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정수리를 보면 머리카락이 양쪽으로 나뉘는 지점이 있어요. 이를 ‘가마’라고 해요. 프랑스 파리시립대학교 의과대학 로만 콘사리 교수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북반구 사람들의 가마는 시계 방향으로, 남반구 사람들의 가마 방향은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는 경향이 있어요. 콘사리는 사람들의 가마 방향이 다른 이유에 태풍과 같은 환경적 요인이 있을 수도 있다고 설명하다가 이렇게 덧붙였어요. “하지만 사실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도대체 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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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수상 소식을 듣고 기분이 어떠셨나요?
팀원들이 많이 생각났어요. 이 연구를 하는 동안 병원의 동료들이 우리 팀을 많이 놀렸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인정받아 무척 자랑스러웠죠.
Q. 왜 사람의 가마 방향을 연구하게 됐나요?
환자의 머리를 수술하면서 가마를 자주 봐요. 몇몇 유전 질환은 머리카락의 방향이랑 관련이 있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동료인 윌렘스 박사의 쌍둥이 딸들의 가마가 같은 방향인 것을 보고 가마 방향이 유전적인 영향을 받는지, 환경적 영향을 받는지 궁금해졌어요.
Q. “태풍이 가마 방향과 관련있을 수도 있지만, 아마 아닐 것”이라고 하신 이유는 뭔가요?
태풍의 방향은 지구 자전에 영향을 받아요. 물체가 회전할 때 작용하는 힘을 ‘코리올리힘’이라고 하는데, 지구가 자전하면서 생긴 코리올리힘이 바람이나 해류의 방향을 결정하죠. 저희는 남반구와 북반구 사람들의 가마 방향이 다른 이유에 환경적 요인이 있을 수 있다고 짐작했어요. 하지만 코리올리힘은 대규모 환경에서 작동하는 것이라 세포 수준의 사건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아요. 그러니까 이 가설이 맞을 가능성은 거의 없죠. 하지만 모든 발견에는 고유한 가치가 있답니다!
[2024 이그노벨상 화학상] 술에 취한 벌레보다 맨정신인 벌레가 빠르다” - 앙투안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학교 물리학과 앙투안 드블레 교수팀은 술이 생물의 움직임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내기 위해 독특한 실험을 설계했어요. 술에 취한 벌레와 맨정신인 벌레에게 달리기를 시킨 거예요. 그 결과 맨정신인 벌레가 훨씬 빨랐어요. 연구팀은 술취한 벌레의 활동성이 맨정신인 벌레보다 떨어진다고 설명했어요.
Q. 이 연구 결과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친구들과 경주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어떤 친구는 빨리 뛰고, 또 어떤 친구는 천천히 걸어요. 이 연구에서 벌레들은 달리기 선수들이에요. 우리는 벌레들을 술에 취하게 한 뒤 그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관찰했어요. 이를 통해 우리는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것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또 이런 움직임이 자연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물고기 떼나 새 떼가 어떻게 함께 움직이는지 이해하는 데도 쓰일 수 있죠. 그래서 과학적으로 아주 중요한 연구예요!
Q. 이그노벨상은 과학자에게 어떤 상인가요?
이그노벨상은 과학의 창의성을 기념하는 상이에요. 연구가 재미있을 수 있다는 걸 상기시켜 주고 과학이 모두에게 열려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요. 때로는 웃을 수 있는 연구가 중요한 발견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도 해요.
Q. 이그노벨상을 꿈꾸는 어린이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과학이 누구에게나 열려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여러분이 어리든, 대학에 다니든 말든 상관없어요. 우리 연구팀의 테스는 23살 학생인데, 집에서 대부분의 실험을 했어요. 항상 호기심을 유지하고, 엉뚱해 보이는 질문도 두려워하지 마세요. 계속해서 실험하고, 과학을 즐기다 보면 여러분의 실험이 이그노벨상을 받을 날이 올지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