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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진실 혹은 거짓, 아인슈타인의 실수는?

“자연과 실험은 대다수의 이론이 틀렸다고 평가하네. 가장 친절한 반응조차 ‘그럴 수도’지.”

내 예측이 현대에 와서 옳다고 밝혀진 내용도 있지만, 틀린 점도 있었다네. 나는 예전 우주가 멈춰 있을 거라고 믿었으니 말이야. 하지만 과학이란 틀린 점을 보완하면서 발전하는 법. 지식보다 중요한 것은 상상력일세.

 

실수와 상상력은 발견의 재료

 

2021년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경매에서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이론에 대해 직접 작성했던 54쪽 분량의 원고가 155억 원에 낙찰되었어요. 아인슈타인이 스위스 취리히에서 1913년부터 2년간 스위스 물리학자 미셸 베소와 함께 상대성 이론을 계산했던 과정이 담겨 있었죠. 계산 과정과 동시에 오류와 실수가 포함된 수식도 함께 적혀 있었습니다.

 

세상에 나온 지 100년도 더 지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은 그간 발견되지 않았던 우주의 많은 현상을 예측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아인슈타인이 1916년에 예측한 중력파는 2016년에 처음 관측되어 그의 이론이 옳았다는 게 밝혀졌으며, 2019년에는 블랙홀 사진을 최초로 촬영하는 데 성공하며 블랙홀의 실체까지 확인했죠. 이 모든 건 상대성 이론을 토대로 나온 예측이었어요.

 

하지만 아인슈타인조차 틀린 예측과 주장을 했습니다.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우주는 계속 팽창해요. 하지만 아인슈타인은 우주의 크기는 절대 변하지 않는다고 믿고 자신이 발표한 상대성 이론 중 일부가 틀렸다고 결론지었어요. 그래서 우주가 팽창하지 않고 멈춘 상태라는 주장을 이어가기 위해 1917년에 ‘우주 상수’라는 해를 대입해 이론을 수정했지요. 그러던 중 1929년 미국의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이 우주가 팽창하는 중이란 증거를 관측했어요. 우주의 모든 방향에서 빛이 멀어지는 적색편이 현상을 관측해 우주가 팽창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거죠. 아인슈타인은 수년간 골똘히 고민하며 우주가 멈춰 있다는 주장을 입증하려고 애썼지만, 결국 1931년 그는 우주 상수 도입이 자신의 실수였다고 인정했지요.

 

1990년대에 들어서는 우주가 점점 더 빨리 팽창하는 ‘가속 팽창’ 중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과학자들은 관측되진 않았지만 우주를 점점 더 빨리 팽창시키는 미지의 존재에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라는 이름을 지었어요.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가 등장한 뒤, 아인슈타인이 실수라고 인정했던 우주 상수는 암흑 물질을 설명하는 기초 토대가 되기도 했습니다. 우주 상수는 원래 우주의 수축을 막아주는 미지의 힘을 설명하는 역할이었는데, 이제는 가속 팽창을 일으키는 원인 모를 힘을 설명하는 데 도움을 주게 된 거죠.

 

중앙대학교 물리학과 강궁원 교수는 “블랙홀과 중력파 등 과거의 상상력이 남긴 예측이 최근 들어 밝혀지고 있듯이, 틀리더라도 가능성에 대해서 무한한 상상을 해보는 일이 모든 발견의 시초”라며 “과학이란 실수와 수정을 통해 발전해 나가는 학문”이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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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6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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