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나타났다! 막강한 정보력과 뛰어난 분석력으로 미궁에 빠진 사건을 척척 해결하는 명탐정 P. P는 몇 년 전, 전대미문의 사건을 해결하고 난 뒤 학업에 전념하겠다는 이유로 홀연히 탐정 세계를 떠났었다. 그 동안 그 어떤 미스터리하고 어려운 사건도 P의 마음을 돌려놓지 못했는데…. 그런 P의 눈길을 잡아끄는 사건이 드디어 일어나고야 말았다. 그것은 바로 ‘사건 파일 X-꽃매미’!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0913/C200913N001_img_99.jpg)
명탐정, 정보를 입수하다
명탐정 P는 먼저 전국에 있는 정보원들에게 연락하기 시작했다.
“꽃매미에 관한 정보를 부탁한다. 이름은 매미지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참매미나 말매미와는 그 크기와 생김새가 다르다. 몸 길이는 2~3㎝에 날개 길이는 5㎝ 정도다. 연한 회색빛 날개에 검은 점이 찍혀 있고, 날개를 활짝 펴면 숨겨져 있던 주홍빛의 날개가 드러난다. 나의 직감에 의하면 아주 수상한 녀석이다. 꽃매미에 대해 아는 정보원은 나한테 급히 알려 주길 바란다.”
정보원 K.J.H
안 그래도 며칠 전에 꽃매미를 보았습니다. 학교에 가서 말했더니, 이 곤충을 본 친구들이 한둘이 아니더군요. 동네 야산, 개울가 근처, 집 앞 화단 등 나타나는 곳이 아주 다양했습니다. 정말 신출귀몰한 녀석인 것 같습니다.
정보원 K.H.J
꽃매미는 중국매미, 중국꽃매미, 주홍날개꽃매미 등 여러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것이 진짜 이름인지는 아무도 모르더군요. 이 녀석은 곤충도감에도 나와 있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 것이 무척 수상합니다.
정보원 W.A.H
이 녀석은 보통 매미와 달리 우는 소리를 내지 않습니다.‘ 매미’하 면 생각나는 것이 맴맴 우는 소리인데 말이죠. 더 놀라운 사실은 이 녀석은 하늘에서 떨어진 것 마냥 갑자기 나타났다는 겁니다. 2003년까지는 거의 발견되지 않다가 2004년부터 슬금슬금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그 수가 해가 갈수록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이 녀석들, 뭔가 음모를 꾸미고 있는 것 같습니다.
추적 1
주홍날개꽃매미? No! 꽃매미? YES!
“역시 만만치 않은 녀석임에 틀림없군. 일단 베일에 싸여 있는 정체부터 밝혀야겠어.”
명탐정 P는 재빨리 정보원 K.H.J가 보낸 꽃매미를 살펴보고 면밀히 분석하기 시작했다. 정확한 분석을 위해 절친한 동료인 충북대학교 식물의학과 조수원 교수의 조언을 얻기로 하는데….
분석파일-꽃매미의 정체
이름 꽃매미. 주홍색 날개 때문에 흔히 주홍날개꽃매미라고 불리고 있지만 이는 정식 이름이 아니다. 2008년 충북대학교 조수원 교수팀은 분류학적 기준을 바탕으로 학계에 정식으로 ‘꽃매미’라고 보고했고, 그 뒤부터 꽃매미가 정식 명칭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분류학적 위치 매미아목 꽃매미과
학명 Lycorma delicatula
사는 곳 꽃매미가 중국매미라고도 불렸던 이유는 중국에서 이와 같이 생긴 꽃매미가 많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중국뿐만 아니라 인도, 베트남 등지에도 살고 있다. 2004년 이전에는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적이 거의 없다.
유사종 희조꽃매미. 뒷날개의 안쪽 부분이 주황색이라는 점이 비슷하다. 하지만 꽃매미보다 덩치가 작고, 날개의 검은 점무늬가 완벽한 원 모양이 아니다.
특이사항 말매미나 참매미처럼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매미는 떼로 다니지 않는다. 하지만 꽃매미는 수백 내지는 수천 마리가 떼를 지어서 산다.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0913/C200913N001_img_01.jpg)
추적 2
꽃매미, 무엇이 문제인가?
한창 꽃매미의 정체를 분석하는 명탐정 P에게 정보원 K.J.H로부터 긴급 연락이 왔다.
“명탐정 P! 꽃매미가 나타났다는 소식입니다. 현재 경기도와 충청남북도에 꽃매미가 엄청나게 나타나 나무를 못살게 군다고 합니다! 어서 가 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한달음에 현장으로 달려간 명탐정 P는 자신의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꽃매미가 나무를 뒤덮다시피 빽빽하게 달라붙어 있었기 때문이다.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0913/C200913N001_img_02.jpg)
꽃매미 때문에 나무가 말라 죽는다?
2004년부터 갑자기 등장한 꽃매미의 가장 큰 문제점은 식물에 피해를 입힌다는 것이다. 꽃매미가 가장 좋아하는 식물은 가죽나무와 포도나무. 꽃매미는 이들 나무의 줄기에 침을 꽂아 즙을 빨아먹는데, 꽃매미에게 즙을 빼앗긴 나무들은 서서히 마르게 된다. 또한 꽃매미는 즙을 먹고‘ 감로’라는 배설물을 내놓는데, 검정곰팡이 종류가 이 감로를 영양분으로 해서 자란다. 그래서 이 감로가 닿은 잎에는 검정곰팡이가 자라게 되고, 그 모습이 꼭 그늘이 진 것처럼 새까맣게 되어 버리는 그을음병이 생기게 된다.
그을음병이 심해지면 잎이 광합성을 하지 못해 결국 말라죽게 된다. 특히 꽃매미는 다른 곤충에 비해 덩치가 큰 편이고, 떼를 지어서 살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감로의 양도 많다. 그래서 진딧물 등 감로를 내뱉는 다른 곤충보다 피해가 큰 편이다.
명탐정의 재빠른 조사에 의하면 꽃매미는 2004년부터 등장하기 시작했지만, 본격적으로 피해가 접수된 시기는 2006년부터다. 그런데 2006
에는 1ha*에 불과한 발생 면적이 올해에는 서울 관악구 면적과 비슷한 2765ha! 불과 3년 만에 2765배나 증가한 것이다.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이렇게 빨리 퍼지게 됐을까?”
바로 그 때, 명탐정 P의 든든한 조언자인 국립농업과학원 김광호 박사로부터 무전이 왔다.
“명탐정 P! 일반 매미는 수년 동안 땅 속에서 지낸 뒤에야 성충이 되어 밖으로 나올 수 있어. 하지만 꽃매미는 10월경 나무에 알을 낳고, 그 알은 이듬해 5월이 되면 성충이 되지. 또한 한 번에 낳는 알의 숫자도 400~500개나 된다네. 다른 매미보다 더 많은 수가 더 쉽게 번식할 수 있는 셈이라네.”
![꽃매미는 한 번에 몇백 개의 알을 낳은 뒤, 그 위를 거품으로덮는다. 이게 굳으면 회색 알덩어리(왼쪽 사진)가 만들어진다. 오른쪽은 부화한 뒤의 알덩어리 모습.](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0913/C200913N001_img_04.jpg)
추적 3
꽃매미, 도대체 어디에서 왔나?
“아무래도 수상해…. 2004년 이전까지는 전혀 보이지 않다가 갑자기 모습을 드러냈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군. 흠…, 그러고 보니 꽃매미는 나무에 알 상태로 붙어 겨울을 나지! 그렇다면 혹시 아주 적은 수의 꽃매미가 산 속 깊은 곳 어딘가에 숨어 있다가, 지구온난화 때문에 겨울이 따뜻해져서 수가 늘어난 게 아닐까? 음~, 아무래도 절친한 동료인 조수원 교수와 의논해 봐야겠어.”
조수원 교수님과의 대화
우리나라에 아주 적은 수의 꽃매미가 살고 있다가 최근 나타난 게 아닐까?
5㎝ 정도의 크기에 눈에 띄는 주홍빛의 날개를 갖고 있는 곤충이 우리나라에 살고 있었다면, 그 동안 곤충학자와 학생들에게 발견이 되었어야 하네. 그런데 꽃매미가 공식적으로 확실하게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 또한 꽃매미는 수 세기 전 중국의 본초강목에도 등장하고, 한약재로도 사용됐던 유명한 녀석일세. 이 종이 우리나라에도 있었다면 최소 조선시대부터라도 문헌에 기록이 남아 있어야 하네.
지구온난화로 환경이 변했기 때문에 최근에 나타났을 가능성도 있지 않은가?
꽃매미는 중국에서도 거의 전역에 분포하는 종일세. 이 말은 따뜻한 남쪽에만 살고 있는 종류가 아니라는 걸세. 또한 지구온난화 때문이라면 우리나라 남쪽에서부터 그 숫자가 점점 증가했어야 했네. 하지만 조사 결과, 서울, 경기, 충청도, 전라도 등 우리나라의 서쪽 지역에서 먼저 나타났네. 즉, 지구온난화보다는 우리나라의 서쪽에 다른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이네.
그렇다면 꽃매미가 갑자기 나타난 이유는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워낙 급작스럽게 나타났기 때문에 아직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네. 하지만 나와 내 동료들은 이렇게 추정하고 있네. 외래종이 아닐까라고.
외래종이라면 다른 나라에서 들어왔다는 말인가? 그럼 도대체 어디에서?
꽃매미가 중국에 살고 있으며, 우리나라 서쪽에서 나타난 점으로 미루어 보아 중국에서 들어온 게 아닐까 추측하고 있네. 한국에는 꽃매미가 좋아하는 가죽나무도 많고, 월동하기에 적당한 날씨에다가 천적도 없네. 이런 곳에 우연히 100마리만 들어왔다고 가정해 보세. 만약 100개의 알이 90%만 깨어 성충이 되어 다시 알을 낳으면, 5년 뒤에는 5조 마리가 넘는 꽃매미가 생기게 되네.
![서아프리카에서는 갑자기 나타나 작물을 먹어치우는 사막메뚜기의 대발생이 일어나고 있다. 메뚜기는 원래 떼를 지어 사는 곤충이 아닌데, 특이하게도 사막메뚜기는 엄청난 수가 떼를 지어 나타난다. 이러한 대발생의 경우, 정확한 이유를 밝히기가 무척 어렵다. 꽃매미의 경우도 비슷하다.](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0913/C200913N001_img_05.jpg)
조수원 교수와의 토론이 끝나기가 무섭게 명탐정 P한테 긴급 전화가 걸려 왔다. 국립농업과학원 김광호 박사였다. 김 박사는 꽃매미가 중국으로부터 온 외래종인지 정확히 알아보기 위해 올 9월, 직접 중국을 방문해 꽃매미를 잡아서 우리나라에서 나타난 꽃매미와 DNA를 비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꽃매미를 물리칠 수 있는 천적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네. 하지만 천적이 없다고 꽃매미를 물리칠 수 없는 건 아닐세. 국립농업과학원에서는 꽃매미만 유인하는 트랩식물과 LED 및 음파를 이용한하고 있다네!”
아무래도 이번 수사는 장기전이 되겠군. 꽃매미의 정체가 정확히 밝혀져야 확실한 대책도 세울 수 있으니 말이야. 명탐정 P의 명예를 걸고 꽃매미의 정체를 반드시 밝힐 테니 ‘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도 꽃매미에 관심을 갖고 관찰하길 바란다. 그리고 꽃매미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얻게 되면 언제든지 명탐정 P에게 제보해 주길! 그 때까지 모두들 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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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정보를 입수하다
명탐정 P는 먼저 전국에 있는 정보원들에게 연락하기 시작했다.
“꽃매미에 관한 정보를 부탁한다. 이름은 매미지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참매미나 말매미와는 그 크기와 생김새가 다르다. 몸 길이는 2~3㎝에 날개 길이는 5㎝ 정도다. 연한 회색빛 날개에 검은 점이 찍혀 있고, 날개를 활짝 펴면 숨겨져 있던 주홍빛의 날개가 드러난다. 나의 직감에 의하면 아주 수상한 녀석이다. 꽃매미에 대해 아는 정보원은 나한테 급히 알려 주길 바란다.”
정보원 K.J.H
안 그래도 며칠 전에 꽃매미를 보았습니다. 학교에 가서 말했더니, 이 곤충을 본 친구들이 한둘이 아니더군요. 동네 야산, 개울가 근처, 집 앞 화단 등 나타나는 곳이 아주 다양했습니다. 정말 신출귀몰한 녀석인 것 같습니다.
정보원 K.H.J
꽃매미는 중국매미, 중국꽃매미, 주홍날개꽃매미 등 여러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것이 진짜 이름인지는 아무도 모르더군요. 이 녀석은 곤충도감에도 나와 있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 것이 무척 수상합니다.
정보원 W.A.H
이 녀석은 보통 매미와 달리 우는 소리를 내지 않습니다.‘ 매미’하 면 생각나는 것이 맴맴 우는 소리인데 말이죠. 더 놀라운 사실은 이 녀석은 하늘에서 떨어진 것 마냥 갑자기 나타났다는 겁니다. 2003년까지는 거의 발견되지 않다가 2004년부터 슬금슬금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그 수가 해가 갈수록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이 녀석들, 뭔가 음모를 꾸미고 있는 것 같습니다.
추적 1
주홍날개꽃매미? No! 꽃매미? YES!
“역시 만만치 않은 녀석임에 틀림없군. 일단 베일에 싸여 있는 정체부터 밝혀야겠어.”
명탐정 P는 재빨리 정보원 K.H.J가 보낸 꽃매미를 살펴보고 면밀히 분석하기 시작했다. 정확한 분석을 위해 절친한 동료인 충북대학교 식물의학과 조수원 교수의 조언을 얻기로 하는데….
분석파일-꽃매미의 정체
이름 꽃매미. 주홍색 날개 때문에 흔히 주홍날개꽃매미라고 불리고 있지만 이는 정식 이름이 아니다. 2008년 충북대학교 조수원 교수팀은 분류학적 기준을 바탕으로 학계에 정식으로 ‘꽃매미’라고 보고했고, 그 뒤부터 꽃매미가 정식 명칭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분류학적 위치 매미아목 꽃매미과
학명 Lycorma delicatula
사는 곳 꽃매미가 중국매미라고도 불렸던 이유는 중국에서 이와 같이 생긴 꽃매미가 많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중국뿐만 아니라 인도, 베트남 등지에도 살고 있다. 2004년 이전에는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적이 거의 없다.
유사종 희조꽃매미. 뒷날개의 안쪽 부분이 주황색이라는 점이 비슷하다. 하지만 꽃매미보다 덩치가 작고, 날개의 검은 점무늬가 완벽한 원 모양이 아니다.
특이사항 말매미나 참매미처럼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매미는 떼로 다니지 않는다. 하지만 꽃매미는 수백 내지는 수천 마리가 떼를 지어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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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 2
꽃매미, 무엇이 문제인가?
한창 꽃매미의 정체를 분석하는 명탐정 P에게 정보원 K.J.H로부터 긴급 연락이 왔다.
“명탐정 P! 꽃매미가 나타났다는 소식입니다. 현재 경기도와 충청남북도에 꽃매미가 엄청나게 나타나 나무를 못살게 군다고 합니다! 어서 가 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한달음에 현장으로 달려간 명탐정 P는 자신의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꽃매미가 나무를 뒤덮다시피 빽빽하게 달라붙어 있었기 때문이다.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0913/C200913N001_img_02.jpg)
꽃매미 때문에 나무가 말라 죽는다?
2004년부터 갑자기 등장한 꽃매미의 가장 큰 문제점은 식물에 피해를 입힌다는 것이다. 꽃매미가 가장 좋아하는 식물은 가죽나무와 포도나무. 꽃매미는 이들 나무의 줄기에 침을 꽂아 즙을 빨아먹는데, 꽃매미에게 즙을 빼앗긴 나무들은 서서히 마르게 된다. 또한 꽃매미는 즙을 먹고‘ 감로’라는 배설물을 내놓는데, 검정곰팡이 종류가 이 감로를 영양분으로 해서 자란다. 그래서 이 감로가 닿은 잎에는 검정곰팡이가 자라게 되고, 그 모습이 꼭 그늘이 진 것처럼 새까맣게 되어 버리는 그을음병이 생기게 된다.
그을음병이 심해지면 잎이 광합성을 하지 못해 결국 말라죽게 된다. 특히 꽃매미는 다른 곤충에 비해 덩치가 큰 편이고, 떼를 지어서 살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감로의 양도 많다. 그래서 진딧물 등 감로를 내뱉는 다른 곤충보다 피해가 큰 편이다.
명탐정의 재빠른 조사에 의하면 꽃매미는 2004년부터 등장하기 시작했지만, 본격적으로 피해가 접수된 시기는 2006년부터다. 그런데 2006
에는 1ha*에 불과한 발생 면적이 올해에는 서울 관악구 면적과 비슷한 2765ha! 불과 3년 만에 2765배나 증가한 것이다.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이렇게 빨리 퍼지게 됐을까?”
바로 그 때, 명탐정 P의 든든한 조언자인 국립농업과학원 김광호 박사로부터 무전이 왔다.
“명탐정 P! 일반 매미는 수년 동안 땅 속에서 지낸 뒤에야 성충이 되어 밖으로 나올 수 있어. 하지만 꽃매미는 10월경 나무에 알을 낳고, 그 알은 이듬해 5월이 되면 성충이 되지. 또한 한 번에 낳는 알의 숫자도 400~500개나 된다네. 다른 매미보다 더 많은 수가 더 쉽게 번식할 수 있는 셈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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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매미는 한 번에 몇백 개의 알을 낳은 뒤, 그 위를 거품으로덮는다. 이게 굳으면 회색 알덩어리(왼쪽 사진)가 만들어진다. 오른쪽은 부화한 뒤의 알덩어리 모습.](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0913/C200913N001_img_04.jpg)
추적 3
꽃매미, 도대체 어디에서 왔나?
“아무래도 수상해…. 2004년 이전까지는 전혀 보이지 않다가 갑자기 모습을 드러냈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군. 흠…, 그러고 보니 꽃매미는 나무에 알 상태로 붙어 겨울을 나지! 그렇다면 혹시 아주 적은 수의 꽃매미가 산 속 깊은 곳 어딘가에 숨어 있다가, 지구온난화 때문에 겨울이 따뜻해져서 수가 늘어난 게 아닐까? 음~, 아무래도 절친한 동료인 조수원 교수와 의논해 봐야겠어.”
조수원 교수님과의 대화
우리나라에 아주 적은 수의 꽃매미가 살고 있다가 최근 나타난 게 아닐까?
5㎝ 정도의 크기에 눈에 띄는 주홍빛의 날개를 갖고 있는 곤충이 우리나라에 살고 있었다면, 그 동안 곤충학자와 학생들에게 발견이 되었어야 하네. 그런데 꽃매미가 공식적으로 확실하게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 또한 꽃매미는 수 세기 전 중국의 본초강목에도 등장하고, 한약재로도 사용됐던 유명한 녀석일세. 이 종이 우리나라에도 있었다면 최소 조선시대부터라도 문헌에 기록이 남아 있어야 하네.
지구온난화로 환경이 변했기 때문에 최근에 나타났을 가능성도 있지 않은가?
꽃매미는 중국에서도 거의 전역에 분포하는 종일세. 이 말은 따뜻한 남쪽에만 살고 있는 종류가 아니라는 걸세. 또한 지구온난화 때문이라면 우리나라 남쪽에서부터 그 숫자가 점점 증가했어야 했네. 하지만 조사 결과, 서울, 경기, 충청도, 전라도 등 우리나라의 서쪽 지역에서 먼저 나타났네. 즉, 지구온난화보다는 우리나라의 서쪽에 다른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이네.
그렇다면 꽃매미가 갑자기 나타난 이유는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워낙 급작스럽게 나타났기 때문에 아직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네. 하지만 나와 내 동료들은 이렇게 추정하고 있네. 외래종이 아닐까라고.
외래종이라면 다른 나라에서 들어왔다는 말인가? 그럼 도대체 어디에서?
꽃매미가 중국에 살고 있으며, 우리나라 서쪽에서 나타난 점으로 미루어 보아 중국에서 들어온 게 아닐까 추측하고 있네. 한국에는 꽃매미가 좋아하는 가죽나무도 많고, 월동하기에 적당한 날씨에다가 천적도 없네. 이런 곳에 우연히 100마리만 들어왔다고 가정해 보세. 만약 100개의 알이 90%만 깨어 성충이 되어 다시 알을 낳으면, 5년 뒤에는 5조 마리가 넘는 꽃매미가 생기게 되네.
![서아프리카에서는 갑자기 나타나 작물을 먹어치우는 사막메뚜기의 대발생이 일어나고 있다. 메뚜기는 원래 떼를 지어 사는 곤충이 아닌데, 특이하게도 사막메뚜기는 엄청난 수가 떼를 지어 나타난다. 이러한 대발생의 경우, 정확한 이유를 밝히기가 무척 어렵다. 꽃매미의 경우도 비슷하다.](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0913/C200913N001_img_05.jpg)
조수원 교수와의 토론이 끝나기가 무섭게 명탐정 P한테 긴급 전화가 걸려 왔다. 국립농업과학원 김광호 박사였다. 김 박사는 꽃매미가 중국으로부터 온 외래종인지 정확히 알아보기 위해 올 9월, 직접 중국을 방문해 꽃매미를 잡아서 우리나라에서 나타난 꽃매미와 DNA를 비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꽃매미를 물리칠 수 있는 천적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네. 하지만 천적이 없다고 꽃매미를 물리칠 수 없는 건 아닐세. 국립농업과학원에서는 꽃매미만 유인하는 트랩식물과 LED 및 음파를 이용한하고 있다네!”
아무래도 이번 수사는 장기전이 되겠군. 꽃매미의 정체가 정확히 밝혀져야 확실한 대책도 세울 수 있으니 말이야. 명탐정 P의 명예를 걸고 꽃매미의 정체를 반드시 밝힐 테니 ‘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도 꽃매미에 관심을 갖고 관찰하길 바란다. 그리고 꽃매미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얻게 되면 언제든지 명탐정 P에게 제보해 주길! 그 때까지 모두들 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