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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 터뷰] 꿈을 조립한다! 국내 최초 레고 공인 작가 김성완

 

 

경기도 부천의 한 건물. 문을 열자 세 마리의 고양이가 기자를 반겼어요. 라디에이터 위에서 나른하게 낮잠 자는 고양이, 집사의 다리에 몸을 부비는 고양이, 로봇청소기를 타고 털을 고르는 고양이까지. 이 고양이들은 모두 김성완 작가가 레고로 만든 작품 <;따뜻하냥>;, <;집사왔냥>;, <;자율주행냥>;이에요. 호기심과 귀여움이 가득한 김성완 레고 공인 작가의 작업실을 둘러 볼까요?

 

 

 

특징을 잘 살려달라냥!


“고양이들이 정말 귀여워요!”
4월 26일, 기자는 하비앤토이 사무실을 찾았어요. 이곳은 국내 최초 레고 공인 작가이자 하비앤토이 대표인 김성완 작가가 일하는 곳이에요. 기자는 사무실 문을 열자마자 ‘인간과 고양이’라는 주제로 만든 작품에 시선을 빼앗겼어요. 


“이 작품들은 새침하면서도 엉뚱한 행동과 귀여운 애교로 마음을 사로잡는 고양이가 인간과 어떻게 교감하는지 나타낸 작품이에요.”


김성완 작가는 <;자율주행냥>;을 쓰다듬으며 전체적인 작품의 주제를 설명했어요.
“작품을 만들 땐 특징을 잘 살리고 재미요소를 넣으려고 노력해요. 특히, <;따뜻하냥>;은 고양이가 다리를 쭉 뻗어 정말 편하게 자고 있다는 걸 표현했어요. 그리고 <;자율주행냥>;은 다리를 핥는 혀 모양에 신경 썼답니다.”

 

 


작가는 어릴 적 키웠던 고양이들의 행동과 특징을 작품에 녹여냈어요. 실제로 잘 보이지 않는 고양이의 귀는 검붉은 색의 레고로, 발바닥은 분홍색으로 표현했지요. 


주변을 둘러보자 작업실을 가득 매운 투명한 서랍이 눈에 띄었어요. 서랍 안엔 형형색색의 레고들이 모양별로 정리돼 있었지요. 한 켠엔 조립을 견고하게 해줄 다양한 공구와 설계도를 그리는 컴퓨터도 보였어요.  


“ 작품을 만들기 전 온라인 레고 공식 마켓에서 만든 ‘Studio’라는 컴퓨터 CAD 프로그램으로 미리 설계해요”


김성완 작가는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설명해 주었어요. CAD는 작품을 디자인 하고, 각종 설계를 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이에요. 


프로그램에 각종 레고 부품이 저장돼 있어 검색만으로 필요한 부품을 찾을 수 있어요. 또, 직접 조립하지 않아도 완성품의 모습을 볼 수 있답니다.

 

 

Q&A 
궁금해요!

레고 공인 작가, 자부심이 가장 커요!

 

 

 

 Q 레고 공인 작가가 뭔가요?


먼저, 레고 작가는 작품 안에 주제를 담아 자기가 상상한 모습을 레고로 표현하는 사람이에요. ‘레고 공인 작가’ 라고 다른 레고 작가와 크게 다른 점은 없어요. 덴마크의 장난감 회사인 레고사가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작가로, 어떤 레고 부품이든 쉽고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답니다. 인정받았다는 자부심도 들고요. 

 

 

 Q 레고 공인 작가, 어떻게 되신 거예요? 


초등학생 때부터 레고를 좋아했지만,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성인이 된 후예요. 국내에서 레고에 대한 정보를 찾기 어려워 정보를 공유하는 홈페이지와 ‘브릭인사이드’라는 동호회를 직접 만들었죠. 동호회를 운영하며 작품을 만들다보니 레고 코리아에서도 의뢰가 들어왔어요. 퇴근 후나 주말에 틈틈이 만들었는데, 의뢰가 점점 늘어 감당하기 힘들었죠. 그래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좋아하는 일을 시작했고, ‘레고 공인 작가’라는 자격증을 알게 돼 준비했답니다. 자격증을 따기까지는 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어요.

 

 

 Q 4년이나요? 힘드셨을 것 같아요.


네…. 이젠 꿈을 접어야 하나 싶었을 때 레고 공인 작가가 됐거든요. 레고 공인 작가가 되려면 그동안 만든 작품의 포트폴리오와 각 나라의 레고 지사와의 협업 등의 자료를 레고 본사에 제출해야 해요. 이후, 레고 본사는 심사를 거쳐 결정을 내리죠. 이때 레고 지사의 추천이 꼭 필요하답니다. 이 외에도 시장의 규모 등 여러 가지 조건이 맞물려야 해요. 

 

 

 

 Q 그런데 컴퓨터 프로그램도 만드셨다고요? 


작업실에 있는 레고 부품의 종류만 5000여 개예요. 그러니 작업 과정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지요. 게다가 전 국내에서 1호 레고 공인 작가라 참고할 만한 작업 도구나 프로그램이 없었어요. 그래서 소프트웨어를 직접 만들었어요. 대학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밍 전공을 한 게 도움이 됐지요. 제가 만든 것 중 하나가 부품을 관리하는 데이터베이스예요. 프로그래밍 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덕분에 이젠 컴퓨터로 검색만 하면 부품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 쉽게 찾을 수 있답니다.

 

 

 Q 작품을 만들 때 가장 신경 쓰는 점은요? 


‘생략, 디테일, 재미요소’ 이렇게 세 가지 정도로 꼽을 수 있어요. 저는 주로 ‘디오라마’ 제품과 ‘3D 상’을 만들어요. 디오라마는 풍경이나 그림을 배경으로 두고 축소 모형을 설치해 역사적 사건이나 영화 속 한 장면을 만드는 거예요.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없어 특징적인 부분만 남겨두고 다른 것들은 생략해요. 또한, 어떤 작품이든 대중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 요소를 넣기 위해 노력한답니다.

 

 


 Q 레고 상품도 만드시나요? 


그렇지는 않아요. 제가 만든 완제품을 살 수는 있지만, 제 작품이랑 똑같이 만들 수 있는 조립 상품은 만들지 않아요. 레고사에서는 제품마다 안전 규정과 강도 규정 등이 있어요. 혹시나 모를 안전 사고를 막기 위해 레고 상품은 레고 본사의 자체 디자이너들이 만든답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나요?


영화 <;스타워즈 에피소드4>;의 한 장면을 표현한 <;스타워즈 트렌치 런>;이라는 작품이요. 높이 1m에 폭 2.7m의 거대한 작품이죠. 8만여 개의 레고 부품으로 영화 속 전투 장면을 약 6개월간 만들었어요. 다양한 LED를 사용해 실제 영화 속 장면처럼 연출했어요. 또, 방마다 다른 장면을 상상해 재밌는 요소들을 넣었어요. 화장실에 거대한 똥을 싸고 도망간 모습을 보고 스톰트루퍼가 놀라고 있는 현장도 담았답니다. 

 

 

 Q 다양한 기술이 쓰였다던데?


<;스타워즈 트렌치 런>;은 모든 기술의 집합체예요. 레고 부품에 따라 다양한 크기의 LED를 사용했어요. 아두이노로 빛을 조절하고, 전선은 레고 안으로 숨겼죠. 건축 기술도 적용됐어요. 받침이 없는 긴 천장 내부에 단단한 철제 기둥을 심었어요. 천장이 무너지지 않도록 계산해 설계했죠. 

 

 

 

 

 Q 어과동 친구들에게 한말씀 부탁해요.


꼭 공부가 답은 아니에요. 저는 열심히 공부해서 한국과학기술원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입사했어요. 하지만, 제가 하고 싶은 일은 따로 있더라고요.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하고 준비한 덕분에 레고 공인 작가가 됐죠. 여러분도 무엇이 되었든 좋아하는 걸 찾아보세요. 저도 다양한 분야가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제 분야에서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꿈을 펼칠 여러분을 응원할게요!

 

 

 Q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 개인 전시회를 꾸미고 싶어요. 제 작품을 보고 사람들이 즐거웠으면 좋겠어요. 현재는 ‘인간과 고양이’를 주제로 작품을 만들고 있는데 전시하기엔 아직 개수가 부족해요. 부지런히 더 만들 예정이랍니다. 

 

 

2021년 10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박연수 기자 기자
  • 사진

    어린이과학동아
  • 사진

    김성완
  • 디자인

    최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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