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난 어둠을 즐기는 박쥐 탐정, 깜쥐야!
스페인 거리가 어두워졌다는 소식을 듣고 헐레벌떡 날아왔어.
약 5700명이 사는 지역이 한순간에 깜깜해져 버린 이유, 내가 알아내겠어!
날아서 주변을 돌아보니 조명만 꺼진 게 아니네.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전기가 다 끊겨버렸어. 전기가 끊기면 어떤 불편함이 생기는지 알려 줄게.
조명부터 교통수단까지, 모두 꺼졌다
4월 28일 오후 12시 33분, 이베리아반도의 조명이 모두 꺼졌어요. 도시에 전기 공급이 중단되는 정전이 발생했기 때문이에요. 이베리아반도는 유럽 남서부에 있는 반도로 스페인과 포르투갈, 프랑스 남부 지역이 있습니다. 세 나라에 걸쳐 전기 공급이 끊겨 버린 거예요.
정전이 되자 가정과 가게 조명이 모두 꺼져 실내가 깜깜해졌어요. 가로등에도 불이 들어오지 않아 거리가 어두워졌지요. 인터넷과 전화 통신에 필요한 전기도 없어 시민들은 인터넷에 접속하거나 전화도 할 수 없었습니다. 음식을 싱싱하게 유지해 주는 냉장고에 필요한 전기도 없으니, 음식도 쉽게 상해버렸어요.
사람들이 이동하는 데도 어려움이 생겼어요. 신호등이 꺼져 교통질서가 어수선해졌어요. 지하철과 기차 운행도 중단됐어요. 스페인과 포르투갈 공항에서 오가는 항공편 약 700편의 운행이 취소돼 여행객들은 공항에 머물러야 했어요. 정전으로 갑자기 엘리베이터가 멈추면서 사람이 갇히는 사고가 스페인 마드리드 지역에서만 286건 발생했습니다.
물건을 구매하기도 어려워졌어요. 카드를 결제하는 기기도 전기가 있어야 작동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현금으로만 거래할 수 있었어요. 심지어 현금을 인출하는 기기 마저 고장 나 현금을 사용하기도 어려워졌습니다.
병원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였어요. 전기가 필요한 인공호흡기 등 의료 기기의 작동이 멈추고 약품을 보관하는 냉장고도 기능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에요. 병원에서는 비상 발전기를 이용해 해당 기기들에 전기를 공급하고 환자의 수술 일정은 뒤로 미뤘습니다.
정전이 일어난 지 15시간이 지나 29일 새벽 4시쯤 스페인의 전기 시스템이 완전히 복구되었어요. 그 전까지 15시간 동안 약 5700만 명의 이베리안반도의 사람이 다양한 불편함을 겪어야 했지요. 불을 켜기 위해 촛불을 사용하다가 화재가 발생해서 사망한 사람도 있었고, 발전기를 사용하다가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가족 구성원 3명이 사망하기도 했어요. 경북대학교 전자전기공학부 정재정 교수는 “전기는 도시에서 우리 삶을 흐르게 하는 혈액과 같은 존재라서 끊기면 도시 기능이 멈춘다”고 전했어요.
Rastrojo(W)
GIB
스페인 정전이 일어나자 비행기 운행이 정지되고 신호등이 꺼져버렸다.
셔터스톡
전기가 들어와 있는 이베리아반도.
연합뉴스
병원의 전등과 의료 장치도 꺼져 버려 자체 발전기를 켜야 했다.
GI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