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재판은 간단하네. ‘생’과 ‘사’라고 적힌 종이가 내 손 안에 있네. 이 중 ‘생’을 뽑으면 살고, ‘사’를 뽑으면 사형이네.”
피타고라스는 재판정에 앉아 폴에게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하지만 생사를 결정하는 선택인 만큼 폴의 긴장감은 극에 달했다. 게다가 피타가 두 장 모두 ‘사’가 써 있다며 피타고라스의 속임수를 일러 주자, 폴은 혼란에 빠지고 만다. 폴은 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문제 ❶ 사형의 위기에서 벗어나다!


“어떤 걸 선택에도 사형이라니…. 어떻게 하지?”
피타고라스는 초조하게 고민하는 폴을 재촉했다.
“시간이 없네. 어서 대답하라고! 왼손? 오른손?”
“밑져야 본전이지. 그렇다면….”
폴이 왼손에 있던 종이를 달라고 하자, 피타고라스는 손에 있던 종이를 펴 보려고 했다.
“잠깐! 제가 직접 펴 보게 해 주세요! 어쩌면 사형일지도 모르는데, 이 정도 부탁은 들어줄 수 있죠?”
폴은 피타고라스에게서 종이를 받더니 갑자기 입 속에 넣고 꿀꺽 삼켜 버렸다. 폴의 돌발행동에 깜짝 놀란 피타고라스가 소리를 질렀다.
“이게 무슨 짓인가!”
폴이 차분하게 말을 했다.
“글쎄요. 제가 뽑은 종이는 제 뱃속으로 들어가 버리고 말았지만, 피타고라스님이 손에 쥐고 계신 종이를 펴 보면 되니 너무 화내지 마세요.”
“뭐…, 뭐라고?”
“어차피 종이는 두 장뿐이잖아요. 한 장은 ‘생’, 다른 한 장은 ‘사’. 그러니 피타고라스님이 갖고 계신 종이를 펴 보면 제가 뽑은 종이에 뭐라고 써 있었는지 알 수 있잖아요.”
피타고라스는 아차 싶었다. 자신이 양손에 ‘사’라고 적힌 종이를 쥐고 있어 틀림없이 폴을 함정에 빠뜨릴 수 있다고 안심했는데, 폴이 이렇게 나오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피타고라스가 하는 수없이 자기가 들고 있던 종이를 펴자 거기에는 ‘사’라고 적혀 있었다.
“다행이다! 피타고라스님이 ‘사’를 들고 있으니, 전 ‘생’을 뽑은 거 맞죠? 얏호!”
폴이 뭔가 알고 꾀를 부린 것이 분명했다. 피타를 째려 보았지만 피타는 모른척하고 있었다. 폴의 능청스런 연기에 피타고라스는 약이 올랐다.
“살아나게 된 것을 축하하네. 하지만 이대로 가면 너무 서운하니 나랑 게임이나 한 판 더 하고 가게.”
“그런 게 어디 있어요! 문제를 풀었으면….”
폴이 항의했지만 소용 없었다.
“규칙은 간단하네. 1×20의 띠 양 끝에 서서, 한 명씩 1칸 또는 2칸씩 움직이는 거야. 난 왼쪽으로만, 자넨 오른쪽으로만 이동할 수 있어. 물론 다른 사람을 뛰어넘을 수는 없다네.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는 사람이 지는 걸세. 간단하지? 내가 먼저 움직일까? 자네가 먼저 움직이겠는가?”
“머…, 먼저 하세요!”

문제 ❷ 반가운 손님을 맞아라!

폴이 이 게임에서도 이기자, 피타고라스는 바짝 약이 올라 길길이 날뛰었다. 하지만 이 게임만 이기면 놔 주겠다고 폴에게 약속했기 때문에 어쩔 도리가 없었다.
“폴, 당장 이 나라에서 나가! 추방이라고!”
“칫, 저렇게 속이 좁아서야. 저도 별로 오고 싶지 않네요.”
폴은 아무런 미련도 없이 논리나라 밖으로 나왔다. 논리나라에서 추방당한 건 하나도 아쉽지 않았지만 피타와 떨어진 게 서운했다.
“휴~, 다시 혼자가 됐네. 뭔가 쓸쓸하다.”
논리나라 밖은 숲속이었다. 혼자 한숨을 푹 내쉬며 터덜터덜 걷던 폴에게 어디선가 반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피타, 피타!”
“어? 피타! 어떻게 된 거야? 네 주인은 어떻게 하고? 설마 몰래 나온 거야?”
“응응!”
피타는 눈을 꿈뻑거리며 웃었다.
“그런데 너 이제 말을 거꾸로 하지 않네?”
“응응!”
“어떻게 된 거야?”
그러자 폴의 몸에 찌르르 전기가 올랐다.
“악! 깜짝이야!”
전기와 함께 머릿속으로 피타의 생각이 흘러 들어왔다.
‘논리나라 밖에서는 말을 거꾸로 하지 않는 대신, 간단한 말밖에 할 수 없어. 대신 내 생각을 텔레파시로 전달할 수 있으니 참고해.’
“텔레파시를 하려면 꼭 전기를 통해야 하는 거야? 으~, 찌릿찌릿해.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네. 악! 또 왜?”
‘필요할 때만 텔레파시를 보낼게. 저기 빛 쪽으로 가 봐. 반가운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거야.’
피타가 말한 방향으로 가니 웬 윷놀이 말판 같은 것이 보였다.
“이게 뭐야? 반가운 사람은 어디 있어?”
그러자 다시 찌르르~ 전기가 오더니 피타의 음성이 들려 왔다.
‘서두르지 마. 문제를 풀면 만날 수 있을 거야.’

규칙 1 가로, 세로 줄에 1~4 숫자가 하나씩만 들어가도록 한다.
규칙 2 줄로 연결된 같은 그룹 안에도 1~4 숫자가 하나씩만 들어가도록 한다.

문제 ❸ 또다른 폴의 등장!

한편, 그 시각 폴리스는 논리나라로 통하는 긴 통로를 통과하고 있었다.
“웬 돌풍이지?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는데? 어?”
폴리스는 거센 바람에 밀려 논리나라로 통하는 문을 놓치고 엉뚱한 곳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러더니 밖으로 홱 튕겨져 나왔다.
“우앗! 폴리스! 반가운 사람이 폴리스였구나!”
“폴? 그럼 여기 논리나라야?”
“논리나라 근처긴 한데…. 말하자면 길어.”
“피타! 피타!”
폴에게 갑자기 피타의 텔레파시가 전해졌다.
‘조심해!’
폴리스가 나온 문에서 누군가 또 튕겨 나왔다.
“윽, 머리야…. 여…, 여긴 어디지?”
문에서 나온 것은 머리가 아픈 듯 팔로 머리를 감싸 쥐고 있다가 서서히 일어났다. 그 순간 정체 모를 사람을 지켜보던 폴의 눈이 커다래졌다.
“뭐…, 뭐야! 나잖아?”
거기엔 정말 폴과 꼭 닮은 사람이 서 있었다. 새로 튀어나온 폴도 원래 폴을 보더니 깜짝 놀라 말했다.
“뭐…, 뭐야! 나잖아?”
폴이 발끈해서 말했다.
“따라하지 마! 기분 나쁘잖아!”
“따라하지 마! 기분 나쁘잖아!”
이 때 두 번째 폴이 중얼거렸다.
“수업 시간에 떨어진 지우개를 주우려고 하다가 기우뚱한 것까진 기억나는데…. 여긴 어디지?”
“뭐?”
그 때였다. 바닥에서 뭔가 빛나더니 순식간에 빛으로 된 도형이 드러났다. 두 번째 폴이 호기심을 보이며 가까이 다가가다가 도형에 갇히고 만다.
“윽, 이게 뭐야? 나 좀 빼내 줘!”
피타의 목소리가 전해졌다.
‘숫자에 집중해!’

문제 ❹ 수십 명의 폴의 공격에서 벗어나라!

당황한 폴이 어떻게 문제를 풀어야 할지 고민하는 찰나, 갑자기 두 번째 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수를 맞히라고? 5, 65, 13?”
그러자 별이 환하게 빛나더니 두 번째 폴의 모습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어떻게 하지?”
“따라가자! 빛이 사라지기 전에 서둘러!”
폴리스가 별 모양 빛으로 다가가자 폴리스의 모습도 사라졌다. 폴이 망설이자 피타가 폴을 재촉하며 폴의 어깨에 폴짝 올라탔다. 폴은 하는 수 없이 별 모양 빛으로 다가갔다.
“아, 더이상 위험한 건 싫은데….”
폴이 빛으로 다가가자 피타와 함께 사라지는 동시에 빛도 꺼지고 말았다.
“팟!”
시끄러운 소리에 폴이 눈을 떴다.
“응? 여긴?”
그 곳은 교실이었다. 자습시간인지 다들 공부를 하고 있었고, 폴은 교실 뒤쪽에 혼자 앉아 있었다.
“우앗! 우리 학교잖아? 다시 돌아온 건가?”
흥분한 폴이 소리를 지르자 공부를 하던 학생들이 일제히 폴을 쳐다봤다. 그런데….
“으악! 다 나잖아?”
수십 명의 폴이 폴의 목소리에 반응하듯이 일어나 폴에게 점점 다가왔다. 이 기괴한 광경에 폴은 온몸이 덜덜 떨려 왔다. 주변을 둘러보니 바로 옆에 폴리스가 누워 있었고, 피타가 폴을 보호하기 위해 여러 폴들에게 전기를 쏘고 있었다. 하지만 수십 명의 폴들은 멈출 생각을 하지 않았다.
“어떻게 하지?”
폴은 갑자기 주사위가 떠올랐다.
“이게 위급할 때 도움이 된다고 했는데….”
폴은 주머니에서 주사위를 꺼내 무작정 바닥에 굴렸다. 주사위는 6이 나오고 폴들은 동시에 그 자리에 멈춰서더니 교내 방송이 울려 퍼졌다.
“제한 시간은 5분. 교실에 6번 선을 그어 모든 폴이 한 사람씩 들어가도록 분할하세요.”
교실은 둥그런 원형이었고, 자신을 포함해 모두 22명의 폴이 교실에 있었다. 어떻게 6번만 선을 그어 원을 22칸으로 만들 수 있을까?

닮은 듯 다른 폴과 폴b

“30초, 29초, 28초, …”
시간이 30초밖에 남지 않은 위기 일발의 상황이었다. 폴은 등줄기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뭔가 풀릴 듯 말 듯 하면서 묘안이 떠오르지 않았다.
“아!”
갑자기 떠오른 생각에 폴은 생각난대로 6개의 선을 빠르게 그었다.
“8초, 7초, 6초, … 정답. 미션 완료.”
폴이 문제를 풀자 카운트다운이 멈추고 자신을 제외한 21명의 폴이 모두 사라졌다. 아까부터 깨어나서 초조하게 폴을 지켜보던 폴리스도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었다.
“정말 위험했어. 잘 해 냈어, 폴.”
“돌아온 줄 알았는데….”
폴은 위기에서 벗어나자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원래 세계로 돌아온 줄 알고 잠시 기뻤는데, 일이 점점 더 복잡해져만 가는 것 같았다.
“피타! 피타!”
조용하던 피타가 교탁 위에서 펄쩍펄쩍 뛰며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교실 앞쪽으로 가자 교탁에 가려져 있어서 보이지 않던 또 한 명의 폴이 보였다.
“모두 다 사라진 게 아니었어? 아직도 내가 남아 있다니!”
“나야. 우리 아까 봤잖아. 다시 교실에 온 줄 알고 좋아했는데, 자세히 보니 내가 너무 많아서 무서웠어. 그래서 조용히 교탁 밑에 숨었지. 그리고 네가 온 거야.”
“왜 얘는 남아 있는 거지?”
폴리스는 두 번째 폴을 바라보며 뭔가 생각나는 듯 말했다.
“글쎄….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뭔가 단서가 될 것 같아. 좀 지켜보자고. 일단 둘이 좀 헷갈리니 넌 폴b라고 부를게.”
“아, 폴b! 그런데 너 수학 좀 하더라? 아까 네가 금방 숫자를 말하기에 좀 놀랐어.”
“탁 보니 알겠던데? 넌 아냐?”
폴은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두 번째 폴이 얼굴만 같은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느껴졌다. 그러고 보니 둘은 같은 얼굴, 같은 키, 같은 목소리였지만 어딘지 다른 데가 있었다. 폴b는 원래 폴과 달리 낯선 곳에서도 별로 당황하는 기색 없이 당당해 보였다. 또 숫자에 대해 주눅들거나 거부감도 없어 보였다. 둘을 번갈아 쳐다보던 폴리스가 폴b에게 말했다.
“폴b, 너에 대해 말해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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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06월 수학동아 정보

  • 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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