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SW 진로체험] 수학은 난관을 깨뜨리는 망치

김기문, 온진욱 로보티즈 연구원

로봇 안내원, 로봇 바리스타, 로봇 집사까지! 주로 공장에서 제조 효율을 높이기 위해 쓰던 로봇이 우리 생활 속에 한 발짝 다가왔다. ‘로봇 시대’를 맞아 로봇 플랫폼을 만들고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 ‘로보티즈’에서 로봇 연구원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로보티즈에서 어떤 연구를 하시나요?
김기문 산업용 드론은 전문적인 조종 기술이 필요하지만, 취미용 드론은 단순한 컨트롤러로 조종할 수 있잖아요? 비슷하게 취미용 또는 교육용 로봇을 누구나 쉽게 조종할 수 있도록 학교에서 배우는 스크래치 또는 엔트리 같은 교육 코딩 프로그램으로 로봇을 움직이게 하는 방법을 연구해요. 직접 코딩해서 로봇을 원하는 동작대로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거죠. 코딩 프로그램뿐 아니라 스마트폰 앱으로도 조종할 수 있습니다. 


온진욱 저는 로봇이 특정 동작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게 만드는 알고리듬을 연구해요. 사람은 손을 움직일 때 다른 부위는 의식하지 않아도 쉽게 움직일 수 있죠. 로봇은 달라요. 로봇은 손의 현재 위치와 옮길 위치를 인식하는 것부터 손과 연결된 팔꿈치, 어깨 등을 어떻게 움직일지까지 다 알려줘야 해요. 이때 불필요한 동작 없이 빠르고 단순하게 움직이게 하는 알고리듬을 연구합니다.

 

Q 로봇을 연구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요?


김기문 대학 졸업 후 기업들의 관리 프로그램을 만들었는데, 스마트폰이 나오자 앱을 개발하고 싶었어요. 1년 정도 책을 사서 독학하며 문자나 주소록을 관리하는 앱을 만들어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올렸죠. 그러자 전세계 사용자들이 기능을 추가해달라고 요청했고, 스마트폰 사용법을 가르치는 강사들이 제 앱을 가지고 강의하기도 했어요. 제가 만든 앱이 사람들에게 도움을 준다는 게 굉장히 뿌듯했어요. 그러던 중 로봇과 관련된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생각해 로보티즈에 입사했어요.


온진욱 어렸을 때 부모님은 하숙집을 운영하셨어요. 하숙생 중에 전자공학을 전공하는 형이 있었는데, 어느 날 유치원에 기증하겠다며 로봇을 가져왔어요. 버튼을 누르면 소리가 나고 불이 켜지는 단순한 로봇이었지만, 굉장히 멋져 보여서 언젠가 이런 로봇을 직접 만들겠다는 꿈을 꿨어요. 특히 강아지 로봇이나 마징가Z처럼 관절이 있는 로봇을 만들고 싶었죠. 이후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며 로봇을 공부했고 여러 회사에서 다양한 로봇을 만들었어요.


Q 로봇 제작에 수학이 어떻게 쓰이나요?


김기문 로봇에 있는 모터와 센서 그리고 소프트웨어가 주고받는 데이터들은 모두 수로 표현되니까 이 데이터의 의미를 해석하거나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면 행렬이나 이산수학에서 쓰는 이론을 알아야 하죠. 그런데 가장 중요한 건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거예요. 수학 문제를 풀 때 답이 틀리면 계산 과정을 되짚어 보며 틀린 점을 찾는 것처럼, 연구하다 문제가 생겼을 때 잘못된 부분을 찾으려면 논리적인 사고가 필요하거든요.


온진욱 정해진 방법대로만 로봇을 만든다면 수학이 필요하지 않을 거예요. 수학을 모르면 자기가 원하는 기능이나 기존에 없는 새로운 기능을 만들 수 없거든요. 컴퓨터는 덧셈밖에 할 수 없는데, 영국 수학자 앨런 튜링이 덧셈 원리를 이용해 뺄셈과 곱셈, 나눗셈도 할 수 있도록 만들었잖아요? 로봇 역시 성능을 크게 높이려면 수학이 필수예요.

 


Q 로봇 연구를 하고 싶은 학생에게 조언해 주세요!


김기문 학생 때는 어떤 일에 도전했다가 결과가 안 좋아도 그 과정에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죠. 그런데 연구할 때는 결과도 굉장히 중요해요. 그렇다고 실패가 두려워서 포기하지 않았으면 해요. ‘실패가 아니라 효과가 없는 방법을 발견한 것뿐’이라고 말한 미국의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처럼 실패해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면 결국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거예요.


온진욱 제가 대학에 들어갈 때 로봇을 연구하려면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도 몰랐고 주변에서는 로봇이 전망 없는 분야라고 했어요. 지금 로봇 분야에서 저와 나이가 비슷한 개발자들은 그때 주변 사람의 말에 휘둘리지 않고 꿋꿋이 버틴 사람들이죠. 그런 시기를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진심으로 로봇을 좋아했기 때문이에요. 


여러분도 이것저것 경험하면서 자기가 정말 좋아하는 걸 찾고 주변 시선에 신경 쓰지 말고 그 분야에 푹 빠져보세요. 지금 로봇 산업이 뜨는 것처럼 별 볼일 없어 보여도 끈기있게 도전하면 언젠가 각광받는 날이 올 겁니다. 

2019년 10월 수학동아 정보

  • 김우현 기자 기자

🎓️ 진로 추천

  • 컴퓨터공학
  • 전자공학
  • 메카트로닉스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