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나무는 사람보다 오래 살고, 무려 1000년을 살기도 해. 오래된 나무는 오랜 세월의 역사를 품고 있어 국가에서 법으로 보호하고 있지. 오래된 나무가 들려 주는 비밀, 궁금하지 않니?
숱한 위기로부터 살아 남은 나무들
나무는 나이가 들수록 줄기가 두꺼워지고 잎이 넓어져요. 그만큼 광합성을 통해 대기 중의 탄소를 더 많이 흡수하고 저장하지요. 국립수목원에 따르면 1991년부터 30년간 가슴 높이 둘레가 3m 이상인 큰 나무의 연간 탄소 흡수량은 보통 나무에 비해 13배나 높습니다. 또, 오래된 나무는 가지와 잎이 넓게 뻗어 있어 그늘이 크게 드리워져요. 도시의 자동차나 건물이 뿜는 열기를 식히는 효과를 낳지요. 서울환경연합 최진우 전문위원은 “나무를 많이 심는 것뿐만 아니라, 크고 오래된 나무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어요.
또한, 오래된 나무는 숲을 만드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해요. 2019년 국립산림과학원 연구팀은 1918년에 만들어진 지도인 ‘조선임야분포도’를 활용해 제주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했어요. 그 결과, 100년 전보다 숲의 면적은 2.9배나 늘어났고, 100년 전에 있었던 크고 오래된 나무 1013그루 중 405그루가 현재 제주 숲의 발달에 크게 기여했다는 사실을 밝혀냈어요. 연구팀은 “오래된 나무들이 씨앗을 공급하며 어린나무를 키운 ‘어미 나무’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어요.
이러한 이유로 우리나라는 크고 오래된 나무를 보호수나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법으로 보호하고 있어요. 2023년 말 기준 산림청이 보호수로 지정한 나무는 총 1만 3870그루입니다. 그중 1000살이 넘은 보호수로는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 제주 애월읍 팽나무를 포함해 27그루가 있지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는 울릉도의 향나무예요. 이 나무는 해안가 절벽에서 바닷바람을 견디며 2000년 이상 살아온 것으로 추정돼요.
오래된 나무는 과거의 기후 변화 속에서 살아남은 나무입니다. 김동필 교수는 “오래된 나무의 생존 전략을 이해하면, 앞으로의 기후 변화에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어요. 대표적으로 은행나무는 지금으로부터 1억 년 전부터 존재해 ‘살아 있는 화석’이라 불려요. 주변 환경에 잘 적응해 다른 나무보다 병해충 피해를 덜 입고, 가을철에는 열매를 떨어뜨려 자손을 퍼뜨리는 능력도 갖추고 있지요. 산림청은 오랜 세월 살아온 나무의 유전자를 보호하기 위해 잎에서 유전 정보인 DNA를 채취해 유전자은행에 저장하고 있어요. 더 나아가 오래 산 나무와 유전 형질이 똑같은 복제 나무도 키우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