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어디서부터 문제가 발생해서 정전이 된 걸까? 전기를 너무 많이 썼나, 아니면 전기를 너무 적게 만들었나? 단순한 실수일까, 아니면 사고일까?
GIB
가정으로 전기를 보내는 송전선.
Fancisco Arredondo et al.
이베리아반도의 송전선.
대처하기도 전에 끝나버렸다
전기는 발전소에서 일정한 주파수로 생산돼 송전 선로를 타고 가정까지 이동해요. 주파수는 전류가 1초 동안 진동하는 횟수입니다. 이때 발전소에서 만든 전기량, 즉 발전량은 가정과 기업에서 사용하는 전력인 수요 전력과 같아야 주파수가 일정하게 유지돼요. 전력은 단위 시간당 전달되는 전기에너지의 양이지요.
전력거래소는 시간별로 수요 전력을 예측해 발전량을 정합니다. 발전량이 수요 전력보다 부족해지면 송전 선로의 전기 주파수는 낮아져요. 주파수가 많이 낮아지면 전기가 효율적으로 흐를 수 없습니다. 전력거래소 계통기술팀 송태용 팀장은 “1분당 심장 맥박 수가 평소보다 떨어지면 건강이 안 좋아지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어요.
이베리아반도의 정전은 발전량이 급격히 사라지면서 발생했어요. 정전이 일어나기 직전인 12시 32분 57초, 스페인 남서부의 발전소에서 생산하던 2.2GW(기가와트)●의 전력이 20초 만에 스페인 남서부 지역에서 사라졌어요. 이후 자동 보호 장치가 연쇄로 작동하면서 약 15GW 발전량이 손실되었습니다. 스페인이 계획한 발전량의 약 60%가 사라졌지요.
정상 주파수
발전량과 수요 전력이 같아야 주파수가 일정하다.
비정상 주파수
발전량이 수요 전력보다 적으면 주파수가 낮아진다.
수요 전력보다 발전량이 부족해 주파수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프랑스와 스페인을 잇는 전선이 분리되었어요.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유럽 전체의 전기 흐름으로부터 차단돼 버린 거예요. 그러고 나서 이베리아반도의 전기가 모두 꺼져버렸습니다.
스페인 정전 발생의 시작인 막대한 발전량의 손실 원인은 아직 스페인에서 밝혀내지 못했어요. 다만 정전 발생 30분 전 전력 시스템에 주파수의 변동이 두 차례 발생한 기록을 보고 전력 시스템의 안정성이 저하되었다는 사실은 추측할 수 있어요.
이러한 진동은 인버터 등 설비 사이 에너지 균형이 잘 안 맞으면 발생할 수 있어요. 인버터는 일정한 방향으로 흐르는 전류인 직류를, 방향이 계속 바뀌어 흐르는 교류로 바꿔주는 장치입니다. 한국전기연구원 차세대전력망연구센터 이승렬 센터장은 “태풍이나 산불 등 외부 충격으로 예기치 못한 연쇄 고장이 발생하고 대정전으로 확대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어요.
4월 28일 스페인의 발전량
스페인 발전소에서 발전량이 20초 만에 2.2GW가 사라졌다.
전기, 어떻게 집까지 올까?
1. 발전소에서 전기를 만든다.
2. 송전선을 타고 다른 지역으로 전기가 이동한다.
3. 변전소에서 가정에서 쓰도록 전압을 안전하게 낮춘다.
4. 가정과 기업에 전기가 공급된다.
5. 전등을 켜고 인터넷을 사용하는 등 전기를 쓸 수 있다.
GIB
용어 설명
●GW(기가와트): W(와트)는 1초 동안 소비한 전기에너지. 1GW는 10억 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