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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으로 꿰뚫는 추리 셜록홈즈 그림자 게임


세계인이 사랑하는 명탐정 셜록홈즈가 돌아왔다.

그런데 이번엔 심상치 않다. 영화 시작부터 어두운 기운이 감도는데…. 이번 사건은 홈즈의 탐정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사건이기도 하지만, 일생일대 최악의 위기이기도 하다!


 
수학으로 무장한 강적, 모리아티 교수
‘셜록(Sherlock)’은 ‘수수께끼를 잘 맞히는 사람’이란 뜻이다. 이름값을 톡톡히 하는 홈즈는 의문의 사건 사고가 일어나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 해결해 주는 만능해결사다.

그런데 이런 그를 좌절시킨 한 사람이 나타났다. 홈즈가 ‘범죄의 나폴레옹’이라 부를 정도니, 보통은 아닌 듯하다. 홈즈의 최대 강적, 그는 누구일까?

이 영화는 셜록홈즈 전집 중 하나인 <;셜록홈즈의 회상, 마지막 사건>;을 바탕으로 재구성했다. 오른쪽에 공개한 모라아티교수에 대한 정보 역시, 원작 소설에 등장하는 내용이다. 영화속에서는 그가 수학교수인 것 외에는 정보를 아낀다.

이런 엄청난 배경을 가진 모리아티 교수는 자신이 타고난 재능과 능력을 총 동원해 유럽 전역을 손에 쥐고 흔들 만한 엄청난 음모를 꾸민다. 홈즈는 그의 계략을 눈치채지만, ‘모리아티는 천재에, 재능 있는 수학자이고 철학자이며 진정한 논리가’라 표현하며 혀를 내두르고 만다.
천하의 홈즈가 흔들리고 있다!


홈즈의 방을 가득 메운 거미줄
이대로 물러설 홈즈가 아니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수학에는 수학! 홈즈는 자신의 분석적 추리’의 단계를 따라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정보를 모으기로 한다.

1단계, 뛰어난 관찰력으로 사건의 실마리가 될 모든 정보를 수집한다! 이 때 홈즈는 수학의 한 분야인 ‘그래프 이론’을 적극 활용한다. 그래프 이론은 여러 정보 중에서 알짜 정보만 골라, 각 정보 사이의 관계를 분석하는 학문이다. 정보(점)들이 어떻게 연결(선) 되느냐에 따라 그 관계를 파악할 수 있다.

홈즈는 모리아티 교수와 연관된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자신의 방 한쪽 벽면에 점을 찍어, 관련 자료를 모으고 있었다. 사건의 수가 점차 늘어나자 서서히 사건 사이에 연관성이 발견됐고, 이를 선으로 잇자 모리아티 교수와 연관된 사건들 사이의 관계가 그래프로 드러나게 됐다.



2단계, 관찰한 사실이 사건의 단서로 활용할 수 있도록, 원인을 밝힌다!

홈즈는 자신이 수집한 자료 사이의 관계를 표현하고 파악하기 위해 그래프 이론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그 결과 갖가지 위조사건, 강도사건, 살인사건이 마치 교묘히 엉켜 있는 거미줄처럼 나타났다. 곧바로 홈즈는 3단계로 돌입해 신빙성 없는 자료는 과감히 버렸다. 그리고 나서 다음과 같이 외쳤다.

“모든 단서가 한곳을 지목해. 모든 것이 명확해졌어!”

추리의 끝자락에 선 홈즈. 이제 마지막 단계만 남았다. 4단계는 추리한 사실을 종합해 하나의 사실을 설명하는 스토리를 만드는 것! 홈즈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부분이다.

모리아티 교수는 거미줄을 닮은 방사형으로 자신의 세력을 서서히 넓혀왔다. 또한 그는 거미줄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거미처럼, 거미줄에 생기는 미세한 진동도 금세 알아차릴 수 있도록 홈즈의 작은 움직임까지도 주시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모리아티 교수는 몸을 숨기고 범행을 저지를 수 있었다. 여기까지 알게 된 홈즈가 눈을 번뜩이며 말한다.

“이건 게임이야. 고양이와 쥐처럼 쫓고 쫓기는 대결, 그림자 게임!”

암호로 자신의 계획을 숨기는 홈즈

그림자 게임에서 모리아티 교수를 이길 홈즈의 필살기는 바로 ‘암호’다. 암호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암호에 대한 두 가지 능력을 모두 갖춰야 한다.

첫째, 자신의 계획을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도록 암호를 만드는 능력이다. 사실 홈즈는 오래 전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형과 암호로 써진 편지를 주고받았다. 이 때마다 자신의 뜻과 처한 상황을 반대로 적은 다음, 형과 자신만 아는 단어를 가장 마지막에 적었다. 이 편지는 모두 반대로 해석하면 된다. 홈즈와 그의 형은 이를 ‘거울 반사 암호’라 불렀다.

영화에서 이 암호는 생이별한 왓슨 부부가 편지로 안부를 확인하는 장면에서 사용됐다. 아내가 걱정된 왓슨 박사는 ‘당신을 너무 그리워하고 있고,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는 메시지를, ‘이제 당신이 지겨우니 혼자 잘 먹고 잘 살라’고 써서 보낸다. 편지를 받고 당황한 왓슨 박사의 아내에게 홈즈의 형은 안심하라며 거울 반사 암호를 설명해 준다.

둘째는 다른 사람이 작성한 암호를 꿰뚫는 능력, 즉 암호 해석 능력이 필요하다.

모리아티 교수는 자신의 조직원들에게 살인을 지시하기 위해 암호가 적힌 쪽지를 건넨다. 이는 살인을 당할 위험에 처해 있는 피해자에게 전달될 쪽지였다. 영화에서는 쪽지의 내용을 자세히 다루지 않지만, 원작 소설에서 자세히 볼 수 있다.소설 속에서 홈즈는 우연히 이 쪽지를 손에 넣게 된다. 하지만 숫자와 알파벳이 불규칙하게 섞인 이 쪽지를 본 홈즈는 적잖이 당황한다. 하지만 그가 누구인가, 명탐정 홈즈 아니던가!

홈즈는 이내 맨 처음 나오는 ‘534’가 어떤 책의 쪽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아 낸다. 그리고 ‘534’ 다음 단어인 ‘C2’는 해당 쪽의 두 번째 문단을, ‘13’은 열세 번째부터 시작되는 단어를 말하고, 계속해서 ‘127’은 두 번째 문단의 백이십칠 번째부터 시작되는 단어 등으로 이어진다는 걸 파악한다. 이 때 가장 큰 숫자가 ‘293’인 걸 보면 534쪽의 두 번째 문단이 엄청 긴 것을 짐작할 수 있다.

500쪽이 넘는 책이라면 성경책만큼 두꺼울 터. 왓슨 박사는 ‘성격책’일 것이라 확신했지만, 홈즈는 ‘그들이 성경을 읽을 리 없다’며 왓슨의 추측을 비웃는다. 악행을 저지르는 사람들이 성경책을 볼 리 없고, 더군다나 개정판의 종류가 무수히 많은 성경책은 아닐 거라는 것이다.

홈즈는 다시 두껍고 글 많은 책의 범위를 점차 좁혀나갔고, 마침내 당시 어느 집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커다란 책을 떠올린다. 그것은 휘태커의 연간 연구 기록을 담은 <;휘태커 연감>;! 특히 더글라스(DOUGLAS)와 벌스톤(BIRLSTONE)은 연감의 아무 페이지에서나 볼 수 있는 단어가 아니어서, 암호로 사용된 것이다. 홈즈와 왓슨 박사는 <;휘태커 연감>;의 534쪽을 펴고, 암호를 해독하기 시작한다.

마침내 홈즈는 더글라스가 시골에 사는 부유한 신사이고, 모리아티 교수 조직은 그를 해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걸 알아 낸다! 암호를 해독한 홈즈는 모리아티 교수보다 한 발 먼저 더글라스를 찾아, 범행을 막을 수 있었다. 셜록홈즈의 수학 실력이 아니었다면, 또 한 명의 희생자가 생길 뻔한 순간이었다.

 
 왓슨이 전하는 셜록홈즈 속 과학이야기 

과학자, 셜록홈즈

홈즈는 탐정이 되지 않았다면 아마 괴짜 과학자가 됐을 거네.

때때로 아무일도 하지 않고 실험에만 매달렸던 걸 보면 말이야.

그와의 첫 만남도 아주 특별했지.

내가 처음 홈즈를 만나던 날, 그날도 역시 홈즈는 어떤 실험을 하고 있었어. 얼마나 지났을까, 홈즈가 흥분한 모습으로 실험실에서 뛰쳐나왔어. 모습이 마치 ‘유레카’를 외치며 목욕탕을 뛰쳐나온 그리스의 수학자 아르키메데스 같았다니까. 아르키메데스만큼이나 대단한 걸 발견한 눈치였지. 그는 태어나 처음 본 나에게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우악스럽게 이야기했네.

“드디어 오직 헤모글로빈에 의해서만 침전되는 시약을 발견했다네!”

그렇게 우리의 만남은 시작됐지. 홈즈가 발견한 시약으로 우린 꽤 여러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냈어. 물론 이번 영화에서는 정신없고 바빠서 이 시약은 사용하지 못했네. 대신 판단이 빠르고 조금 인간적인 방법을 택했지. 모리아티 교수의 음모를 뒤쫓던 중 점술가 ‘심’의 오빠를 찾으러 가서 발견한 자국을…! 직접 맛본 홈즈가 이번엔 침착하게 말하더군.

“이건 와인일세!”

홈즈의 또 다른 무기

홈즈의 또 다른 강력한 무기는 ‘식물학’에 대한 엄청난 관심과 박학다식함이었어. 식물에 대한 사랑이 아주 유별났거든.
이번 영화에 등장한 홈즈의 방을 기억하나? 나도 꽤 오랜 만에 그 집을 찾았는데, 홈즈의 방문을 열었다가 기절할 뻔 했어. 정원으로 가는 문인 줄 알았다니까.

사실 그의 방안을 가득 메운 식물들은 대부분 무시무시한 독성이 있는 녀석들이야. 벨라도나와 아편과 같은 식물들이지. 그는 특히 수사에 도움이 되는 독성이 있는 식물들은 어느 누구도 따라올 수 없을 정도의 정보를 갖고 있어. 19세기에는 정원에서 자라는 흔한 화초보다 치명적인 가지과 식물에 의해 살해된 희생자가 많았거든. 벨라도나가 대표적인 독성식물이지. 이번 모리아티 교수 사건에서도 홈즈의 식물학 연구는 우리의 추리와 수사를 더욱 빛나게 만들었어.

홈즈가 모리아티 교수 연구실을 찾았을 때, 칠판 앞에서 ‘원예의 기술’이라는 책을 발견하지. 그리고는 창가에 놓인 시든 화분을 보게 됐어. 식물학에 일가견 있는 그는 호기심이 발동했지. 추리 끝에 홈즈는 자신이 잠시나마 흠모했던 여인 아이린 애들러가 죽은 원인을 예측할 수 있었네. 그녀는 모리아티 교수가 건넨 차를 마시고 즉사했거든.

홈즈는 모라아티 교수가 독성이 있는 식물을 우려낸 차로 그녀를 살해한 걸 알아 냈어. 그의 식물에 대한 정보가 없었더라면 불가능한 일이었지.

이처럼 셜록홈즈는 타고난 천재적인 추리능력뿐만 아니라 수학은 물론, 과학 실력까지 갖추고 있었어.

어떤가? 이만 하면 셜록홈즈를 진정한 명탐정이라고 부를 만하지?

2012년 02월 수학동아 정보

  • 염지현 기자
  • 도움

    올댓시네마
  • 도움

    워너브라더스코리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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