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릉가르릉’. 고양이가 기분 좋을 때 내는 소리에도 비밀이 있다고? 선물을 받았지만, 별로 기뻐하는 내색이 없는 저 고양이…. 하지만 가르릉거리는 소리로 일리는 고양이의 진짜 마음을 알 수 있다는데?
동물들은 소리를 어떻게 내는 거야?
야옹! 반갑다냥! 동물들은 기도의 윗부분에 있는 ‘후두’라는 기관에서 소리를 내. 후두는 연골로 골격을 이루고 근육, 점막으로 덮여져 있어. 후두덮개 아래쪽에는 ‘성대’라는 조직이 있지. 소리는 폐를 거쳐 나온 공기가 후두 속 성대를 진동시키며 만들어진단다. 소리의 높낮이는 성대의 모양, 탄성도에 따른 진동수의 차이로 달라져. 보통 동물은 몸집이 클수록 성대가 길어 진동수가 더 적고, 소리의 주파수도 낮아. 그럼 목소리가 더 저음으로 들리지. 일반적으로 여성보다 남성의 목소리가 더 낮은 것도 같은 이유야.
너희는 몸집이 작은데 저주파 소리를 낸다고?
고양이가 ‘야옹’하고 울 때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뇌에서 말초신경계로 명령을 내려. 그러면 폐에서 공기를 내보내 성대를 빠르게 진동시키고 진동을 음성으로 바꾸지. 그런데 고양이는 몸무게가 보통 수kg 정도로 작은데도 가르릉거릴 땐 20~30Hz(헤르츠)● 대역의 저주파 소리를 내. 이 정도로 낮은 주파수는 사람 목소리로 내는 가장 낮은 저음보다도 훨씬 낮은 거야.
어떻게 그게 가능해?
지난 10월 3일, 오스트리아 비엔나대학교 음성과학자 크리스티안 허브스트 박사팀은 호흡기와 관련 없는 병을 앓다가 안락사한 집고양이 8마리를 대상으로 울음 소리를 분석하는 실험을 했어. 실험 결과, 고양이의 후두는 반복적으로 성대가 수축했다 이완하지 않아도 25~30Hz의 소리가 났지. 연구팀은 고양이가 가르릉거리는 소리를 내는 것은 기존의 생각처럼 뇌 신호를 받아 후두 속 성대가 주기적으로 수축, 이완해 진동한 게 아니라, 성대의 해부학적인 특징으로 나는 소리라고 발표했어.
고양이 성대에 무슨 특별한 점이라도 있어?
크리스티안 허브스트 박사팀은 고양이 성대의 안쪽 가장자리에 있는 4mm 크기의 작은 섬유 조직에 주목했어. 이전에도 고양이의 성대에 섬유 조직이 있다고 알려졌지만, 기능은 밝혀지지 않았어. 연구팀은 이 작은 섬유 조직으로 고양이의 성대가 진동하는 속도가 느려져, 사람보다 몸집이 작은 데도 불구하고 저음의 저주파 소리를 낼 수 있다고 본 거란다.
용어 설명
●Hz(헤르츠) : 진동수 단위. 1초에 몇 번 진동하는지를 나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