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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기사] [통합과학 교과서] <알라딘과 요술램프> 양탄자, 어떻게 다시 띄우지?

 

동화마을에 무슨 일이?

마법의 양탄자를 날개하라

 

“잠깐만요,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아요!”

개코 조수가 빨간 모자 원숭이에게 집중하며 말했어요. 한참 우끼끼 하면서 원숭이와 대화하던 개코 조수는 확신에 찬 얼굴로 꿀록 탐정에게 외쳤어요.

“자기를 따라오래요. 램프의 요정 지니가 탐정님을 찾고 있대요.”

“지니가? 무슨 일이든 요술로 뚝딱 해내는 지니가 무슨 일이지?”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는 얼른 돗자리를 접고 빨간 모자 원숭이를 따라갔어요. 

10분쯤 달렸더니 파란 피부의 거대한 지니 뒤통수가 보였어요. 지니는 땀을 뻘뻘 흘리며 바닥에 붙은 양탄자를 들어 올리려 안간힘을 쓰고 있었어요. 파란 몸은 온통 땀으로 뒤덮여 평소보다 더 미끄덩해 보였지요. 꿀록 탐정을 발견한 지니는 울상이 된 표정으로 하소연했어요. 

“꿀록 탐정님, 도와주세요. 양탄자가 떠오르지 않아요. 흑마법에 걸려서 너무 무거워진 탓이에요. 이대로는 알라딘을 구하러 갈 수 없다고요, 엉엉.”

“저런, 내게 맡겨요! 아무리 무거운 물체도 초전도체의 원리를 이용하면 가볍게 띄울 수 있으니.”

꿀록 탐정은 자신 있는 목소리로 지니를 안심시켰어요. 초전도체가 뭐길래 지니도 못 드는 무거운 양탄자를 들어 올릴 수 있는 걸까요?

 

통합과학 개념 이해하기

마법의 양탄자를 날개하라

 

초전도체는 ‘초’월적으로 전기를 잘 흘리는 ‘전도체’를 말해요. 전도체는 철이나 구리처럼 전기를 잘 흘리는 물질인데, 초전도체는 보통의 전도체랑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전기가 잘 흐르죠. 왜 그럴까요?

 

물질이 전기를 흐르게 하려면 내부에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전자가 있어야 해요. 모든 물질은 원자핵과 전자, 중성자로 이뤄져 있는데, 이중 원자핵과 전자가 전기와 관련이 있어요. 전기가 흐른다는 것은 전자가 한쪽에서 다른 한쪽으로 움직인다는 말과 같아요. 그러니 움직일 수 있는 전자가 많으면 전기가 잘 흐르죠.

 

문제는 전자의 움직임을 방해하는 요인이 많다는 거예요. 금속에서 전자는 3차원 바둑판처럼 규칙적으로 배열된 원자핵 주위를 돌아다니는데, 원자핵은 전자를 끌어당기는 성질이 있어 전자를 자기 주변에 묶어 두려고 해요. 동시에 원자핵은 스프링에 연결된 무거운 공처럼 제자리에서 계속 진동하며 전자의 진로를 방해하죠. 원자핵의 격자진동은 전류가 흐르는 것을 방해하는 작용인 ‘저항’ 값에 영향을 줘요. 저항이 크면 전류가 흐르기 어렵고, 저항이 작으면 전류가 흐르기 쉬워요. 원자핵은 온도가 높으면 많이 진동하고 온도가 낮으면 조금만 진동하는 특성이 있어요. 그래서 물리학자들은 온도를 계속 내려 물리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가장 낮은 온도인 절대영도에 도달하면 물질 내부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연구했어요. 가능성은 크게 두 가지였죠. 원자핵의 진동이 완전히 멈춰 저항이 0이 되거나, 전자도 같이 꽁꽁 얼어 전기가 아예 흐르지 않는 무한대의 저항 상태가 되거나요.

 

1911년 네덜란드의 물리학자 카메를링 오너스가 온도를 계속 낮추면서 확인한 결과, 약 영하 268。에서 수은의 저항이 0이 되었어요. 세계 최초로 초전도 현상을 발견한 순간이었지요. 저항이 사라지는 것 말고도 아주 놀라운 일이 일어났어요. 초전도체의 가장 큰 특징인 중 하나인 마이스너 효과였지요. 마이스너 효과는 초전도체가 외부의 자기장을 완전히 밀어내는 현상을 뜻하는데, 이 성질 때문에 영구자석 위에 초전도체를 올리면 자기장을 밀어내면서 둥둥 뜬답니다.

 

통합과학 넓히기

상온 초전도체, 가능할까?

 

강한 자석 위에 초전도체가 뜨는 성질을 응용한 대표적인 예는 자기부상열차예요. 자기부상열차는 열차 바닥면과 레일에 초전도체를 붙여 공중에 뜨게 해요. 레일과 열차가 직접 닿아 있지 않아 마찰이 없어 아주 빠르게 움직일 수 있지요. 소음도 적고 환경오염도 적어 혁신적인 교통수단으로 불려요. 하지만 자기부상열차가 실제로 운행되는 나라는 많지 않아요. 우리나라에도 인천국제공항에 자기부상열차가 있지만 2022년부터 운행을 중단한 상태예요. 

 

기술적으로 운영이 가능한데도 자기부상열차가 활발히 쓰이지 않는 이유는 초전도체가 초전도 상태를 나타내려면 극도로 낮은 온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에요. 우리나라의 연평균 기온은 약 12。인데 현재 발견된 물질 중 가장 높은 온도에서 초전도성을 띄는 산화구리 화합물의 전이온도가 약 영하 143。거든요. 보통 많이 쓰는 냉각 방법은 액체헬륨이나 액체질소를 이용하는 건데 비용이 무척 많이 들고 관리도 어려워요. 그래서 과학자들은 보다 높은 온도에서 초전도성을 띄는 물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지난해 7월 공개돼 세계를 들썩이게 했던 LK-99가 관심을 모았던 것도 바로 이런 이유예요. 우리나라 연구진은 상온에서 초전도 현상을 보이는 물질을 만들었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는데, 이 논문이 사실이라면 산업 전체를 뒤바꿀 수 있는 엄청난 발견이었죠. 아쉽게도 LK-99는 초전도성을 재현하는 데 실패해 초전도체로 인정받지 못했어요. 하지만 상온 초전도체를 찾으려는 시도는 지금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죠.

 

2월 17일 미국 아이오와주립대 물리천문학과 루슬란 프로조로프 교수는 자연 광물 ‘미아사이트’에서 초전도성을 발견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어요. 미아사이트는 인공적으로 합성해 만든 초전도체와 다른 방식으로 초전도성을 띈다는 사실이 밝혀졌어요. 실험실에서만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초전도 현상이 자연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는 거지요. 만약 미아사이트가 초전도성을 띄는 원리를 알아낸다면 상온 초전도체의 새로운 돌파구가 열릴지도 몰라요.

 

 

에필로그

꿀록 탐정은 양탄자 밑에 초전도체를 붙인 뒤 초강력 자석을 갖다댔어요. 그리고 지니를 향해 말했죠. “이제 초전도체를 꽁꽁 얼려주세요.” 미심쩍은 표정으로 지니가 요술을 부려 초전도체 의 온도를 낮췄어요. 절대영도에 이르자 미동도 없던 양탄자가 둥실 떠올랐지요. 꿀록 탐정은 이 온도를 유지하면 계속 날 수 있을 거라고 말했어요. 지니와 원숭이는 한껏 웃으며 멀리 날아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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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1일 어린이과학동아(9호)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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