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찍-찌찌찍! ‘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 안녕?
30마리나 되는 쥐들이 떼로 있어서 놀랐지? 흠흠, 하지만 우리도 엄연히 우주왕복선 아틀란티스 호의 탑승객이란다. 뭐? 쥐가 우주에 간다는 게 말이 되냐구? 정말이라니깐~. 못 믿겠으면 따라와. 직접 보여 주지!
굿바이, 우주왕복선!
지난 21일, *우주왕복선 아틀란티스 호가 12일 동안의 비행을 마치고 지구로 무사히 귀환했어. 이로써 30년의 미국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이 끝을 맺었단다. 그동안 우주왕복선은 지구와 국제우주정거장을 오가며 필요한 물건을 나르고 다양한 과학실험을 진행했어. 그 결과, 인류는 소행성과 화성 등 더 먼 우주까지 탐사할 수 있게 됐지. 우주왕복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전등에 사용하는 발광다이오드(LED)가 만들어지는 등 첨단 기술 발전에도 큰 기여를 했단다.
아틀란티스 호의 마지막 과제는 지구에서 가져간 부품을 국제우주정거장에 전달하는 거였어. 이 부품은 국제우주정거장 안에 실험실을 작동시키는 데 쓰였단다. 또 약한 중력상태에서 애기장대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관찰했어. 쥐에겐 약한 뼈를 튼튼하게 하는 새로운 골다공증 치료제의 효능을 시험해 봤지. 우주 공간에서는 뼈 속 칼슘이 한 달에 평균 1%씩 줄어들기 때문에 골다공증 실험을 하기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거든. 지난 30년 동안 우주왕복선이 지구와 국제우주정거장 사이를 135번이나 오고 가면서 수십 종, 수백 마리의 실험동물들도 우주를 다녀왔단다. 우리 동물들을 통해 더 먼 우주를 꿈꾸게 되고, 더 오래 우주에 있는 법을 알아 낸 거지.
우주왕복선을
1981년, 우주왕복선의 개발과 함께 국제우주정거장을 찾는 동물들의 수가 빠르게 늘어났어. 로켓이나 인공위성에 비해 동물을 실을 수 있는 공간이 넓어졌거든. 1998년 4월에 발사된 우주왕복선 컬럼비아 호는 마치 우주동물원 같았단다. 약한 중력 상태가 인체의 뇌와 신경계, 골수 등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수십 종, 수백 마리의 동물을 태웠거든. 송사리, 개구리, 뱀, 귀뚜라미를 비롯해 담수뱀장어와 도롱뇽도 실려 있었단다. 이렇게 30년 동안 많은 동물이 우주실험에 참여하면서 우주환경이 생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새롭게 밝혀진 사실도 많아졌지.
미래의 우주동물실험은?
"지금 세계는 소행성과 화성탐사에 집중하고 있어요. 화성탐사의 경우, 17개월의 왕복 비행시간과 화성에서 머무는 시간 15개월을 합해 최소 32개월을 지구 밖에서 지내야 해요. 무사하게 돌아오더라도 우주 방사선과 약한 중력으로 근육이 약해지고 심한 노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여요. 따라서 이제는 동물 실험도 수 개월이 아닌 수십 개월 동안 우주에 머물렀을 때 나타나는 변화와 극복 방법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답니다. 또 최근에는 생명현상에 대한 기초과학연구도 하고 있어요. 생명체가 수정과 발생, 분화를 거쳐 다시 자손을 낳는 생명의 전과정이 가능한지를 살펴보는 거지요. 이런 연구는 수십 개월 동안 탐사선에서 생활해야 할 우주인이 식물과 동물을 직접 키워 먹을 수 있는 시설을 갖추는 데 기초 자료가 될 거예요"
최인호(연세대학교 우주생명과학 연구단장)
우주인보다 우주를 더 많이 다녀온 동물 TOP3
쥐인 나도 우주왕복선을 타고 실험동물로 국제우주정거장에 자주 오는 편이지만,
이 곳에 나보다 더 자주 오는 동물들이 있어. 누군지 궁금하다고? 지금부터 소개해 줄게.
1 초파리
짜잔! 초파리야. 나는 노화 유전자를 찾는 연구에 많이 쓰여. 초파리의 평균 수명은 60~100일 정도지만, 우주에서는 2배로 빨리 늙는 특성이 있거든. 또 초파리는 중력의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성질이 있어. 따라서 약한 중력상태에서 내 움직임을 관찰하면 중력이 생명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연구 할 수 있단다.
2 예쁜꼬마선충
예쁜꼬마선충이에요. 몸이 투명해 몸에 변화가 생겼을 때 관찰하기가 쉽다는 장점이 있어요. 생존력도 뛰어나지요. 지난 2003년 컬럼버스 호가 폭파했을 때 유일하게 잔해 속에 살아남은 생물이 바로 저랍니다. 비록 몸은 작아도 얼었다가도 녹으면 다시 살아나는 끈질긴 생명력을 가졌어요.
초파리와 예쁜꼬마선충은 크기가 작아 좁은 공간에서도 키울 수 있고, 짧은 시간 안에 전 생애를 관찰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실험동물로 가장 많이 선택되고 있지. 게다가 23쌍의 염색체를 가진 인간에 비해 생명구조가 단순한데다, 유전정보도 모두 알려져 있어 분석이 쉽다는 장점도 있단다.
3 쥐
허허, 저도 들어가네요. 저는 초파리나 예쁜꼬마선충과 다르게 생명구조가 단순하진 않아요. 대신 사람의 유전자와 80% 이상이 똑같고 나머지도 거의 비슷하답니다. 이 때문에 실험결과를 사람에게 바로 적용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별별동물의 별별실험
그러고 보니 우주정거장을 찾아온 동물 중엔 빨간손톱개구리, 박각시나방, 일본 식인물고기같이 희귀한 동물도 많았어. 개구리의 공중 짝짓기나, 개미들이 투명한 젤 속에서 둥둥 떠서 굴 파기 등 재미있는 실험들도 있었지. 또 어떤 별별실험들이 있었는지 살펴볼까?
mission1 호랑거미의 집짓기
작년 4월 17일 인데버 호를 타고 온 호랑거미가 약한 중력상태에서 짠 거미집이다. 일반적인 거미집과는 달리 실이 비대칭적으로 얽혀 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자 아름다운 대칭형의 거미줄을 치기 시작했다.
mission2 우주에서도 끄덕없는 타니그레이드
작년 5월 16일, 인데버 호가 싣고 온 타디그레이드는 1.5㎜의 작은 몸을 가진 곰벌레다. 하지만 영하 273℃와 151℃의 환경은 물론 방사성물질이 지구의 1000배에 달하는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끈질긴 생명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항공우주국도 지난 2007년 타디그레이드를 국제우주정거장에 데려가 10일간 진공상태에 뒀다. 처음에는 몸이 건조해지고 행동이 느려지는가 싶더니, 30분이 채 되기도 전에 진공상태에 적응해 활기를 되찾았다. 연구결과, DNA만 약간 손상됐을 뿐 방사능의 영향도 거의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과학자들은 타디그레이드를 통해 태양계와 그 너머에서도 인간이 살 수 있는 비밀을 밝혀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mission3 작은멋쟁이나비의 부화
중력이 약한 우주공간에서 최초로 나비가 태어났다. 2008년 11월 14일 인데버 호는 4일된 작은멋쟁이나비 애벌레를 국제우주정거장으로 데려왔다. 애벌래에서 번데기와 나비를 거쳐 다시 알을 낳는 나비의 생애주기를 실험하기 위해서다. 국제우주정거장에 도착한 애벌레는 11월 24일 번데기가 됐고, 30일이 되자 허물을 벗고 나비가 됐다. 당시 지구에서는 초·중등학생 12만 명과 교사 2800명이 똑같은 나비를 키우며 비교했다. 비교 결과, 드러난 차이점은 단 한 가지. 지구에서 허물을 벗은 나비는 날개를 말리는 데 3~5분이 걸리는 반면, 우주에서 태어난 나비는 같은 과정에 15분이 걸렸다는 점이다.
mission4 독해진 살모넬라
식중독의 원인균인 살모넬라는 2006년 아틀란티스 호와 2008년 인데버호에 실려 두 차례나 우주에 갔다. 흥미롭게도 우주에 다녀온 살모넬라는 3~7배까지 독성이 강해졌다. 우주에서 12일 동안 살다 돌아온 살모넬라균을 쥐에게 투입했더니 전체 쥐의 10%만 살아남았다. 반면 지구에서 살던 살모넬라를 투입한 쥐는 40%나 생존했다.
과학자들은 우주에서 살모넬라의 유전자가 변해 독성이 강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주 살모넬라의 DNA를 분석해 보니 유전자 167개와 단백질 73개가 변해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생명공학회사인 애스트로제네틱스는 이를 이용해 살모넬라 백신을 개발했다.
mission5 새끼를 갖지 못하는 쥐
지난해 5월 14일 아틀란티스 호는 암컷 쥐 16마리를 우주에 데려갔다. 그 결과 *난소 크기가 줄어들었다. 포유류는 무중력 상태에서 임신하기 어렵거나 기형자손을 낳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반면 지난 1994년 7월 컬럼비아 호에 실려 우주로 간 송사리 4마리는 산란에 성공했다.
어때? 우리 동물들의 활약이 대단하지? 우주비행의 시작부터 탐험까지, 결코 우리 동물들 없이는 생각할 수 없다구! 우주왕복선의 시대는 끝
났지만, 앞으로 탐험선을 통해 동물실험은 계속 될 거야. 그 때마다 함께 탑승한 우리 동물들의 노력과 고생도 꼭 기억해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