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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밈, 따라 하는 이유가 다 있다

밈이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한 건 컴퓨터 관련 책도 아니고 소설도 아니고, 의외의 학문을 다룬 책이에요. 바로 생물학을 다룬 책 <이기적 유전자>예요. 우리에게는 밈의 유전자가 있는 걸까요?

 

밈으로 문화가 진화한다!

 

 

“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로 고양이가 걸어 다닙니다.”

 

2021년 MBN 이시열 기자가 지하철역 동파 사고를 보도하는 영상에서 나온 말이에요. 이 영상은 고양이가 나온 장면이 귀엽다는 이유로 올해 유튜브와 X 등을 통해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졌습니다. 지난 2월 크리에이터 ‘행복한 피자빵’은 영상에 배경 음악을 넣은 뒤 많은 사람이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어요. 

 

이처럼 영상이나 사진, 문구를 많은 사람들이 따라하고 패러디하는 현상을 밈이라고 합니다. 밈이라는 단어는 1976년 영국의 진화생물학자인 리처드 도킨스가 모방(memesis)과 유전자(gene)를 결합해 처음 만들었어요. 도킨스는 <이기적 유전자>라는 책에서 ‘유전 물질이 세대를 거쳐 복사되는 것처럼 밈도 뇌를 거쳐 전파된다’고 언급했지요. 오늘날 우리가 부르는 생일 축하 노래도 1893년 미국 교사 패티 힐과 밀드레드 힐이 만든 아침 인사 노래에 사람들이 가사를 변형해 퍼진 밈이에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산업디자인학과 홍화정 교수는 “밈에는 다양한 나라의 문화가 반영돼 있다”고 설명했어요. 

 

 

 
➊ 가수 장원영의 긍정적인 말이 ‘원영적 사고’로 불리며 밈이 되었다.➋ 유튜버 과나의 ‘그거 아세요?’라는 노래가 쓸데없는 정보를 담고 있어 재밌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이 따라해 밈이 되었다.

 

 

인간, 밈의 본능이 있다?

 

 

사람의 뇌에는 다른 사람의 행동을 모방하는 시스템이 있어요. 다른 사람의 행동을 거울처럼 반영하기 때문에 ‘거울 뉴런’ 시스템이라고 불리지요. 1992년 이탈리아 파르마대학교 생리학연구소 자코모 리촐라티 교수팀은 거울 뉴런을 찾았어요. 원숭이의 뇌에 전극을 심어 시각 정보와 행동 명령 사이를 연결하는 부분을 찾으려다 거울 뉴런을 처음 발견했습니다. 이후 2006년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신경정신의학연구소 마르코 야코보니 교수팀은 뇌 혈류량을 측정해 활성화 정도를 알아내는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을 통해 사람에게서도 거울 뉴런을 찾았어요.

 

거울 뉴런은 다른 사람이 나와 같은 목적으로 행동할 때와 내가 그 행동을 계획할 때 활성화됩니다. 바나나를 집는 행동을 보면, 후두엽이 시각 정보를 두정엽으로 보내고 두정엽은 행동 의도를 해석해요. 의도가 파악되면 전두엽은 행동을 따라 하도록 근육 신경에 명령을 내립니다. 사람의 행동을 보고 목적을 이해하면 거울 뉴런이 활성화되고, 행동 의도와 미묘한 감정을 잘 파악하게 돼요. 특히 성장기에 다양한 사회 관계를 관찰한 사람은 거울 뉴런이 잘 발달하지요.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정아인 교수는 “거울 뉴런 연구는 다른 사람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느끼는 자폐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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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1일 어린이과학동아(13호) 정보

  • 장효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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