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타워(555m)에 맞먹는 높이 500m의 초고층빌딩을 서울에서 강릉 간 직선거리(169km)인 170km 너비로 짓는다는 게, 네옴시티의 주거단지 더 라인의 계획입니다. 환경 파괴를 막기 위해 최소 면적에 최대의 사람이 살 수 있는 초고층빌딩 도시를 건설하겠다는 의도지요. 과연 가능할까요?
초고층빌딩의 걸림돌 ‘바람’을 극복하라!
더 라인은 사막의 만리장성이라고 불릴 정도로 어마어마한 위용을 자랑합니다. 과연 8년 만에 이런 빌딩을 완성할 수 있을까요? 전문가들은 건축 기술과 컴퓨터 설계 기술, 시멘트 기술 등의 발달로 500m 높이의 초고층빌딩을 짓는 것이 기술적으로 무리가 없다고 입을 모읍니다. 실제로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아랍에미리트의 ‘부르즈 할리파’는 높이가 828m에 달하지요.
그렇다고 문제가 없는 건 아닙니다. 초고층빌딩을 지을 때 가장 큰 어려움은 ‘바람을 견디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지상과는 달리 500m 높이에서는 초속 40~60m 이상의 태풍급 바람이 부는 일이 흔하거든요. 초고층빌딩은 이런 바람이 어느 방향에서 불어오든 견딜 수 있게 건물을 설계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초고층빌딩은 바람에 견디기 위해 뼈대를 강화합니다. 사람의 허리처럼 건물의 코어 부분을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 초고층빌딩 한가운데 엘리베이터를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바람이 건물에 부딪히면 바람을 맞는 쪽은 압력이 높아지는 반면 그 반대 쪽은 압력이 낮아지며, 소용돌이와 진동이 발생해 건물이 스크류바처럼 뒤틀리거나 흔들릴 수 있거든요. 이 때문에 빌딩은 고층으로 갈수록 바람의 저항을 줄이기 위해 좁고, 둥글게 만듭니다. 여기에 외벽을 튼튼하게 만들고, 건물이 뒤틀리는 것을 막기 위해 X자 형태로 구조물을 보완하는 브레이싱을 설치합니다. 하지만 더 라인에는 이런 바람을 이겨내는 구조가 보이지 않습니다.
성균관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김진구 교수는 “초고층빌딩의 경우 건물의 가로 방향의 진동에 약한데, 더 라인은 170km 가로로 연결되어 있어 바람 문제는 크지 않을 수 있다”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한편, 홍익대학교 건축학과 유현준 교수는 “더 라인 초기 설계도에서는 바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규모 도시들을 점처럼 간격을 두고 배치했다. 이러면 바람길이 생기고, 생태 통로를 막는 문제도 해결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도시는 유기체기 때문에 변수가 많으며 현재 공개된 콘셉트 디자인대로 건축될 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