띵동, 공포영화의 ‘공포 수치’를 알려주는 수학공식도 배웠는데, 왜 계속 공포영화를 봐야 하는 거야? 사실 나 무섭다고. 그만 보면 안 돼? 근데 띵동, 이 영화에 수학이 나와. 4차원 입방체가 어쩌고저쩌고. 왜 그런 거야?
살인이 일어나는 4차원 수학공간, ‘큐브2’
수학과 공포영화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아세요? 바로 무서움이에요. ‘수학공포증’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그래서인지 수학을 소재로 한 공포영화가 있어요. 지금 보고 있는 영화 ‘큐브2’는 ‘하이퍼큐브’라 불리는 4차원 초입방체 안에 사람들이 갇히면서 이야기가 시작되죠. 4차원 초입방체는 정육면체를 4차원으로 확장한 도형인데, 서로 평행하거나 수직인 선분으로만 이뤄져 있어요. 사실 4차원 공간에서 만들어지는 도형이니까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죠.
영화에선 4차원 초입방체가 현실세계에서 만들어졌다고 가정하고 진행돼요. 이 영화에는 캐나다 수학자 데이비드 프라비카가 참여했어요. 그는 4차원 초입방체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줬는데, 자신의 캐나다 주민등록번호인 476804539를 큐브 번호 중 하나로 썼다고 해요. 영화를 보면서 이 숫자를 한번 찾아보세요.
4차원 공간인 만큼 큐브 안은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아요. 큐브에는 6개의 문이 있는데, 그중 하나의 문으로 나가면 다른 큐브 안으로 들어가게 돼요. 먼 미래로 가기도 하고 과거로 돌아가기도 해요. 심지어 미래의 내 모습이 보이기도 하죠.
사실 영화 ‘큐브2’보다 ‘큐브1’에 더 많은 수학적인 내용이 나와요. 소수와 공간좌표, 치환법을 다루고 있거든요. 그런데 잔인한 장면이 일부 있어서 소개하기가 어렵네요. 안전수치 6090를 넘기면 큰일이잖아요. 그쵸?
수학으로 연쇄살인을 해결하다, ‘옥스퍼드 살인방정식’
이 세 기호 다음에는 어떤 기호가 올까요? 첫 번째는 원, 두 번째는 두 원이 겹친 부분, 세 번째는 삼각형이에요. 어렵죠? 이 문제처럼 다음에 올 숫자나 기호가 특수한 규칙을 따르고 있다면 이를 ‘논리수열’이라고 해요.
‘옥스퍼드 살인방정식’은 영화로도 나와 있지만, 소설에 더 많은 수학 지식과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으니 소설로 만나보죠.
‘옥스퍼드 살인방정식’에선 이 논리수열을 이용해 옥스퍼드대 일대에서 벌어지는 연쇄 살인사건의 진실을 밝히죠. 범인은 살인사건을 저지르기 전에 저명한 수학자 아서 셀덤 교수에게 이 메시지를 차례로 보내요.
옥스퍼드대에 다니는 주인공은 3가지 기호만 보고 피타고라스학파의 수비학과 관련돼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죠. 수비학은 숫자를 주제로 연구하는 학문으로 수학에는 속하지 않아요. 단지 숫자에 다양한 의미를 부여하죠. 피타고라스학파에선 숫자 1을 모든 것의 시작이자 완전한 수로 간주해 신성하게 여겼어요. 원처럼 스스로 닫혀 있는 상태라고 생각했죠.
숫자 2는 갈등이나 차이를 나타내는 이중성을 의미해요. 두 원이 겹친 것을 보고 주인공은 숫자 2를 떠올리죠. 숫자 3은 하늘과 땅, 바다로 이뤄진 세계의 삼중성을 뜻해요. 즉 전체를 나타내죠. 숫자 4는 신을 뜻해요.
주인공은 피타고라스학파에선 숫자 4가 테트라크티스형 (1+2+3+4=10)과 관련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앞으로 일어날 살인사건에서 범인이 한 번에 10명을 죽인다고 생각하고 추적하죠. 결국 이 기호를 통해 살인범을 알아내요. 이제 조금 전 문제의 정답은 알겠죠? 하하. ‘옥스퍼드 살인방정식’에는 이 외에도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 등 다양한 수학 지식이 담겨 있어요.
수학문제를 풀어야 산다, ‘페르마의 밀실’
“귀하가 다음 문제의 정답을 맞힌다면 할리우드 영화의 주인공으로 낙점됩니다. 다음 수의 특징을 찾아보세요. 9 4 3 5 6 2 1 7 8”
날 시험하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날 뭐로 보고? 근데 감독이 누구라고? 피터? 그럼 풀어야지. 근데 답을 모르겠다. 으악,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 와~. 띵동!
이번에 출연할 영화가 ‘페르마의 밀실’을 리메이크한 거라면서 그 영화 안 봤어요? 가장 먼저 나오는 문제인데…. 아하! 거기선 ‘5 4 2 9 8 6 7 3 1’이라고 나오는구나. 응용해 보세요!
그래도 모르겠다고요? 페르마의 밀실은 스페인 영화잖아요. 이 문제를 우리식으로 바꾼 거예요. 1부터 9까지 숫자를 한글로 적으면 일 이 삼 사 오 육 칠 팔 구이고 이를 사전식으로 배열하면 구 사 삼 오
육 이 일 칠 팔이죠. 이제 알겠죠? 정답은 사전식 배열! 영화에선 스페인어로 같은 문제가 나왔겠죠. 따라서 cinco(5), cuatro(4), dos(2), nueve(9), ocho(8), seis(6), siete(7), tres(3), uno(1)예요.
이참에 ‘페르마의 밀실’에 대해 연구해 볼까요? 제가 도와줄게요. 어떤 역할을 맡을지는 모르지만 여기 나오는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수학을 잘하거든요. 배역을 맡으려면 그만큼의 실력을 쌓아야죠. 이 영화에는 이 문제 말고도 총 7문제가 출제돼요. 1분 안에 문제를 풀지 못하면 4개의 벽을 미는 압축기에 의해 방이 좁아지죠. 영화에서처럼 1분 안에 다음 문제를 풀어보세요.
페르마 퀴즈
1. 과자 가게 주인이 상자 세 개를 선물 받았다. 상자에는 각각 박하사탕과 아니스사탕, 박하와 아니스가 혼합된 사탕이 들어 있다. 그리고 각 상자에는 ‘박하’, ‘아니스’, ‘혼합’이라고 상품명이 적혀 있다. 그런데 주인은 상자에 적힌 상품명이 모두 틀렸다고 생각한다.세 상자 안에 든 사탕을 맞히기 위해서 최소 몇 번 사탕을 꺼내야 하는가?
띵동, 이건 너무 쉬운데. 상자에 적힌 상품명이 모두 틀리다며? 그럼 ‘혼합’이라고 적힌 상자만 보면 되잖아. 박하사탕이 나오면 ‘아니스’라고 적힌 상자에 혼합사탕이, ‘박하’라고 적힌 상자에 아니스사탕이 있는 거고. 아니스사탕이 나오면 ‘아니스 상자’에 박하사탕이, ‘박하 상자’에 혼합사탕이 있는 거잖아. 즉 한 번만 사탕을 꺼내보면 되지.
띵동, 내 실력을 뭐로 보고 이런 문제를 낸 거야? 딴 건 몰라도 먹는 것과 관련된 문제는 틀릴 수가 없다고. 바로 다음 문제.
2. 다음을 해독하세요.
띵동, 내가 수학 좀 하지. 하하하. 부러워하지 말라고. 띵동도 크면 나처럼 될 거야. ‘필’ 받았을 때 마저 풀어야 한다고. 빨리 다음 문제.
3. 한 학생이 선생님께 물었다. “따님의 나이가 어떻게 되나요? ”선생님은 “세 딸의 나이를 곱하면 36이고 더하면 너희 집 주소(13)다”라고 말했다. 학생이 힌트를 더달라고 하자, 선생님은 “제일 큰 아이는 피아노를 친다”고 답했다. 세 딸의 나이는 얼마일까?
이건 말이지 부정방정식 문제야. 세 딸의 나이를 x, y, z라고 하면 xyz=36, x+ y+z=13이지. 36을 소인수분해하면 22×32이니까. xyz=36을 만족시키는 x, y, z의 순서쌍은 (1, 1, 36),(1, 2, 18), (1, 3, 12), (1, 4, 9), (1, 6, 6), (2, 2, 9), (2, 3, 6), (3, 3, 4)이고, 세 자연수를 합했을 때 13이 되는 순서쌍은 (1, 6, 6)과 (2, 2, 9)지. 그런데 문제에서 제일 큰 아이가 있다고 했으니 (2, 2, 9)가 답이야. 즉 2세, 2세, 9세가 정답이지.
띵동, 나한테만 문제 내지 말고 띵동도 풀어 보지 그래. 이 영화에 8개의 수학문제가 나온다면서? 아니면 띵동표 공포영화 공식을 만들어 보던가. 난 이만하면 수학공부 많이 했으니 좀 쉬어야겠어. 하하하.
미리 영화를 봤으니 망정이지, 띵동 앞에서 창피할 뻔했네요. 수학동아 친들도 나만의 공포영화 공식을 만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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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수학을 소재로 한 공포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