수의 모든 약수를 역수로 만들어 더하면 값이 항상 일정하다는 점이야.
완전수 6의 모든 약수 1, 2, 3, 6의 역수를 더해보면 그 합은 1/1+1/2+1/3+1/6=2가 돼. 완전수 28도 모든약수 1, 2, 4, 7, 14, 28의 역수를 합하면 1/1+1/2+1/4+1/7+ 1/14+ 1/28=2라는 것을 알 수 있지.
사실 이것은 완전수이기 때문에 너무나 당연한 결과야. 왜 이렇게 되는지는 직접 통분을 한 뒤에 계산을 해보면 금방 알 수 있을 거야. 삼각수는 말 그대로 삼각형 모양으로 점이나 물건을 배열했을 때,사용된 점이나 물건의 총 개수를 말하지. 아래 그림에서 살펴보면 첫 번째 삼각수는 1, 두 번째 삼각수는 1+2=3, 세 번째 삼각수는 1+2+3=6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
여기서 재밌는 사실을 하나 알 수 있어. 바로 완전수인 6도 삼각수(3번째)고, 완전수인 28도 삼각수(7번째)라는 점이야. 실제로 모든 짝수인 완전수는 삼각수라는 것이 밝혀졌지. 덧붙여 말하면 n번째 삼각수는 결국 1부터 n까지의 자연수를 모두 더한 수야.
참 그거 아니? 1부터 n까지의 자연수를 쉽게 더하는 방법 말이야. 아래 그림처럼 1부터 3까지의 합인3번째 삼각수를 2개 만들어 더하면 가로와 세로가 각각 4개와 3개의 점으로 이뤄진 직사각형 모양이 되는 것을 알 수 있어. 그리고 직사각형을 이루는 점의 개수는 4×3=12와 같이 쉽게 셀 수 있지. 즉 직사각형의 점의 개수를 먼저 구한 뒤에 반으로 나누면 처음의 삼각수가 얼마인지 쉽게 알 수 있다는 거야.
이것을 일반화하면 1부터 n까지의 합인 n번째 삼각수 2개를 더해 가로와 세로가 각각 n+1, n개의 점으로 이뤄진 직사각형으로 만들 수 있어. 그러면 n번째 삼각수는 이 직사각형을 이루는 점의 개수의 절반인 n×(n+1)/2 이라는 공식으로 나타낼 수 있단다.
이번 여행 어땠니? 이제 6에 대해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지. 숫자가 너무 흔하게 쓰이다 보니 숫자를 봐도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여행으로 일상생활 곳곳에서 내가 활약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줬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