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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요즘 주말에 무엇을 하냐고 묻습니다. 저는 주로 사진을 찍고 다닌다고 말하며, 스마트폰에 저장해 놓은 사진을 자랑스레 보여줬어요.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컴퓨터로 옮겨 보정한 뒤 스마트폰으로 옮기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친, 나름 공들인 사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뭐죠? 이상합니다. 스마트폰 화면으로 보니 집에 있는 모니터로 보던 색이 아니었습니다!
집에 와서 스마트폰과 컴퓨터 모니터에 똑같은 사진을 띄워놓고 비교해 봤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서로 다른 색이었습니다. 제가 너무 예민한 걸까요? 아주 어긋난 건 아니지만, 공들여 작업한 사진의 색이 다르게 보이니 속상하군요. 도대체 왜 다르게 보이는 걸까요?
사실 이유는 명확합니다. 모니터와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가 다르기 때문이지요. 백라이트, 액정, 컬러필터의 특성에 따라 내는 색이 달라져요. 화면의 밝기도 색에 크게 영향을 끼쳐요. 물론 이외에도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니 기기마다 색이 다를 수밖에 없고, 심지어 같은 제품이라도 약간씩 다릅니다.
◀ 같은 사진이라도 어떤 디스플레이로 보느냐에 따라 색이 다르게 보일 수 있다.
모든 문제는 ‘디지털 색’의 등장에서 비롯됐습니다. 디지털 색이란 스마트폰과 모니터, TV 같은 디스플레이에서 나오는 빛의 색입니다. 디스플레이가 등장하기 전까지 우리는 태양빛이나 실내조명에 의해 반사돼 보이는 ‘아날로그 색’만 봐 왔지요. 그런데 다양한 디스플레이 화면이 등장하면서 같은 사진도 다른 색으로 보일 수 있게 된 겁니다.
그렇다면 색의 기준을 여러 가지 화면 중 무엇으로 잡아야 할까요? 아니면 객관적으로 정한 기준이 있을까요?
집에 와서 스마트폰과 컴퓨터 모니터에 똑같은 사진을 띄워놓고 비교해 봤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서로 다른 색이었습니다. 제가 너무 예민한 걸까요? 아주 어긋난 건 아니지만, 공들여 작업한 사진의 색이 다르게 보이니 속상하군요. 도대체 왜 다르게 보이는 걸까요?
사실 이유는 명확합니다. 모니터와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가 다르기 때문이지요. 백라이트, 액정, 컬러필터의 특성에 따라 내는 색이 달라져요. 화면의 밝기도 색에 크게 영향을 끼쳐요. 물론 이외에도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니 기기마다 색이 다를 수밖에 없고, 심지어 같은 제품이라도 약간씩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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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문제는 ‘디지털 색’의 등장에서 비롯됐습니다. 디지털 색이란 스마트폰과 모니터, TV 같은 디스플레이에서 나오는 빛의 색입니다. 디스플레이가 등장하기 전까지 우리는 태양빛이나 실내조명에 의해 반사돼 보이는 ‘아날로그 색’만 봐 왔지요. 그런데 다양한 디스플레이 화면이 등장하면서 같은 사진도 다른 색으로 보일 수 있게 된 겁니다.
그렇다면 색의 기준을 여러 가지 화면 중 무엇으로 잡아야 할까요? 아니면 객관적으로 정한 기준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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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로 색에 대한 기준이 등장한 건 1931년이에요. 공장에서 제품을 대량으로 만들기 시작하면서 모든 제품의 색을 오차 범위 안에서 일정하게 맞출 필요가 있었어요. 즉 색을 객관적으로 측정해야 했습니다. 같은 청바지인데 한 청바지는 물 빠진 파란색이고, 다른 청바지는 아주 진한 파란색이라면 같은 제품이라고 할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1931년 색, 빛, 조명의 표준을 관리하는 국제조명위원회(이하 CIE)는 ‘CIE1931 색공간★이라는 국제 표준을 만들어 발표했어요. 사람이 색을 어떻게 인지하는지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수학적으로 정의한 최초의 색의 기준이었습니다. 현재까지도 국제적으로 사용하는 색 측정의 기본입니다.
색공간★ 색을 3차원 공간에 좌표로 나타낸 개념이다.
CIE1931 색공간은 ‘색대응 실험’을 통해 만들었어요. 이 실험은 사람의 시각을 기준으로 R(빨강), G(초록), B(파랑) 세 가지 색만 있으면 모든 색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에서 출발해요. CIE는 영국인 17명을 대상으로 R, G, B를 조합해 나온 색과 자연에 존재하는 색이 언제 같게 보이는지 데이터를 모았습니다. 그 결과 색을 X, Y, Z라는 세 숫자로 표현할 수 있게 됐습니다. 색을 숫자에 대응시킨 것이지요.
이렇게 양이 적고 편차가 큰 데이터로 만든 색공간이 지금까지 기준으로 쓰이고 있다는 건 놀라워요. 이는 수학자가 참여해 편차를 감안하고 평균값을 이용해 엄밀하게 풀어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어요.
따끈따끈한 색공간, DCI-P3
CIE1931이 나온 이후로 디지털 색을 효율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여러 색공간이 등장했어요. 하지만 오른쪽 말발굽 모양의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디지털 색공간은 삼각형 영역의 색만 표현할 수 있을 뿐, 자연에 있는 모든 색을 표현할 수 있지는 않아요. 그래서 색채 연구자들은 색공간을 더 넓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DCI-P3(이하 P3)라는 색공간이 주목받고 있어요. 이 색공간은 월트 디즈니, 소니 픽처스, 20세기 폭스 같은 영화사가 디지털 영화 상영을 위해 만든 색공간이에요. 지금까지 가장 대중적으로 쓰고 있던 색공간과 비교해 25% 더 넓어요. 그동안은 영화관에서만 쓰이다가 최근에 와서 최신 디스플레이에 적용되기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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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디스플레이에 적용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었어요. 기존에 널리 쓰였던 색공간은 8비트를 기준으로 쪼개서 색을 나타냈는데, P3처럼 넓어진 색공간은 8비트로 쪼개면 색 사이의 간격이 듬성듬성해지기 때문이에요. 넓어지긴 했지만 색공간 안의 색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8비트보다 훨씬 많이 쪼개 색을 더 촘촘하게 나눌 수 있는 16비트로 표현해야 했어요.
이를 위해서는 8비트에서 코딩할 때 쓰던 ‘정수’가 아닌 ‘실수’를 써야 했어요. 정수보다 실수가 훨씬 촘촘하기 때문에 세밀한 표현이 가능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색채과학자는 ‘부동소수점’이라는 개념을 썼어요. 이는 소수점이 있는 실수를 표현하기 위해 사용합니다. 컴퓨터에서 코딩할 수 있는 공간은 정해져 있는데, 그 안에서 무한한 실수를 근사해서 나타내기 위해 쓰고 있지요. 따라서 기존 색공간에서 색을 (255, 128, 191)과 같이 표현했다면, 새로운 색공간에서는 (1.0, 0.5, 0.75)과 같이 나타내요.
이를 위해서는 8비트에서 코딩할 때 쓰던 ‘정수’가 아닌 ‘실수’를 써야 했어요. 정수보다 실수가 훨씬 촘촘하기 때문에 세밀한 표현이 가능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색채과학자는 ‘부동소수점’이라는 개념을 썼어요. 이는 소수점이 있는 실수를 표현하기 위해 사용합니다. 컴퓨터에서 코딩할 수 있는 공간은 정해져 있는데, 그 안에서 무한한 실수를 근사해서 나타내기 위해 쓰고 있지요. 따라서 기존 색공간에서 색을 (255, 128, 191)과 같이 표현했다면, 새로운 색공간에서는 (1.0, 0.5, 0.75)과 같이 나타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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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에 기준이 있다는 건 이제 알았습니다. 그럼 이제 제가 가진 디스플레이를 기준에 맞추기 위해 ‘캘리브레이션’이라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체중계에 올라가기 전에 영점을 잡는 것처럼 기준색에 가깝게 색을 조절하는 것이지요. 캘리브레이션을 하기 위해서는 색을 인식하는 센서와 소프트웨어가 필요합니다. 캘리브레이션을 하는 자세한 과정을 보고 싶은 독자는 아래 QR코드를 스캔해 보세요.
캘리브레이션을 하고 나니 이제 한시름 덜었습니다. 모니터에 띄운 사진과 스마트폰 화면에 띄운 사진 중 어떤 걸 기준으로 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어졌으니까요. 드디어 제 사진의 본色이 드러났군요. 사실 캘리브레이션은 일상적인 상황에서 할 필요는 없습니다. 영상이나 사진 같은 색과 깊이 관련 있는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하지요. 듀얼 모니터를 사용한다면 두 모니터 사이의 색을 맞추기 위해서도 쓰입니다. 컴퓨터에서 작업한 결과물과 인쇄물의 색을 맞출 때도 활용하지요.
우리가 보는 디스플레이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점점 더 많은 색을 표현할 수 있게 되겠지요. 앞으로 얼마나 다채로운 색으로 감동을 전할지 기대됩니다.
![캘리브레이션을 하기 위해 센서를 설치한 모습이다. 이제 캘리브레이션 소프트웨어를 실행시키고 센서를 색을 측정할 위치로 옮겨 놓고 시작하면 된다.](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1707/M201708N009_8.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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