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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과학 교과서] <옹고집전>옹당촌에 옹고집이 둘이 되다

 

 “이곳이 옹달 우물과 옹연못이 유명한 옹진골 옹당촌이라는 마을이에요. 하지만 가장 유명한 건 욕심 많고 심술 궂기로 소문난 옹고집이…” 여행에 한껏 들뜬 개코 조수가 여행지를 열심히 설명하던 그때였어요. “헉헉…, 탐정 양반! 저 좀 도와주세요. 집에서 쫓겨났습니다.”

 

 “혹시, 당신이 그 유명하다는 옹고집?”
 “맞습니다. 휴, 제가 옹고집입니다.”
 꿀록 탐정은 울상이 된 옹고집의 얼굴을 보고 위급한 사건임을 눈치챘어요.
 “숨 좀 고르시고, 침착하게 설명해 보세요.”
 “아니 글쎄, 우리 집에 나랑 완전히 똑같이 생긴 사람이 나타났어요!”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는 황당한 표정이 되었어요. 옹당촌에 도플갱어가 나타나다니?
 “그냥 닮은 사람인가 싶어서 얼굴에 있는 점 위치랑 그 점에 달린 털 개수까지 
다 확인했는데, 정말로 다 똑같은 거예요.”
 “그래도 가족들은 진짜 옹고집 님을 알아보지 않았나요?” 
 “아뇨. 가족들은 얌전한 가짜 옹고집을 더 좋아했어요. 그리곤 나보고 집을 나가라며 내쫓았지요. 제가 그동안 가족과 마을 사람들에게 심술을 많이 부리긴 했어요. 
하지만 집에 다시 가서 함께 살 수만 있다면, 저도 앞으로 착하게 살 거예요.”
 말하는 내내 울먹이던 옹고집의 눈에서 결국 눈물이 한 방울 흘렀어요.
 “흠, 우선 어떻게 된 일인지 집으로 같이 가 볼까요?”
 꿀록 탐정은 개코 조수, 옹고집과 함께 옹고집의 집으로 향했어요.
 “앗, 여기 레이저 빛을 쏘는 장치가 있어요!”

 

 

 

●진폭: 소리나 빛처럼 주기적인 진동이 전달될 때, 진동의 중심으로부터 최대로 움직인 거리.
●감광물질: 빛에 민감하게 반응해서 화학변화가 일어나는 물질. 감광물질에 빛을 쏘면 빛이 닿은 부분만 변화하기 때문에 흔적이나 무늬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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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 이해하기

 

입체를 기록한다! 홀로그램

 

홀로그램은 두 빛이 만날 때 발생하는 간섭 현상을 이용해 물체나 장면을 3차원으로 기록한 것을 말해요. 2차원으로 상의 색과 명암 정보만 기록하는 사진이나 동영상과 달리 홀로그램은 사람의 눈으로부터 물체까지의 거리 정보가 더해져 입체감을 표현할 수 있지요. 그럼 사물이 마치 내 앞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어요.


 홀로그램의 핵심 원리는 빛의 간섭 현상이에요. 빛의 간섭은 두 가지 이상의 빛이 겹치면서, 합쳐진 빛의 진폭●이 강해지거나 약해지는 현상이지요. 홀로그램을 만들 땐 진폭이 균일한 레이저 빛이 사용돼요. 레이저 빛을 두 방향으로 나누어 한쪽은 감광물질●이 발라져 있는 감광판에 직접 쏘고, 다른 한쪽은 물체를 향해 쏴서 반사시켜요. 이를 각각 ‘기준파’와 ‘물체파’라고 하죠. 물체파는 물체의 표면에 맞고 반사되기 때문에 물체의 위치와 모양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어요. 이후 기준파와 물체파가 감광판에서 만나 서로 간섭을 일으키고, 이때 생긴 간섭무늬가 감광판에 기록돼요.

 


 감광판은 사진 필름과 같아요. 필름을 인화하면 사진이 출력되듯, 감광판에 기준파와 같은 레이저 빛을 쏘면, 새겨진 간섭무늬 모양대로 빛이 반사돼요. 그러면 처음 감광판에 기록된 거리만큼 떨어진 곳에서 물체의 모습이 입체로 나타나요. 1948년에 영국의 물리학자 데니스 가보르는 홀로그램을 만드는 원리를 발견하고, 완전하다는 뜻의 그리스어 ‘holos’와 그림이라는 뜻의 ‘gram’을 합쳐 홀로그램이라고 이름 붙였죠. 그 공으로 1971년에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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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수 있는 홀로그램?!

 

 

 

2월 17일, 아랍에미리트 칼리파대학교 기계공학부 하이더 버트 교수팀은 먹을 수 있는 재료만으로 무지개 홀로그램을 새길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어요. 1968년 미국의 과학자 스테판 벤톤이 개발한 무지개 홀로그램은 주로 신분증이나 신용카드에 새겨서 위조를 방지하는 데에 쓰이는 홀로그램이에요. 홀로그램 표면에 새겨진 패턴은 사진 촬영이나 복사기로 복제할 수 없기 때문이죠.


 최근 과학자들은 홀로그램을 음식에 직접 새기는 연구를 진행해 왔어요. 원산지나 성분 표기를 포장지 대신 음식에 직접 기록하면 불필요한 포장을 줄이고 정보를 위조하지 못하게 할 수 있거든요. 그간 나노 입자로 만든 홀로그램이나 초콜릿에 홀로그램을 만든 연구가 있었지만, 몸에 해로운 물질이 생기거나 홀로그램을 새길 수 있는 음식 종류가 매우 제한적이었지요.


 연구팀은 먼저 옥수수 시럽과 바닐라, 물을 섞은 용액을 굳혀 얇은 필름으로 만들었어요. 여기에 검은색 무독성 색소를 얇게 바르고, 그 위에 레이저로 각도에 따라 색이 바뀌는 무지개 홀로그램 패턴을 새겼지요. 음식 표면에 시럽을 바르고 굳혀 직접 홀로그램을 새길 수 있도록 한 거예요. 시럽 위에 새긴 홀로그램은 빛을 받으면 다양한 각도에서 무지개색이 나타났어요. 레이저로 새긴 무늬의 간격이나 옥수수 시럽의 설탕 함량을 변화시키면 색의 강도 등을 조절할 수 있었지요. 버트 교수는 “홀로그램이 음식의 종류나 보관 방법과 관계없이 오래 유지될 수 있도록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어요.

 

 

 

 

에필로그

“알아냈어요! 이 가짜 옹고집의 정체는 홀로그램이에요!”
꿀록 탐정이 수사 결과를 발표했어요.
“홀로그램 옹고집, 제가 만들었습니다.”
옹고집의 어머니께서 조용히 말씀하셨어요.
 “제 아들이지만 가족과 마을 사람들에게 너무 못되게 굴고, 좀 착하게 살라고 해도 말을 안 들었거든요. 그래서 어렸을 때 배운 물리학을 좀 써먹었습니다.”
옹고집은 눈물을 훔치며 어머니께 말했어요.
 “어머니, 잘못했습니다. 제 잘못을 뉘우치고, 착하게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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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9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이병구 기자 기자
  • 일러스트

    이창섭
  • 디자인

    정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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