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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를 따라다니는 익명의 적, 악플! 쉬쉬 하고 모르는 척하는 것만이 답일까요? 
당사자를 상처입히고 읽는 사람의 마음조차 멍들게 하는 심각한 사회문제인 악플에 맞서기 위해 학자들이 뭉쳤습니다. 스타들부터 통계학자, 컴퓨터 공학자까지, 그들이 악플에 대처하는 방법을 살펴볼까요? 

 

 

빨간 동그라미 모양의 목욕탕 단상으로 걸어나간 MC들이 직접 낭독한 내용입니다. 듣던 사람마저 움찔하게 하는 이 말들은 MC를 향해 네티즌이 남긴 악플이었죠. MC들은 자신의 악플에 ‘인정’, ‘NO 인정’으로 코멘트를 달며 시원하게 맞받아쳤습니다. 처음에는 날카롭게 긴장됐던 스튜디오 분위기가 점점 사이다를 마신 듯 명쾌해졌습니다. 


악플에 대한 토크가 끝나자 이번엔 ‘락(樂)플’의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악플과는 반대되는 락플을 낭독하자 기분 좋은 웃음이 터져나왔습니다. 긍정적인 말의 힘을 자연스레 전달하며 ‘악플의 밤’은 눈물과 웃음의 시간을 끝맺었죠. 

 

 

인터넷 시대의 악마, 악플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19년 2월 24일 발표한 ‘2018 인터넷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현재 대한민국 인터넷 이용자 수는 4600만 명에 이르고 만 3세 이상 인터넷 이용률은 91.5%나 됩니다. 또한 만 6세 이상 인터넷 이용자의 65.2%가 SNS를 이용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터넷이라는 걸 인지하는 거의 모든 사람이 인터넷을 이용하고, 그중의 반 이상이 SNS를 사용하는 셈입니다. 인터넷과 SNS가 발달하면서 악플이라는 괴물도 점점 자라났고요.


대검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지난 10년간 악플로 인한 소송은 4배가량 증가했고 악플과 연관된 명예훼손과 모욕 처벌은 3.84배가 증가했습니다. 이처럼 심각한 악플 문제에 맞서, 예능 ‘악플의 밤’은 연예인들이 자신을 따라다니는 악플을 당당하게 마주하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피하고 숨기기보다는 오해는 풀고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하며 올바른 댓글 문화에 대해 생각해 보자는 거지요. 


한편 다른 방향에서 악플을 근절하기 위한 노력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통계와 컴퓨터 과학계에서는 악플을 시스템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죠. 수많은 댓글 사이에서 체계적으로 악플을 잡아낼 방법은 무엇일까요?

 

 

 

 

 

언어의 바다에서 악플을 찾아낸다


인터넷에는 초 단위로 셀 수 없이 많은 댓글이 올라오므로 사이버 경찰이 일일이 모든 댓글을 확인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방대한 양의 데이터에서 원하는 정보를 정확히 탐지하는 기술이 필요하죠. 


숫자나 특정 단어를 찾아내는 것은 쉽지만 컴퓨터는 단어의 뉘앙스를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악플을 탐지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입니다. 게다가 인터넷에 쓰는 댓글은 맞춤법이나 띄어쓰기를 지키지 않는 편이고, 악플에 감지되지 않기 위해 일부러 변형된 한글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대가리’를 유사한 형태의 ‘머가리’라고 쓰거나 ‘눈물’을 뒤집은 모양으로 ‘롬곡’으로 바꿔쓰는 겁니다. 이런 단어들까지 효과적으로 잡아낼 수 있어야 악플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겠죠? 또 ‘머가리’가 ‘대가리’임을 파악하더라도 그것이 나쁜 의도로 쓰였는지 알아내는 것도 필요합니다. 이는 위와 같은 ‘악플 탐지 방정식 구하기’를 통해 이뤄집니다. 

 

이번엔 악플 탐지에 널리 쓰이는 SVM 알고리듬 기법을 알아봤지만 그 외에도 클러스터링* 알고리듬으로 악플을 필터링하는 방법이나 인터넷 사용자의 댓글 연결망을 분석하는 방법 등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악플은 시대에 따라 계속 변하고 빠르게 새로 생겨나기 때문에 기술만으로 따라가기엔 어느 정도 한계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악플을 쓰지 않는 올바른 댓글 문화가 정착되는 것입니다. 


‘악플의 밤’ MC 김숙은 악플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날 ‘악플의 밤’도 종영하겠다고 선언했는데요, 제작진들에게는 미안하지만 하루 빨리 ‘악플의 밤’이 진짜 어둠 속으로 사라지길 바랍니다.

 

 

 

참고자료

이윤정 '인터넷 게시물의 댓글 분석 및 시각화', 홍진주 '인터넷 악성댓글 탐지 기법', 과학기술통신부 '2018 인터넷이용실태조사'

 

용어정리

*데이터 마이닝 : 대규모로 저장된 데이터에서 체계적이고 자동적으로 통계적 규칙이나 패턴을 찾아 내는 것

*초평면 : 유한 차원 공간에서 그보다 1차원 낮은 공간을 이르는 개념

*클러스터링 : 비슷한 데이터끼리 묶어 집합을 나누는 분류 작업

2019년 08월 수학동아 정보

  • 박현선 기자 기자
  • 사진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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