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기획] 24마리의 토끼 한반도 면적 78배를 뒤덮다

1859년, 영국에서 굴토끼 24마리가 배를 타고 호주로 건너왔어. 호주로 이민 온 토마스 오스틴이란 영국인이 사냥 목적으로 들여온 토끼들이야. 


하지만 24마리의 토끼는 불과 수십년 뒤에 억단위까지 늘어나버렸어. 토끼의 놀라운 번식력에 호주의 온화한 환경이 더해진 결과였지.

 

토끼는 다산의 상징?


호주에서 토끼가 24마리에서 수십억 마리로 늘어난 건 엄청난 번식력 때문입니다. 굴토끼는 태어난 지 3~4개월만 지나면 임신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 속도가 빨라요. 게다가 새끼를 품고 있다가 출산하는 임신 기간도 30일밖에 되지 않지요. 사람이 평균 10개월 동안 아기를 뱃속에 품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토끼는 그 기간이 10분의 1만큼 짧은 거예요. 더군다나 보통 한 번에 한 명의 아이를 낳는 사람과 달리, 토끼는 한 번에 적게는 4마리에서 최대 12마리까지도 낳을 수 있습니다.


이뿐만 아닙니다. 사람은 약 한 달에 한 번씩 난자 한 개를 만들어 자궁으로 보내는데, 토끼는 정해진 기간 없이 외부 자극만으로도 난자가 배출됩니다. 그럼 정자와 난자가 만날 기회가 많아져 새끼를 많이 낳을 수 있죠. 게다가 사람을 비롯한 대부분의 동물은 태아가 자라는 공간인 자궁이 한 개인데 반해, 토끼가 속한 설치류는 자궁이 두 개예요. 이 때문에 토끼는 한쪽 자궁에서 임신을 하더라도, 동시에 다른 쪽 자궁에서 또 임신이 진행되는 ‘중복 임신’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토끼는 왜 그렇게 많이 번식하게 된 걸까요? 토끼는 초식동물이기에 여우와 같은 포식자에 잡아 먹힐 확률이 높습니다. 이 때문에 토끼는 새끼를 한 번에 많이 낳아 약한 생존률을 높이는 전략을 취하는 거예요.
 

 

 

토끼 번식력에 날개를 달아준 호주 생태계


6500만 년 전 오세아니아 대륙이 하나의 대륙이었던 판게아에서 분리된 후, 호주 내륙은 지금까지 독자적 생태계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호주는 하나의 거대한 섬으로 코알라나 담비 등 토착종이 주로 살고, 토끼의 천적이라고 할 만한 동물은 대부분 살지 않았습니다. 토끼 또한 원래 호주에 살지 않았어요. 그러다 영국에서 호주로 넘어온 토끼에게 사계절이 온화한 호주는 무척 살기 좋았습니다. 포식자의 위협도 적어 금세 그 수가 늘어났지요. 거기에 한반도의 78배에 달하는 드넓은 영토로 흩어진 토끼를 사람이 쫓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어요. 그렇게 토끼는 삽시간에 호주 전역으로 퍼져나갈 수 있었습니다.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2023년 02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진로 추천

    • 생명과학·생명공학
    • 환경학·환경공학
    • 도시·지역·지리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