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영화에서 UFO가 사람이나 동물을 공중으로 띄워올리는 장면을 본 적 있니? 그런데 이런 기술이 외계인들만의 전매특허가 아니라는 사실! 바로 음향 메타물질을 이용한다면 말이야.
트랙터 빔의 비밀은 소리에?
영화 속 UFO가 광선을 쏘아 지상의 물건을 띄우는 기술은 ‘트랙터 빔’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손을 대지 않고 물체를 움직이는 방법을 ‘비접촉식 이동’이라고 해요. 비접촉식 이동을 하려면 어떤 힘이 필요할까요? 지난해 11월, 미국 미네소타대학교 기계공학부 오그젠 일릭 교수팀은 손 대지 않고 소리만으로 물체를 움직이는 연구를 공개했어요. 음향 메타물질을 이용한 결과였죠.
음향 메타물질은 메타물질 중에서 소리를 전달하는 파동인 음파를 이용합니다. 이전에도 음향 메타물질에 대한 연구가 있었지만, 움직이려는 물체의 크기가 음파의 파장 길이보다 작을 때만 움직일 수 있었어요. 즉, 미세한 물체만 움직일 수 있었던 거예요. 이런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메타표면을 만들었어요. 메타표면은 자연에 없는 구조로 이루어진 표면입니다. 연구팀은 얇은 메타표면을 큰 물체에 씌워 물체를 움직이는 방법을 찾았지요.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음파 파장에 반응하는 메타 구조를 찾았어요. 그리고 이를 3D 프린팅으로 제작한 뒤, 20kHz(킬로헤르츠)의 초음파로 물체가 움직이는지 실험했습니다. 연구팀은 물체에 파동이 닿으면 여러 방향으로 흩어지는 산란 현상을 이용했어요. 메타표면에 음파를 쏘아 원하는 방향으로 파동을 산란시킨 거죠. 이때 발생하는 파동 에너지로 물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동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오그젠 교수는 “이 기술은 로봇 수술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래에는 마치 SF 영화처럼 우주에서 물체를 움직이는 트랙터 빔의 모습을 기대한다”고 전했습니다.
층간소음을 없애 줄 음향 메타물질
▲ 위층과 아래층 사이 공간인 층간에 음향 메타물질을 설계하면 소재와 관계없이 소음을 줄일 수 있다.
지난 8월, 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공학과 노준석 교수팀은 층간소음을 상쇄할 수 있는 음향 메타물질 발표했어요. 연구팀이 만든 메타물질은 카이랄 구조●를 띠고 있어, 층간소음을 일으키는 주범인 90Hz(헤르츠) 이하의 저주파 진동을 상쇄시킬 수 있죠. 연구팀이 만든 메타물질로 실험을 해 보니, 메타물질은 진동이 발생하자 휘어지며 압축되면서 저주파가 쉽게 통과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들었어요. 그 결과, 진동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었지요.
노준석 교수는 “층간을 이루는 구역에 음향 메타물질을 사용하면, 기존처럼 비싼 방음재를 쓰지 않고도 저비용으로 층간소음을 줄이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용어 설명
*카이랄 구조 : 왼손과 오른손의 관계처럼, 거울로 보면 대칭구조지만 포개어지지 않는 특성을 가진 구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