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이언맨>;에서 주인공 토니 스타크는 공중에 홀로그램 화면을 띄워 정보를 얻고 데이터를 분석해. 이렇게 움직이는 생생한 3D 홀로그램을 실현시켜줄 메타물질이 있을까?
자연을 초월하는 물질?
메타물질은 ‘초월’을 뜻하는 그리스어 ‘메타’와 물질이 합쳐진 말입니다. 자연에는 없는 성질을 띠도록 과학자들이 만들어낸 물질을 모두 통틀어 뜻해요. 1968년 러시아 물리학자 빅토르 베셀라고가 이론을 제시하며 메타물질이란 용어가 처음 등장했습니다. 빛의 굴절 연구로 시작된 메타물질은 적외선, 음파 등 다양한 파동을 조절해 새로운 성질을 발견하는 연구로 발전했어요. 적외선에 해당하는 파장을 다루면 열적 메타물질, 음파를 다루면 음향 메타물질인 셈이죠.
빛의 세 가지 성질을 한 번에!
지난 12월, 카이스트 신소재공학과 신종화 교수팀은 메타물질로 만든 홀로그램을 발표했어요. 홀로그램은 두 빛이 만날 때 빛의 세기가 강해지거나 약해지는 현상인 간섭을 이용해 물체를 3차원으로 나타낸 모습입니다. 빛에는 여러 속성이 있는데, 생생한 홀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선 그 중 빛의 세기와 파동의 시간에 따른 위치 상태인 위상, 파동의 진동 방향인 편광 등을 동시에 섬세하게 조절해야 하죠. 이 때문에 기존의 물질만으로는 홀로그램을 구현하기에 한계가 있었어요.
연구팀은 이중 메타 구조를 떠올렸습니다. 빛의 여러 속성을 한 번에 조절하기 적합한 구조를 계산한 뒤, 가장 간단한 이층 구조를 만들었지요. 연구팀이 빛의 세기와 위상, 편광을 조절하며 시험해 보니 나비나 장미 등의 입체 홀로그램 모습이 뚜렷이 드러났어요. 신종화 교수는 “메타물질은 똑같은 소재를 쓰더라도 나노 구조를 어떻게 깎고 배열하는가에 따라서 빛에 대한 반응이 매우 달라진다”며 “영화처럼 큰 입체 홀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실험실 수준으로는 5년 정도 뒤를 예상하며, 10년쯤 뒤엔 제품으로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메타물질은 수학적 연금술이라 할 수 있죠”
Q. 메타물질 연구는 왜 중요한가요?
메타물질은 기존 소재의 한계를 타파해줄 미래의 신소재입니다. 우리나라는 디스플레이나 반도체 등 나노 제품을 많이 만드는 국가예요. 나노 제품은 그에 맞는 소재가 중요합니다. 일본 같은 기존의 소재 강국은 화학적인 방법으로 재료의 성능을 올렸어요. 메타물질은 물리적으로, 수학적으로 성능을 개선하는 셈이에요. 따라서 메타물질은 실리콘, 구리 등 저렴하고 흔한 소재를 사용해서 더 나은 성능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메타물질은 마치 수학적인 연금술이라고도 할 수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