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7일과 8월 13일, 어린이 우주 기자단은 누리호의 엔진을 개발하고 있는 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방문했어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어떻게 엔진을 개발하고 있고, 이 연구에 왜 참여하고 있는 걸까요? 누리호 엔진 조립동과 강연 현장으로 들어가 봐요!
누리호가 나는 힘을 만든다! 엔진 조립동
8월 7일 어린이 우주 기자단은 경상남도 창원에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업장에 모였어요. 누리호의 엔진을 보기 위해서였죠. 누리호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함께 개발한 우주 발사체예요. 지난해 3차 발사까지 성공해 우주방사선을 관측하는 인공위성을 쏘아 올렸고 2027년까지 4번의 발사를 앞두고 있어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에 들어가는 엔진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기자단이 누리호 엔진 조립동으로 들어서자, 성인 키보다 큰 장치가 3개 있었어요. 이는 누리호의 1단 엔진과 2단 엔진, 3단 엔진입니다. 발사체가 우주로 나아가려면 많은 양의 연료가 필요해요. 발사 중 연료를 모두 사용해 빈 엔진을 버리면 가벼운 무게로 우주를 날아갈 수 있습니다. 더 적은 힘으로 멀리 날 수 있는 거죠. 그래서 누리호는 3단의 엔진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누리호 엔진 제작에 참여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임영훈 과장은 “발사체가 지구 궤도를 돌면서 지구 대기로 떨어지지 않으려면 1초에 7km 이상의 속력으로 날아야 한다”며 “속력이 떨어지지 않고 유지되려면 3단 엔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어요.
발사체가 지구 대기를 벗어나 우주까지 날아가려면 물질을 강하게 뿜어내며 위로 나아가는 추진력이 필요해요. 누리호 엔진에는 이를 위한 연료인 케로신과, 케로신이 타도록 돕는 산소가 들어 있습니다. 케로신은 끓는점이 180~250℃인 석유예요. 액체로 압축돼 있던 케로신이 산소의 도움으로 불타 가스가 되면 부피가 커지면서 강한 압력이 발생해요. 가스는 누리호의 노즐을 통해 방출되죠. 누리호는 가스를 밀어내면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습니다.
누리호의 1단 엔진은 가스를 방출하면서 75t(톤)의 힘을 얻어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 엔진을 4개 붙여 총 300t의 힘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클러스터링’ 방식을 활용하고 있어요. 클러스터링 방식을 사용하면 더 강한 힘을 내는 새로운 엔진을 따로 개발하지 않고도 더 무거운 물체를 실어 나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임영훈 과장은 “발사체가 한 방향으로 기울어지지 않고 균형을 맞추게 하기 위해 4개의 엔진이 동시에 같은 힘을 낼 수 있게 하는 등 정교한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어요.
기자단이 누리호 엔진을 손으로 만져보면서 견학은 마무리되었어요. 임연정 어린이 기자는 “엔진이 생각보다 컸고 만져보니 미끌미끌한 촉감이 느껴져서 신기했다”고 말했어요. 또 “누리호 엔진을 만드는 현장을 볼 수 있어서 재밌었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정윤수 어린이 기자는 “누리호 엔진을 제작한 연구원에게 엔진의 소재 등에 대해 직접 질문할 수 있어서 기뻤다”고 말했습니다.
➊ 누리호 엔진 앞에서 어린이 기자들이 임영훈 과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➋ 엔진 조립동에 있는 누리호 3단 엔진.
➌ 어린이 기자들이 누리호 엔진 기술에 대한 영상을 보고 있다.
우주 발사체, 왜 필요할까?
우리나라 기업뿐 아니라 미국 기업 스페이스X 등 전 세계가 우주 발사체 개발에 집중하고 있어요. 누리호와 같은 우주 발사체를 개발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8월 13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임현상 차장은 한화 빌딩에서 어린이 우주 기자단에게 이 이유를 설명해 줬습니다.
“달에 가기 어려운 이유가 무엇일까요?”
임현상 차장의 질문에 기자단이 “비싸서!”라고 답하자 임현상 차장은 “정답!”이라고 외쳤습니다. 1969년 미국의 우주인 닐 암스트롱이 우주선 아폴로 11호를 타고 최초로 달에 착륙한 뒤로 지금으로부터 약 20년 전까지 비용 문제 때문에 우주에 가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우주 위성을 만들고 쏘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2000만 원 정도만 있어도 우주에 위성을 쏠 수 있어요.
위성을 누구나 쏠 수 있게 되면서, 많은 기업과 나라가 위성을 활용해 내비게이션에 쓰이는 GPS 등 통신 기술을 개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스페이스X가 2018년부터 우주로 쏘고 있는 위성, 스타링크는 인터넷 통신에 활용될 수 있어요.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이 일어났을 때 우크라이나의 통신 시설이 끊겨 인터넷 접속이 어려워졌습니다. 스페이스X의 지원을 받아 스타링크를 통해 우크라이나는 다른 나라와 인터넷으로 소통할 수 있었어요. 임현상 차장은 “스타링크와 같은 위성을 활용하면 비행기에서도 인터넷을 할 수 있다”고 말했어요. 이어 “다양한 통신을 개발하기 위해 위성을 싣고 우주에 가는 우주 발사체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위성을 쏠 수 있는 우주 발사체를 개발했지만, 누리호는 지구로부터 700km 정도 떨어진 저궤도까지만 날아갈 수 있어요. 달까지는 도달할 수 없지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오는 2032년까지 달로 날아갈 발사체를 개발할 예정이에요. 달은 미래에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행성으로 꼽히는 화성까지 사람들이 3억 km 정도 되는 거리를 이동하는 길에 들르는 휴게소 역할을 할 수 있어요. 또 달에는 망원경이나 군사와 연구 목적의 기지도 설치할 수 있어요. 따라서 달에 발사체를 보내는 기술이 필요해요.
“우리나라는 우주 분야에서 어떤 일을 잘할까요?”라고 묻는 이승준 어린이 기자의 질문에 임 차장은 “우리나라가 지구에서 잘하던 분야를 우주에서도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우주에 가는 게 앞으로 더 쉬워진다면 지구에서 활용하던 사업을 우주에서도 활용할 수 있어요. 예를 들면 자동차 기업은 달에서 운전할 자동차를 개발할 수 있지요. 자동차 기업은 행성 등 질량이 있는 물체가 서로를 끌어당기는 힘인 중력의 크기가 지구와 다르기 때문에 이에 맞는 자동차를 만들어야 해요. 심준용 어린이 기자는 “우주 발사체 연구가 필요한 이유와 우주 발사체 산업 현황을 이해할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강연 소감을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