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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공포영화의 '공포 수치'를 알려주는 수학공식

 

공포영화의 '공포 수치'를 알려주는 수학공식


벌써 열 편째. 안전수치 6090을 넘기기 직전이라고. 얼마나 더 봐야 수학공식을 만들 수 있는 거야? 이거 위험하다고. 내 심장이 공포영화에 해제되기라도 하면 어떡하려고 그래. 대답해, 띵동!

누가 수학공식 만들라고 했어요. 공포영화가 얼마나 무서운지를 나타내는 수학공식에 대해 아느냐고 물었지. 혼자 잘못 알아듣고는…. 그리고 수학 잘한다고 하기에 당연히 아는 줄 알았죠.
 

‘샤이닝’은 스티븐 킹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한순간도 긴장감을 놓을 수 없게 이어지는 사건 구성 때문에 역대 최고의 공포영화를 꼽을 때 항상 상위권에 든다.


이미 2004년에 영국 킹스대 수학자들이 공포영화의 ‘공포 수치’를 알려주는 수학공식을 만들었어요. 연구팀은 공포영화의 고전인 ‘싸이코(1960)’부터 2003년 개봉한 ‘텍사스 전기톱 살인사건’까지 영국의 영화채널인 ‘스카이무비’가 조사한 역대 가장 무서운 영화 10편을 대상으로 공포를 일으키는 요인에 대해 2주간 연구했어요. 그 결과 공포영화의 ‘공포수치’를 알려주는 수학공식을 만들었죠. 이 공식으로 가장 무섭다고 나오는 영화가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샤이닝(1980)’이라는 사실까지 알아냈어요.

공포영화의 ‘공포 수치’를 알려주는 수학공식은 서스펜스, 사실성(realism), 환경, 피, 진부한 장면이라는 5가지 주요변수로 나타낼 수 있어요. 연구팀은 통계프로그램을 이용해 주요 변수를 알아내고 주요 변수를 구성하는 변수도 알아냈죠. 지금부터 각각의 변수에 대해 자세히 알려 드릴게요. 다른 사람들한테 아는 척해야죠.

긴장감 고조시키는 음산한 음향

영화에서 주인공이 살인마나 귀신에게 쫓기면 관객들은 공포감을 느낀다.

서스펜스는 말 그대로 긴장감을 불어넣는 요소를 말해요. 킹스대 수학자들은 서스펜스를 일으키는 요인으로 5가지 변수를 정했어요. 먼저 공포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음향 효과(es)죠. 음악으로 무언가 나올 것 같은 분위기를 조성하다가 한순간에 소리가 커지면서 빵! 큰 소리와 함께 끔찍한 일이 벌어지거나 귀신이 나타나죠. 공포영화를 집에서 볼 때보다 영화관에서 볼 때 더 무서운 이유가 이런 음향 효과 때문이기도 해요. 집에선 작은 음량으로 소리를 듣지만 영화관에서는 큰 음량으로 듣기 때문에 긴장감이 더 고조되죠.

또 지금까지 나오지 않았던 미지의 인물이 등장(u)하면 사람들은 공포를 느낀다고 해요. 살인사건의 범인이거나 귀신일지도 모르니까요. 그런데 이런 살인마나 귀신에게 등장인물이 쫓긴다(cs)면 손에 땀을 쥐겠죠?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좀비가 주인공의 뇌를 먹기 위해 쫓아온다고 생각해보세요. 으악, 섬뜩해.

그리고 우리는 알고 있는데 주인공만 이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함정에 빠지면(t) 관객은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 거라는 생각에 극도의 긴장감을 느낀다고 해요. 어쩐지 영화 속 주인공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곳에 꼭 제 발로 찾아가더라고요. 다 이유가 있었어요.

이렇게 얻어진 4개의 변수 es, u, cs, t를 더한 뒤 제곱해요. 4개의 변수는 긴장감 조성에 큰 역할을 하므로 제곱해서 그 효과를 배로 늘려주죠. 그리고 충격적인 장면(s)을 더하면 이 영화의 서스펜스가 얼마인지 알 수있어요. 어때요? 혹시 연구팀이 고려하지 못한 새로운 변수가 있을지도 모르니 다양한 변수를 생각하면서 제 설명을 들어 주세요.

실제와 상상이 만나야 배가 된다

영화가 정말 무서우려면 영화 속 사건이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이 있어야 해요. 그래서 실화를 바탕으로 공포영화를 만들기도 하죠. 실화라고 하면 사람들은 영화 보는 내내 나한테도 이런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에 시달리거든요. 할리우드에서 시체에 엽기 행각을 벌인 희대의 살인마 에드 게인을 소재로 ‘싸이코’ ‘양들의 침묵’ ‘텍사스 전기톱 학살’등과 같은 여러 편의 공포영화를 만든 것만 봐도 알 수 있어요.

영화감독은 굳이 실화가 아니더라도 현실세계에서 일어날 법한 일들로 공포감을 조성하죠.

이 으스스한 분위기는 뭐지?

공포영화는 혼자 봐야 공포감을 배로 느낄 수 있어요. 불은 끄고 소리는 키우고. 휭~ 하는 바람 소리와 함께 추적추적 비까지 내린다면 그야말로 공포영화 보기에 딱 좋은 환경이죠!

공포영화 안에서도 관객들에게 공포감을 불러일으키기 좋은 환경이 있어요. 먼저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어둠 속(dr)에 주인공이 혼자(a) 있어야 해요. 굳이 혼자가 아니어도 상관은 없지만 등장인물 수(n)가 적으면 적을수록 공포감은 커지죠.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니까요. 장소도 중요해요. 그래서 공포영화에는 자주 등장하는 장소가 있는데, 바로 욕실, 불 꺼진 학교, 열차, 병실, 엘리베이터죠. 우리에게 아주 친숙한 장소(fs)라서 영화 속에서 더 무서운 공간이에요.

한번 생각해 보세요. 늦은 밤, 집에는 아무도 없고 혼자 샤워를 하고 있는데 등 뒤에서 무슨 소리가 나는 거예요. 뒤를 돌아봐도 아무도 없는데, 그때 누군가 내 어깨를 잡는 거예요. 꺄악~.

연구팀은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dr, a, fs 변수를 더한 뒤 n으로 나눴어요. 아까도 말했지만 등장인물 수와 공포는 반비례 관계거든요.


진부한 요소는 공포감 떨어뜨려
 

등장인물이 피를 흘리면 관객은 공포감을 느낀다. 하지만 이런 장면이 너무 많이 나오면 오히려 공포감이 떨어진다.


바닥에는 붉은 피가 흥건하고 시선을 위로 향하자 의자에 사람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면? 사실 너무 피곤한 나머지 코피를 흘린 건지도 모르는데, 머릿속에는 엄청난 일들이 떠오르죠. 왠지 모르게 피만 나오면 무서운 생각이 든다는 말이죠. 안 그래요?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헌혈할 때를 제외하고는 나쁜 일이 생겼을 때, 피를 보기 때문이래요. 종이에 손을 베인다거나 넘어져서 피가 나는 식으로.

연구팀에 따르면 등장인물이 피를 흘리는 모습(sinx)이 너무 자주 나와도 또 적게 나와도 무섭지 않기 때문에 적절히 사용돼야 한대요. 그래서 변수(x)에 사인(sin)을 취해요. 사인값은 변수의 일정한 값(90°)까지는 커지다가 다시 줄어드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적절한 양을 수치로 표현하기에 적합하죠.

지금까지는 공포감을 주는 요소를 변수로 택했어요. 반대로 공포영화의 완성도를 낮추는 요소는 무엇일까요? 바로 관객이 생각한 대로 영화가 진행되는 거예요. 설마 저 사람은 아니겠지 했는데 반전 없이 그 사람이 살인마이거나, 이쯤에 귀신이 등장할 거야 했는데 진짜 나오는 거죠.그래서 연구팀은 이런 진부한 요소(sp)가 조금이라도 들어가면 가차 없이 1점씩 감점하도록 했어요.

연구팀의 공포영화 수학공식 어떤가요? 공포영화도 본 김에 나만의 공포영화 공식을 만들어보는 건 어때요? 아인슈타인의 사랑방정식처럼 어떤 이야기를 넣어서 만들어보는 것도 좋고 아니면 공포영화를 보면서
생각했던 점을 공식으로 나타내보는 거예요. 이런 요소는 공포감을 배가시키니까 제곱, 저런 요소는 반감시키니까 나누거나 빼고. 어때요? 시도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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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7월 수학동아 정보

  • 조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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