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많은 사람이 물고기를 살리기 위해 바닷속에서, 세계 무대에서, 갑판 위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이분들이 바다에 진심인 이유를 들어봤습니다!
●인터뷰
바다의 유령, 폐어구를 수거해요!
박현선(해양환경단체 시셰퍼드 코리아 대표)
Q직접 바다에서 폐어구를 건지신다고요?
저희는 해양 생태계 보호를 위해 모인 환경 단체로, 올해부터 정기적으로 동해안 바닷속에 버려진 폐어구를 수거하기 시작했어요. 바닷속에는 해류 때문에 폐어구들이 서로 모여 뒤얽힌 곳이 있어요. 이런 곳에서 건져내는 쓰레기의 60%가 통발●이고, 나머지가 폐그물과 밧줄 등이에요. 큰 그물은 무겁고 위험해서 인간의 힘으로는 건져낼 수 없거든요.
Q생각보다 많이 건져내기 힘들 것 같아요.
정부 통계에 의하면 바다에 버려지는 폐어구는 연간 약 4만 4000t이지만, 수거되는 양은 1만 1000t에 불과해요. 현재도 폐어구 투기는 금지되어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죠. 여러분이 물고기인데 폐어구가 널려 있어 마음 놓고 헤엄칠 수 없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물고기는 단순한 식사 거리가 아니라 바다 생태계의 일원이에요. 여러분도 해양 생물의 시점에서 한 번 고민해주면 좋겠어요.
●통발 : 통처럼 생긴 고기잡이 기구로, 물고기나 게가 한 번 들어가면 나가지 못하는 구조다.
●인터뷰
“지속 가능 수산물을 사는 건 어떨까요?”
서종석(부경대학교 교수, 한국 MSC 대표)
Q지속 가능 수산물이 무엇인가요?
혼획을 피하거나 치어가 잡히지 않도록 그물코가 넓은 그물을 쓰는 등 환경친화적으로 잡힌 수산물을 얘기해요. 제가 있는 해양관리협의회(MSC)에서는 ‘MSC 에코 라벨’이라는 인증 제도를 만들었어요. 지속 가능 수산물을 잡는 기준을 만들어, 이 기준을 충족한 수산물에 ‘MSC 에코 라벨’을 발급하는 거죠.
QMSC 인증 제도가 불법 어업을 관리할 수 있나요?
지속 가능 어업을 한다고 알려진 회사가 뒤늦게 혼획을 한다는 사실이 드러나 비난받고 인증이 취소되기도 했어요. 이처럼 MSC 인증 제도가 완벽하지 않을 수 있지만, MSC와 인증기관, 환경 단체가 서로를 감시하면서 최대한 지속 가능한 어업에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우리나라에 MSC 에코 라벨을 받은 곳이 있나요?
많지 않아요. 참치를 예로 들면, 동원 참치가 작년에 최초로 MSC 라벨을 받았죠. 만약 소비자들이 지속 가능 수산물을 더 많이 요구한다면, 회사에서도 인증을 받기 위해 노력할 거예요. 그러니 우리가 먹는 물고기가 어떻게 잡히는지, 자연과 식탁을 연결해서 생각해보면 좋겠어요!
●인터뷰
박남희(국제옵서버)
“불법 어업을 막기 위해 남극해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Q국제옵서버라는 직업이 생소합니다. 어떤 일을 하는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먼바다에서 물고기를 잡는 원양어선은 각지의 바다를 관리하는 국제지역수산기구가 제시한 어획 기준을 지켜야 해요. 국제옵서버는 원양어선에 직접 탑승하여 어선이 실제로 조업 기준을 잘 지키는지 감시하는 일을 합니다. 이와 더불어 과학적 조사를 병행하기도 해요. 현재 우리나라에는 54명의 국제옵서버가 활동 중이랍니다.
Q직접 바다로 나가시는군요! 어느 곳으로 나가시나요?
인도양, 중서부 태평양, 남대서양 등 우리나라 어선들이 많이 가는 해양 위주로 자주 나갑니다. 저는 특히 남극해를 자주 갔어요. 비행기를 타고 칠레나 아르헨티나의 부두까지 간 후, 그곳에서 어선을 타고 임무를 진행하는 거예요. 한 번 승선하면 3~4개월 동안 임무를 진행하고, 돌아오면 2~3개월 쉬게 됩니다.
Q실제 어업 조사는 어떻게 이뤄지나요?
잡힌 물고기의 종을 파악하고, 물고기가 너무 어리지는 않은지 길이와 무게를 측정합니다. 얼마만큼 잡았는지 어획량도 측정해요. 어선에서 보고한 어획량이 정확한지 일지에 적은 양과 제가 측정한 양을 비교하기도 하죠. 이렇게 얻은 자료를 나중에 통신으로 보고합니다.
과학 조사의 경우에는 과학자들이 부탁한 어종을 찾고 표본을 만들어요. 근육이나 이석●은 물론 위나 장 내용물을 들고 가기도 해요.
●이석 : 어류의 내이에 있는 뼛조각. 어류의 경우 이석을 통해 나이를 추측할 수 있다.
Q한 배의 어획량을 모두 조사한다니, 쉽지 않겠는걸요.
그렇습니다. 처음 배를 탔을 때는 멀미로 일주일 동안 음식을 못 먹고 고생하기도 했어요. 또한 어선의 일을 감시하는 직업이다 보니, 초기에는 어선에서 일하는 분들과 마찰이 발생하기도 했어요. 현재는 국제옵서버라는 직업이 많이 알려져서 대우가 좋아졌습니다.
Q혹시 일하면서 겪은 뿌듯한 일이 있나요?
한번은 그물에 걸린 혹등고래를 발견한 적이 있어요. 10m가 넘는 크기였는데, 아무리 남극해에서 활동하는 옵서버라 해도 고래를 보는 게 쉬운 일은 아니라 신기했죠. 고래가 그물에 걸려 빠져나가지 못하는 상황이었는데, 모두 함께 토론한 결과 고래를 풀어주기로 했어요. 합심해서 물속의 그물을 끊어 고래를 풀어주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