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나무는 사람보다 오래 살고, 무려 1000년을 살기도 해. 오래된 나무는 오랜 세월의 역사를 품고 있어 국가에서 법으로 보호하고 있지. 오래된 나무가 들려 주는 비밀, 궁금하지 않니?

법으로 보호받는 오래된 나무라 하더라도, 도시는 나무가 살기엔 척박한 곳이야. 더 오래 살 수 있는 나무들도 보호수가 아니라는 이유로 하루아침에 사라질 위기에 처하지. 나무가 오래 살 수 있도록 돕는 사람들을 만나 봤어!
오래된 나무를 지켜라!
“송파구의 유명한 할아버지, 할머니 나무예요. 서로 손을 잡은 듯 다정한 모습이지요.”
지난 2월 10일, 서울시 송파구 문정동의 느티나무 한 쌍 앞에서 다산나무병원 이규범 원장을 만났어요. 동네 어귀에 들어서자 두 느티나무가 도로를 사이에 두고 묵직하게 서 있었지요. 보호수로 지정된 두 느티나무는 나이가 586살로, 할아버지 느티나무가 가지로 바람을 일으켜 할머니 느티나무에 붙은 불을 껐다는 전설이 전해져요.
“두 느티나무는 1960년대 초까지는 한적한 언덕에 있었어요. 이 일대에 아파트 단지가 개발되면서 지금은 주택과 상가에 둘러싸여 있지요. 어려운 여건 속에서 이렇게 살아줘서 고맙죠.”
도심의 큰 나무들은 대부분 뿌리를 뻗어 내리기 좁은 환경에서 살아가요. 나무의 뿌리는 수관, 즉 나뭇가지와 잎이 퍼진 너비보다 약 1.5배 멀리 뻗어요. 오래된 나무는 수관이 넓어 뿌리 내릴 공간이 더 많이 필요하지요. 2022년 국립문화재연구원 연구팀이 충청권 도심에 있는 크고 오래된 느티나무 25그루의 상태를 점검한 결과, 뿌리를 뻗기 어려운 좁은 공간에서 자라는 나무들은 건강한 환경에서 자라는 나무들보다 광합성을 덜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어요. 또, 빗물이 스며들기 어려운 콘크리트에서 자라는 나무들도 광합성을 덜 한다는 점이 관찰됐지요. 이규범 나무의사는 “오래된 나무가 아픈 이유는 주변 환경 때문인 경우가 많다”면서 “주변의 나무가 어떤 환경에서 자라는지 관심을 가지길 바란다”고 말했어요.
보호수로 지정되지 않은 가로수 중에서도 크고 오래된 나무들이 있어요. 이런 나무들은 주변 시설물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한꺼번에 많은 가지치기를 당하거나, 베어질 위기에 처하기도 해요. 서울시청 앞 덕수궁 돌담길에는 50살이 훌쩍 넘는 양버즘나무들이 있습니다. 이 나무들은 한때 베어질 뻔했다가, 시민들의 요구로 살아남았어요.
2020년 서울시청은 덕수궁 돌담길 양버즘나무 20여 그루를 벌목할 방침을 세웠어요. 나무가 약간 기울어져 쓰러질 우려가 있고, 나무의 뿌리가 덕수궁 담장에 균열을 일으킨다는 등의 이유였지요. 서울환경연합 최진우 전문위원은 서울시의회 신문고에 나무를 살려달라는 청원 글을 올렸고, 많은 사람의 지지를 받았어요. 결국 서울시청은 벌목 계획을 철회했지요. 최진우 전문위원은 “많은 가로수가 더 오래 살 수 있지만 사람들의 무관심과 오해로 인해 잘려 나간다”며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오래된 가로수길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