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용궁 긴급회의 바다의 사막화를 막아라!

“용왕마마~, 큰일났사옵니다! 저기 아메리카 대륙의 동쪽 연안에서 상소가 빗발치고 있사옵니다~.”
“마마~, 대한민국의 남해에서도 하루가 멀다 하고 상소가 날아와 용궁을 가득 채울 지경 이옵니다~!”
“어허…, 이 무슨 변고란 말인고? 누구 아는 물고기 없느냐?”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바다에 뭔가 심상찮은 일이 일어나고 있는 듯 하옵니다. 제가 육지와 바다를 모두 다닐 수 있으니, 구석구석 다니면서 조사를 해 보겠사옵니다.”
“오호, 거북 대신은 오래 살아 기운도 없을 터인데 갸륵하도다. 바다를 직접 살펴 내게 자세히 보고 하라.”

 

지금 바다에는 무슨 일이?

내가 용궁 생활 231년 만에 이렇게 심각한 임무를 맡는 것도 처음일세. 일단 바다 백성들을 직접 만나려면 바다의 아파트라고 할 수 있는 바다숲으로 가야겠구만.
바다숲은 다시마처럼 키가 1~5m까지 이르는 대형 해조류가 무성한 곳이지. 그 주변에서 전복과 성게, 소라가 바다풀을 먹으며 살고, 물고기는 천적을 피해 알을 낳고 기르는 바다 생물의 터전이라고 할 수 있어.
어라,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지? 이쯤 오면 바다풀이 무성해야 하거늘, 어찌 이리 휑~한고?
 
바다에 사는 해조류가 사라지고 먹이사슬과 서식환경이 달라져 바다 생태계가 황폐화되는 현상은 미국 서부의 약 1,500㎞ 연안, 동부의 약 2,000㎞연안, 일본 주변 해역 등 전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주황색 원으로 표시) 우리나라도 이미 마을어장의 24%에 달하는 면적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제주도를 중심으로 경상북도, 울산으로 퍼지고 있어 환경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바다 속이 사막처럼 변한다고?

용왕마마~, 거북 대신이 아뢰옵니다. 소인이 살펴보니 바다에서 심상찮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옵니다. 우리 바다에는 물 속에서 광합성을 하는 해조류가 풍성해야 마땅하온데, 어찌된 영문인지 해조류는 자취를 감추고 그 자리에 석회질로 된 민산호말이 바위를 하얗게 뒤덮고 있었습니다. 이것은 흔히 ‘바다의 사막화’라고 불리는 갯녹음 현상이 틀림없사옵니다~. 갯녹음 현상으로 바다 생태계의 1차 생산자인 해조류가 사라지는 것은 바다 백성들에게 치명적입니다. 해조류가 사라진 자리에 번성하는 민산호말은 해조류의 일종이긴 하오나, 탄산칼슘이 주성분이어서 바다 생물에게 먹이가 되지 못합니다. 그리하여 먹이 사슬이 끊기고 생물이 살지 않는 황량한 사막처럼 변하는 게지요. 민산호말은 살아 있을 때는 자주색을 띠고 죽으면 흰색이 되어 바위를 하얗게 뒤덮기 때문에 ‘백화현상’이라 부르기도 하옵니다. 바다 속이 하얗게 덮인 사막처럼 되지요.

바다 사막화의 진행 과정

❶ 미역이나 다시마와 같은 해조류가 크게 감소한다.
❷ 해조류 대신 민산호말이 늘어나 암석이 자주색을 띤다.
❸ 민산호말이 하얗게 암석을 덮으면 먹이와 살 곳을 잃은 물고기와 조개 등의 어패류가 사라져 황폐해진다.

바다의 사막화, 이유도 가지가지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이냐고 물으시겠지요? 허나! 그 이유는 단순하지가 않사옵니다. 아주 복잡 미묘한 원인이 얽혀 바다를 괴롭히고 있어서 지역마다 그 이유가 다를 수 있지요. 아래에 주요한 원인을 정리해 보았사오니, 꼼꼼히 살펴보시고 대책을 세워야 할 것으로 사료 되옵니다~.

더워지는 지구

바다 사막화의 주요 원인으로는 우선 지구 온난화가 있다. 수온이 따뜻해지면서 수온에 민감한 해조류가 살 수 없게 되면, 이를 기반으로 살아가는 동물들이 떠나 결국 갯녹음이 생긴다. 또한 겨울잠을 자야 할 동물들까지 먹이활동을 계속 하는 것도 갯녹음의 원인이 된다. 바다의 수온은 1980년대부터 따뜻해지기 시작했는데, 이는 갯녹음이 퍼지기 시작한 때와 같다. 실제로 우리나라 바다의 수온은 지난 20년 동안 2℃ 이상 높아졌고, 특히 겨울 수온이 4℃ 이상이 높아져 해조류의 성장을 방해하고 있다.
 
위성으로 본 1999년(위)과 2009년(아래)의 수온영상. 각각 4월 말경 측정한 것으로, 바다가 남색에 가까울수록 수온이 차다. 동해에서 따뜻한 하늘색 영역이 북쪽으로 올라간 것을 알 수 있다.

물길이 막혀 버린 육지와 바다

댐 건설과 지하수 개발, 방파제와 해안도로 건설, 빗물 배수시설이 육지와 바다의 자연스러운 물 흐름을 막는 것도 갯녹음의 원인이 된다. 바닷물은 증발하면 대기 중에 수증기로 머물다가 다시 빗물로 내린다. 빗물은 다시 육지의 미네랄 성분을 담아 바다로 들어오는데, 이 물이 수온과 염분을 낮추고 영양염을 공급해 해조류가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 하지만 무분별한 개발로 물의 흐름이 막히면 수온과 조석, 염분의 농도, 바닷물의 흐름이 바뀐다. 그 결과 수질이 악화되면서 바다가 황폐해진다.

흔들리는 바다 생태계

한꺼번에 많은 생물을 잡거나 풀어 놓는 등의 어업 활동도 생태계의 균형을 깨뜨린다. 가령 문어처럼 성게를 먹이로 하는 동물을 무분별하게 잡아들이면 성게의 수가 늘어나 결국 성게가 먹이로 삼는 해조류가 줄어든다.
 

함께 바다에 숲을!

"어허~, 정말 보통 일이 아니구려. 우리 바다는 스스로 정화하는 능력으로 잘 살아왔거늘, 사람들이 바다에 주는 무리한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사막처럼 황폐해지다니…. 그렇다면 우리가 할 일은 바다가 스스로 치유하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걸 텐데…. 뭐 뾰족한 수가 없겠소?"

갯녹음은 지구 환경에 심상찮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바다의 신호로 볼 수 있지요. 사람들이 이 신호를 알아채고 조치에 나서는 것이 중요할 것이옵니다. 마마, 소신이 알아보니 사람들도 바다의 사막화를 막기 위해 바다 속에 해조류를 직접 심고 있다 하옵니다~. 기발하지 않은지요?

바다숲 가꾸기

바다 생태계를 복원하는 방안으로 바다 속에 직접 해조류를 키우는 사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바다숲을 가꿔 해조류가 무성해지면 이를 먹고 사는 바다 생물들이 돌아와 바다 생태계가 복원될 있다. 우리나라도 2020년까지 전국 연안에 3만 5000ha의 바다숲을 가꾸기로 결정했다.
 

❶ 인공암초 설치

해조류가 바다 속에 잘 붙어서 자라려면 암반이 필요하다. 따라서 종묘를 이식하기 전에 바다에 인공암초를 설치하여 해조류가 자랄 환경을 마련한다.

❷ 환경에 맞는 해조류 심기

해역의 환경을 보고 어떤 생물이 살 수 있을지 조사한다. 바다 밑은 자갈과 바위로 안정되어 있는지, 햇빛은 어느 깊이까지 닿는지, 해조류를 먹는 생물은 무엇인지 파악하고 알맞은 해조류를 인공암초에 심는다.

❸ 풍성하게 가꾸기

인공암초에 심은 해조류가 암초에 잘 붙어 성장할 수 있도록 관리한다. 해조류가 다 자라기전에 다른 바다 생물에 먹히지 않도록 그물을 두르거나 주변에 천연 화학물질을 발라 보호한다.

바다를 살리는 방법은?

용왕마마~, 인공 바다숲을 가꾸는 것은 갯녹음이 퍼지는 속도를 늦추는 데는 분명 도움이 될 것입니다. 허나, 여러 가지 복잡한 요인이 얽혀 진행된 바다 사막화가 짧은 노력으로 회복되기는 어렵지요. 사실 민산호말은 수억 년 전부터 지구에 존재했던 생물로, 탄산칼슘을 침전시켜 탄소를 저장하는 좋은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최근 갑작스러운 지구의 환경 변화 때문에 빠르게 늘어나 문제가 되는 것이지요.
그러니 바다를 회복시키려면 우선 바다 오염을 막아야 합니다. 바다오염의 80%는 육지에서 정화처리 없이 흘러드는 생활하수, 산업폐수, 비료와 농약 등 가공 화학물질 때문이라고 할 수 있사옵니다. 또한 선박과 시설에서 비롯된 오염 물질이나 최근 자주 일어나는 기름 유출사고도 심각한 바다 오염을 일으키고 있지요. 앞으로 바다오염을 줄이지 않는다면 바다는 결국 정화능력을 잃고 말 것입니다.

자연을 보전하는 것만이 바다 생물과 사람이 함께 긴 태평성대를 누리는 길이라는 걸 모두 알아야 할 터인데…. 안 되겠구려! 이번 일을 계기로 생활 속에서 바다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정리하여 널리 알리고자 하오. 그러니 ‘어린이과학동아’ 독자들은 바다를 생각하는 생활 속 방법을 찾아 직접 실천하고 홈페이지에 댓글을 달으시오~! 기발하고도 효과적인 방법을 실천한 독자에게 내가 큰 상을 내릴 것이오~, 어흠!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2009년 11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성나해 기자
  • 도움

    김형근 교수
  • 진행

    임성훈

🎓️ 진로 추천

  • 해양학
  • 환경학·환경공학
  • 수산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