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곤충이 미래의 식량이 될 수 있을까요? 2013년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곤충을 미래 식량으로 지목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곤충요리가 주목받기 시작했어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곤충요리를 연구하고 알린 송혜영 박사를 만났습니다.
➋ 송혜영 박사가 곤충을 연구하고 있다.
➌ 냉동실에 보관된 갈색거저리 애벌레, 매미, 개미 등 다양한 식용 곤충.
곤충 과학자, 요리를 연구하다
“곤충이 아니라, 그냥 음식이라 생각하고 한번 드셔 보세요.”
지난해 12월 23일, 기자는 곤충요리 연구가 송혜영 박사를 연구실에서 만났습니다. 기자는 연구실에서 갈색거저리 애벌레 스파게티와 갈색거저리 애벌레 카나페를 먹어 봤어요. 음식이라고 생각하고 먹으니 거부감도 없고, 생각보다 고소했죠.
송 박사는 농촌진흥청에서 오랫동안 해충을 연구한 과학자예요. 송 박사는 곤충을 없애는 것만 생각하지 않고, 곤충을 어떻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인구 증가 때문에 2050년까지 식량 생산량을 약 70% 늘려야 한다고 2009년 밝혔어요. 하지만 고기를 얻는 방식은 자원이 많이 필요해요. 서울환경연합에 따르면, 소고기 1kg에는 약 1만 5000L의 물과 16kg의 옥수수가 필요하죠. FAO에 따르면 축산업은 1년간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4.5%를 차지해요.
그래서 송 박사는 미래 식량으로 곤충을 연구해요. 곤충은 작은 공간에서 키울 수 있고, 쌍별귀뚜라미 같은 식용 곤충은 약 2개월 만에 식량으로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소를 보통 2년 키워서 고기로 사용하는 것에 비해 짧은 시간이죠.
식용 곤충으로 만든 음식들
곤충이 만드는 건강한 미래 식탁
Q.곤충을 음식으로 먹는다고 상상해 본 적 있나요?
송혜영 박사는 곤충을 떡볶이나 빵 같은 익숙한 음식에 넣어 거부감을 줄이는 연구를 하고 있어요. 송 박사는 “새로운 음식에 대한 호기심이 지구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말했어요.
Q.곤충 음식을 연구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농촌진흥청 곤충과에서 환경을 해치지 않고 해충을 없애는 방법을 연구했어요. 그러다 연구실에서 깨끗하게 키운 굼벵이를 보며, 이런 곤충은 먹어도 안전하지 않을까 생각했죠. 그래서 집에 가져가서 굼벵이를 요리해서 먹어 봤더니 생각보다 맛있는 거예요. 그래서 곤충을 식재료로 활용하는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답니다.
Q.식용 곤충은 안전하고 몸에 좋은가요?
아무 곤충이나 먹을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검사를 해서 안전하다고 확인된 곤충 10종만 음식으로 사용할 수 있어요. 곤충은 영양소가 풍부해요. 쌍별귀뚜라미에는 음식을 통해서만 섭취할 수 있는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고, 감칠맛을 내는 성분인 글루탐산이 많아요. 또 소고기 100g에는 단백질 21g이 들어 있는데, 건조한 갈색거저리 애벌레 100g에는 51g이 들어 있을 만큼 단백질이 풍부하답니다.
Q.식용 곤충을 알리려는 노력이 궁금해요.
우리나라 농촌진흥청이 식용 곤충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먼저 식용 곤충에 새 이름을 붙여 줘요. 갈색거저리 애벌레는 고소한 맛 때문에 ‘고소애’라 부르고, 쌍별귀뚜라미는 이름을 따 ‘쌍별이’라 불러요. 원래 이름보다 친근하게 느껴지죠. 지난해 12월에는 곤충의 영양을 강조하기 위해 농촌진흥청이 곤충 단백질의 새 이름을 곤충을 뜻하는 ‘Insect’에서 I를 따온 ‘파워프로틴-아이(I)’로 정했어요.
Q.곤충요리를 할 때 중요한 점은 무엇인가요?
깨끗하게, 보기 좋게 만드는 거예요. 저는 곤충을 식초 물로 여러 번 세척해요. 얇은 날개는 삼키다 식도에 붙을 수 있으니 제거해야 하고요. 또 곤충요리에 대한 혐오감을 줄이려면 요리가 예뻐야 해요. 카나페처럼 예쁘게 만들면 좋아요. 보기 좋은 음식이 먹기에도 편하답니다.
Q.추천해 줄 만한 곤충요리가 있나요?
고소애 떡볶이를 추천해요. 떡볶이 소스에 고소애 가루를 한 숟가락 넣으면 깊은 맛이 나요. 가루로 넣으면 전혀 티가 안 나서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어요. 곤충요리에 대해서 사람들에게 강의하러 갈 때마다 빠지지 않고 만드는 메뉴예요. “이게 정말 곤충이 들어간 거예요?”라면서 다들 너무 맛있게 먹어요. 스파게티에 넣어도 좋아요. 크림소스나 토마토소스에도 고소애 가루를 섞으면 고소한 맛이 더해져서 훨씬 맛있어져요.
Q.독자들에게 한마디 해 주세요.
새로운 음식에 도전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해요. 우리가 익숙하게 먹는 음식도 처음엔 새로운 음식이었겠죠. 하지만 지금은 자연스럽게 먹잖아요. 곤충은 맛있고 환경도 지킬 수 있는 미래 식량이에요. 호기심을 갖고 새로운 선택을 해 보세요. 작은 선택이 지구와 우리의 미래를 바꾸는 시작이 될 수 있어요.
고소애 카나페 만들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