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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슨이 어떻게 사람이 쓰는 언어를 알아듣고 대답을 할 수 있었을까. 질문에 대답하는 똑똑한 질의응답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질문과 관련된 문서를 검색해서 알려주는 정보검색과 달리 질의응답 시스템은 문서를 검색해서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해준다. 일반적으로 질의응답 시스템은 구문분석, 의미분석, 추론, 응답문 생성 순으로 구성된다.

사람이 질문하면 컴퓨터는 사람이 쓰는 언어를 자신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처리한다. 이를 자연어 처리라고 한다. 자연어란 사람이 쓰는 언어로 한국어, 영어, 일어 등을 뜻한다. 반대로 컴퓨터가 사용하는 언어를 인공어라고 한다. 인공어는 컴퓨터가 쓰는 언어 외에도 수화, 악보처럼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언어다.
 

사람이 질문하면 컴퓨터는 사람이 쓰는 언어를 자신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처리한다. 이를 자연어 처리라고 한다.
 

자연어 처리를 하기 위해서 구문분석과 의미분석을 한다. 구문분석 단계에서는 단어사전을 이용해서 입력된 문장을 문법적으로 해석한다. 단어가 명사인지 동사인지 품사를 따지고 단어의 뜻을 파악한다. 그런데 이때 딱 한 가지로 분석결과를 내놓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결과를 내놓는다. 사람이 쓰는 단어는 음이 같지만 여러 가지 뜻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다. 컴퓨터는 구문분석 결과를 가지고 의미분석을 한다. 의미사전의 정보를 바탕으로 의미가 맞지 않는 것을 지워가며 하나의 분석결과를 내놓는다. 이로써 컴퓨터는 질문을 모두 이해한 셈이다.

질문에 해당하는 정보를 찾기 위해 컴퓨터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검색해서 답을 찾아낸다. 이것이 추론이다. 보통의 질의응답 시스템은 이런 알고리즘 십여 개를 이용해 답을 찾아낸다. 왓슨은 100여 개의 알고리즘을 이용해 답을 찾는다.

여기서 궁금한 점이 있다. 컴퓨터는 애매한 표현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예를 들어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 라고 말하면 컴퓨터는 몇 살쯤이라고 생각할까. 1965년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수학과 로프티 자데 교수는 애매한 표현을 컴퓨터에 이해시키기 위해 퍼지집합이란 새로운 이론을 만들었다. 퍼지(fuzzy)는 영어로 ‘경계가 확실하지 않은’, ‘흐린’이라는 뜻으로 애매하다는 의미다. 보통 수학에선 애매한 표현의 모임을 집합이라고 하지 않는다. 즉 어른들의 모임은 집합이 되지 못한다. ‘어른’의 기준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컴퓨터 세계에서는 가능하다.

 어른이라고 생각되는 경계 나이를 함수식을 이용해 0과 1 사이의 숫자로 표시해 소속을 정해주는 것이다. 시작값이나 끝값, 중간값을 정한 뒤 함수식에 넣으면 0과 1 사이의 숫자로 자동으로 정해진다. 여기서 우리는 12세를 시작값(0)이라 정하고 24세를 끝값(1)이라고 정하자. 그러면 ‘어른 그래프’가 생긴다.
 

어른 그래프
 

그래프에 따르면 24세 이상은 무조건 어른이라 정하고 18세는 어른이라고 하기에는 어떤면에서 아직 이르기 때문에 어른의 정도를 0.5로 한다. 12세 이하는 어른이 아니다.

이렇게 수치로 어른에 대한 기준을 만들어주면 컴퓨터는 문맥에 따라 어른의 나이를 파악한다.

하지만 컴퓨터 개발자가 마음대로 기준을 정할 수 있기 때문에 퍼지집합을 비판하는 수학자들이 많다. 보통은 통계자료를 이용해 시작값이나 끝값, 중간값을 정한다.

사람이니, 컴퓨터니?

컴퓨터가 사람처럼 생각할 수 있을까. 영국의 수학자 앨런 튜링은 “같은 질문을 컴퓨터와 사람에게 했을 때 사람과 비슷한 대답을 하면 컴퓨터도 지능을 가졌다고 여기자”고 1950년 영국 저널 ‘마인드’에 발표한 ‘계산기계와 지능’이라는 논문에서 제안했다. 그러면서 튜링검사라는 것을 소개했다.

튜링검사는 컴퓨터가 지능을 가졌는지 알아보는 검사다.
컴퓨터와 사람이 대화하면 대화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이 둘의 이야기를 듣고 어느 쪽이 컴퓨터인지 사람인지 맞히는 것이다.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는데도 둘의 차이를 느끼지 못해 답을 찾을 수 없다면 컴퓨터가 튜링검사를 통과한 것이다.

인공지능의 목표는 이 검사를 통과하는 컴퓨터를 만드는 것이다. 1990년 미국의 과학자 휴 뢰브러는 케임브리지 행동연구센터와 공동으로 튜링검사를 통과하는 최초의 컴퓨터 개발자에게 10만 달러(약 1억 1000만 원)의 상금과 금메달을 주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상금의 주인공은 나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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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컴퓨터의 무한도전 퀴즈대결서 사람 이길까
Part 1. 왜 제퍼디 퀴즈쇼인가
Part 2. 5년간 성장한 왓슨 vs 제퍼디 퀴즈 영웅
Part 3. 말귀 알아듣는 컴퓨터

2011년 02월 수학동아 정보

  • 조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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