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중요한 상이 무척 많지. 그런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뭐니 뭐니 해도 이그노벨상이야. 선정된 연구 제목만 보고도 웃음이 터지는 건 이그노벨상뿐이거든. 이번에는 또 어떤 기발한 연구들이 뽑혔을까?
드디어 돌아왔다! 이그노벨상 현장 시상식
“무엇보다 안전이 중요합니다. 비상구 위치를 확인하고, 당신이 아이가 아니라면 다른 사람 위에 앉지 마세요. 오리에게 먹이를 주거나 오리를 쫓아다니거나 오리를 먹지 마세요. 자, 그럼 이제 34번째 이그노벨 시상식을 시작하겠습니다.”
9월 12일,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의 한 강의실에서 키이스 뮬러 박사가 34번째 이그노벨 시상식 개최를 알렸어요. 뮬러는 2003년에 죽은 청둥오리 연구로 이그노벨 생물학상을 받은 수상자예요. 이그노벨상은 매년 가을, 노벨상 발표 2주 전에 열리는 특별한 시상식으로 미국 유머과학잡지 <기발한 연구 회보>에서 만들었어요.
이그노벨상은 매년 사람들을 웃게 하고, 그다음에 생각하게 만드는 연구를 선정해 상을 줘요. 이그노벨상의 창시자인 마크 에이브러햄스는 위대한 연구도 처음에는 무시당하거나 우습게 여겨졌던 경우가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어요. 실제로 영국 맨체스터대학교 안드레 가임 교수는 2000년에 이그노벨상을 받은 뒤, 2010년에 노벨물리학상을 받았지요. 이그노벨상은 개구리 공중부양 연구로, 노벨상은 그래핀 연구로 받은 거긴 하지만요.
이그노벨 시상식은 매년 주제를 정해서 진행돼요. 올해 시상식 주제는 머피의 법칙이었어요. 머피의 법칙은 ‘잘못될 만한 일이 있다면 그 일은 반드시 잘못된다’는 뜻의 심리학 용어예요. 이전 수상자들이 24초 동안 머피의 법칙과 관련된 개념을 설명한 뒤 딱 7개의 단어로 요약하는 ‘24/7’ 강연을 진행했어요. 24초를 넘기면 가차없이 말을 끊어 웃음을 자아냈지요. 또 올해의 트로피는 ‘머피의 법칙과 관련이 있을 수도 있는’ 물건이 담긴 플라스틱 상자였는데, 누군가 시상 후 무대에 놓고 가버리는 바람에 진행자가 범인(?) 찾기에 나서기도 했어요. 상품이 마음에 안 들어도 피할 수는 없었답니다.
죽은 송어보다 살아있는 송어가 더 많이 움직인다는 내용의 물리학상, 부작용이 심한 가짜약이 부작용이 없는 가짜약보다 효과적이라는 내용의 의학상 등 기발한 연구로 가득했던 2024 이그노벨상 수상 연구들을 지금부터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