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개를 반려견으로 삼고 싶어? 많은 사람이 반려견으로 작고 귀여운 강아지를 골라.
그 기준에 맞지 않는 강아지들은 선택받지 못하고 있어.
예쁜 개만 선택받고, 못생기면 버려진다?
지난해 6월 국내 한 연구소는 754가구를 대상으로 키우고 있는 개의 종을 조사했습니다. 몰티즈를 키우는 사람이 25.9%로 가장 많았고 푸들이 21.4%였어요. 몰티즈와 푸들처럼 다른 종이 섞이지 않고 계속 같은 종의 부모가 교배해 태어난 개를 품종견이라고 불러요.
우리나라에서 품종견은 동물 생산업자가 같은 종의 개를 교배해서 생산해요. 번식장이나 가정에서 개를 교배시킨 뒤 강아지가 태어나면 경매장을 통해 판매합니다. 경매장에서 펫숍 업체들은 인기가 많을 것 같은 외모의 강아지를 골라 구매한 뒤 소비자에게 팔아요. 기자가 10곳의 펫숍 홈페이지에 접속해 본 결과, 모두 손바닥만 한 크기에, 태어난 지 2개월 된 몰티즈와 포메라니안, 푸들 등의 품종견을 판매하고 있었어요. 작고 나이가 어린 품종견이 잘 팔리고 있는 거예요.
동물자유연대 채일택 국장은 “잘 팔리는 예쁜 품종견 한 마리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많은 개가 희생된다”고 지적했어요. 지난해 9월 동물권행동 카라 등 동물 단체는 국가의 허가를 받고 운영하던 화성의 강아지 번식장에서 학대당한 개 1426마리를 구조했습니다. 구조 전까지, 성인 키만 한 넓이의 울타리 안에서 개가 10마리씩 모여 1년에 2~3회씩 출산을 반복했습니다. 각종 질병에 걸린 채로 방치되었고 냉동고에서 발견되기도 했지요. 태어난 뒤 바로 질병에 걸려 버려진 새끼 강아지도 있었어요.
펫숍과 경매장에서 선택받지 못한 강아지는 번식장으로 돌아가거나 버려집니다. 주인을 잃은 개들이 있는 유기견 보호소에서도 잡종견은 품종견보다 입양률이 떨어져요.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품종견의 입양률은 33.7%, 잡종견은 23.1%였어요. 또 입양되지 못해 안락사된 개는 품종견이 7.1%인 반면, 잡종견은 34.6%였습니다.
채 국장은 “개를 사고 파는 물건으로 여기다 보면 외모를 중시하게 되고 도구처럼 다루게 된다”며 “개도 사람처럼 고통도 느끼고 지각도 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당부했어요. 또 “반려견을 찾기 전 가족이 될 존재를 돈 주고 사는 행위가 정당한지 고민해 보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