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난 어과동의 귀염둥이 마녀, 일리야. 오늘은 오랜만에 돼지 친구를 만나러 가려고 집을 나섰는데…, 어? 돼지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이 다 막혔네? 아프리카돼지열병 때문에 출입을 금지한대. 이게 대체 무슨 일일까? 너무 걱정돼! 다른 돼지 친구에게 물어봐야겠어!
Q 돼지야! 요즘 무슨 일이 있는 거니?
어휴, 요즘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때문에 난리야. ASF는 멧돼지과 동물들에게 퍼지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인데 지난 9월 17일 경기도 파주에서 처음 ASF에 걸린 돼지가 발견됐거든. 그뒤 ASF는 경기도 김포시, 인천 강화군 등으로 퍼져 모두 13곳(10월 7일 기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판정을 받았단다.
결국 10월 2일 오전 3시 30분부터 48시간 동안 경기, 인천, 강원 지역의 돼지 농장이나 도축장, 사료 공장에 차량이 들어갈 수 없도록 막았단다. 또 정부에서는 김포시와 파주시의 모든 돼지를 살처분하거나 도축해서 없애고 있어.
Q 아프리카돼지열병? 그렇게 심각한 병이야?
지금 유행하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치사율이 100%에 달해. 돼지가 일단 이 병에 걸렸다 하면 죽기 때문에 ‘돼지 흑사병’이라고도 불리지. 1921년 케냐에서 처음으로 보고된 질병으로, 지름이 약 200nm(나노미터) 정도 되는 ASF 바이러스가 멧돼지과 동물의 면역세포를 공격하면서 생긴단다.
사람들이 ASF 바이러스를 무서워하는 건 어디서든 잘 살아남기 때문이야. pH4~10 사이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고, 배설물 속에서는 11일, 냉장된 고기 안에서는 최소 15주, 훈제 햄이나 소시지 안에서는 3~6개월 동안이나 버틸 수 있지.
Q 지금 유행하는 ASF는 어디서 온 거야?
아직 ASF가 어떻게 우리나라로 들어온 건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어. 감염된 돼지 고기가 들어간 음식물을 먹거나 감염된 멧돼지, 오염된 물건, 바이러스를 지니고 있는 흡혈 곤충과 접촉하는 방식으로 ASF가 전파되는데, 최초로 ASF에 감염된 농가에서 어떤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거든.
다만 ASF는 아프리카에서 유럽을 지나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북한 등 우리나라를 둘러싼 아시아 8개 국가에 이미 퍼져 있어. 파주가 북한과 가깝다는 점으로 볼 때 태풍 때 강을 통해 휩쓸려 내려온 오염 물질이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
Q 사람들은 안전한 거야?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돼. 우선 ASF는 멧돼지과 동물들만 감염되는 질병이라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거든. 게다가 지금 시중에는 ASF에 감염된 돼지고기가 유통되지 않아. 만약 그런 돼지고기가 있다고 하더라도 ASF 바이러스는 70℃ 이상에서 30분 동안 끓이면 죽기 때문에 오래 열을 가하면 괜찮단다.
다만 중국, 베트남 등 ASF 발생국에서 산 돼지고기나 햄, 소시지 등을 한국으로 들여오진 말아줘. 혹시 여러분들이 들여온 음식이 돼지들에겐 치명적인 전염병을 퍼뜨릴 수도 있으니까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