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는 우리끼리 거래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지만, 중간관리자가 없어 잘못 돈을 송금하면 되찾을 수 없고, 거래소 해킹 등의 문제가 남아 있어. 미래 화폐로…, 괜찮을까?
해킹 문제도 있다!
최근 암호화폐의 시세가 급증하면서, 해킹으로 암호화폐를 빼돌렸다는 뉴스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어요. 지난 3월 북한이 핵 개발을 위해 가상화폐 거래소, 금융기관 등에 사이버 공격을 해 2019년부터 2년간 약 3500억 원을 탈취했다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보고서도 있었죠. 장부 조작이 불가능하다던 블록체인을 어떻게 해킹한 걸까요? 실은 블록체인이 아닌 암호화폐 거래소가 해킹당한 것입니다.
거래소에서는 직접 채굴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원화처럼 나라에서 발행한 법정통화로 암호화폐를 사고팔 수 있어요. 거래소엔 개인이 맡긴 암호화폐가 모여 있으니, 해커들에겐 꿀단지나 다름없죠. 블록체인을 조작할 수는 없으니, 해커는 송금할 때 필요한 비밀번호를 거래소 서버에서 훔쳐, 자신이 거래소인 양 돈을 보내요. 그런데 블록체인은 특성상 한번 거래기록이 남으면 그 내역을 수정, 삭제할 수 없으니 피해자는 돈을 되찾을 수 없어요. 수 차례 해킹이 발생해 거래소들은 보안을 강화하는 추세지만, 규모가 작은 거래소에선 여전히 해킹 피해를 이용자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지요.
딜레마에 빠진 암호화폐?
암호화폐 이더리움을 창시한 러시아 청년 비탈릭 부테린은 암호화폐는 세 가지 조건(탈중앙화, 확장성, 보안성)을 한 번에 충족시킬 수 없는 딜레마를 갖고 있다고 말했어요.
특정 소수의 사람이 거래 장부를 통제하지 않고 다수가 관리하는 암호화폐의 특성(탈중앙화)은 큰 장점이지만, 거래 참여자가 많아지면 속도가 느려지는 문제점이 있어요. 그럼 일을 처리하는 능력(확장성)이 떨어지게 되죠.
반대로 일의 속도와 효율(확장성)을 높이기 위해, 일부 참여자만 총무가 되도록 조정할 수 있지만, 그럼 중앙 정부에게서 벗어난 자유로운 거래를 추구하는 블록체인 본질이 훼손돼요. 또. 총무 수는 그대로 둬도 채굴할 때 수학 문제가 쉬워지면, 장부를 조작할 수 있는 문제점(보안성)도 있지요,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김형중 교수는 “세상에 다양한 암호화폐가 존재해도, 완벽한 암호화폐는 없다”며, “어떤 것이 중요한지 각자의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장단점을 가진 암호화폐가 될 것”이라고 말했어요. 이어 “결국엔 세 가지의 기능이 적절한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했지요.
●인터뷰
송범근(<;외계어 없이 이해하는 암호화폐>;저자, 암호경제학연구소 ‘디콘’ 전 수석연구원)
김형중(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특임교수, 암호화폐연구센터장)
“처음부터 완벽할 순 없죠. 함께 문제점을 보완해 나가면 어떨까요?”
Q혹시 프라이버시 노출 문제는 없을까요?
블록체인 기술 자체는 이론적으로 익명성을 보장해요. 하지만 나쁜 마음을 먹으면 거래를 할 때 남은 IP주소나 암호화폐 거래소에 보관된 개인정보 등으로 신원을 파악하고 거래 내역과 연결할 수 있어요.
블록체인은 모든 사람이 장부의 복사본을 나눠 가지고 검증하는 시스템이 있어 누구든 계좌번호로 사용하는 내 공개주소와 블록 속 거래 내역을 볼 수 있어요. 결국 공개주소와 신원의 연결고리가 맞춰지면 내 모든 거래 내역이 낱낱이 드러날 수 있는 거예요. 그러니 프라이버시 문제에서 완전히 자유롭다고 하긴 어렵겠죠.
Q어떻게 암호화폐가 개선되어야 할까요?
처음 지폐는 목판인쇄로 찍어냈어요. 그런데 누군가 목판을 쉽게 따라 만들면 돈을 마구 찍어낼 수 있으니, 위조하기 어렵게 첨단 기술을 도입하며 진화했어요. 100년 전 지폐와 지금이 많이 다른 것처럼, 암호화폐도 아직 완성된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계속 문제점들을 보완해야겠죠.
어린이 친구들도 아마 뉴스를 통해 비트코인, 이더리움 같은 암호화폐 이름을 많이 들었을 거예요. 지금은 투기 수단으로 조명받는 것 같아 안타깝지만, 여러 활용 가능성을 열어두고, 미래 세대의 무한한 상상으로 앞으로 암호화폐를 함께 완성해나갔으면 좋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