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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동물의 키메라에는 사람 세포도 있고 동물 세포도 있어. 그래서 이를 사람이라고 할지, 아니면 동물이라고 할지 생명의 정의와 윤리적인 문제를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 키메라 논란의 핵심 쟁점을 알아 봤어.

 

키메라의 정체성을 찾아라


현재 사람의 배아를 실험실에서 14일 이상 배양하거나 다른 동물의 세포와 혼합하는 연구는 금지되어 있어요. 하지만 다른 동물의 배아에 인간의 세포를 혼합하는 키메라 연구에 대한 날짜 제한은 없지요. 그래서 최근 진행된 사람-원숭이 키메라 배아 실험은 20일째에 중단됐지만, 사람의 세포가 섞인 원숭이가 실제로 태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남겨 논란이 됐어요. 일부 과학자들은 키메라 원숭이의 정체성에 대해서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지요.


특히 태어난 키메라의 뇌 또는 생식 기관에 사람의 세포가 있다면 문제는 더욱 어려워져요. 동물의 뇌에 사람 세포가 있다면 동물의 지능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거든요. 또 키메라의 생식 기관에 사람의 유전자가 포함되어 이후 자손에 사람의 유전자를 전달하게 되면, 키메라의 정체성을 정의하는 데에 더 큰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과학자들과 윤리학자들은 우려하고 있어요.

 


그래서 줄기세포 연구의 윤리적인 기준을 제시하는 국제줄기세포연구학회(ISSCR)에서는 사람-동물 키메라 배아에 있는 사람 세포가 뇌를 포함한 신경계로 발달할 수 있는 경우에는 연구에 추가적인 감독이 필요하다고 권고하고 있어요. 국가생명윤리정책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구자들도 현재 보편적으로 국제줄기세포연구학회의 지침을 따른다고 밝혔지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박정규 교수는 “생명공학 기술이 발전하는 속도가 빠르다”며,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법적인 부분과 생명윤리에 대한 자세한 논의가 함께 발맞춰 가야 할 때”라고 말했어요.

 

 

 

키메라 배아를 만들지 않고 인공장기의 면역거부반응을 줄일 수 있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강경선 교수팀은 생쥐의 간을 탈세포화●해서 간의 구조만 남기고, 줄기세포를 심어 인공 간을 만들었다. 그리고 인공 간의 혈관이 정상적으로 기능하고 간경화 증상이 있는 생쥐에 이식해 상태가 좋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탈세포화: 조직에 있는 세포를 모두 제거하는 과정. 

 

 

14일, 왜 기준이 되었을까?

 

 

 

수정 후 약 14일이 지난 배아에서는 각 세포가 어떻게 발달할지 결정돼요. ‘14일 규정’은 이 시기부터 배아를 독립적인 사람으로 보고 이후의 연구를 금지하자는 약속이에요. 14일 규정은 1979년 미국 보건복지부 윤리 자문위원회에서 처음 제시된 뒤, 전 세계 연구자들이 따르는 기준이 되었지요. 이후 2016년 영국의 과학자들이 사람 배아를 최초로 14일 이상 배양하는 데 성공할 수 있었지만 규정에 따라 실험을 중단하는 일이 일어나자 14일 제한을 확대해야 한다는 논의가 다시 시작되었어요. 같은 해 영국에서 이에 대해 토론회가 열리기도 했지만, 아직 14일 규정은 유지되고 있답니다.

 

 

 

●인터뷰

키메라 인공장기 연구자들의 생각은?

강경선(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성체줄기세포연구센터 교수),

손미영(한국생명공학연구원 줄기세포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인류의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되지만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요.”

 

 

 Q 키메라 연구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강▶동물의 배아를 쓰지 않아도 되는 인공장기 기술이 개발된다면, 꼭 사람과 동물의 배아로 키메라 연구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손▶두 가지 의견을 드릴 수 있습니다. 과학자로서는 동물의 배아에 사람 세포를 주입해서 만든 키메라를 통해 사람의 발달 과정, 선천성 기형 연구, 환자에게 이식할 수 있는 세포와 조직 및 장기 연구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 사람으로서 저는 키메라의 정체성에 대해 약간 불편함을 느낍니다.

 

 Q 인공장기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인류의 모습은 어떻게 바뀌게 될까요?

 


강▶의학과 공중보건체계의 발달로 1900년대 전까지 약 40세였던 인류의 수명은 거의 2배가 되었습니다. 오래된 장기가 고장 났을 때 장기를 교체할 수 있는 인공장기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인류의 수명은 한 번 더 획기적으로 증가할 것입니다.

 

 

손▶인공장기 기술의 상용화는 인류의 건강 증진, 수명 연장에 기여할 것입니다. 이에 따라 사회 전반에 다양한 변화가 예상됩니다. 하지만 빈부 격차가 수명 차이로 이어질 수 있고, 새로운 문제들이 발생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2021년 11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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